애매한 직장 이직 문제

  • #2361695
    고민고민 72.***.195.30 2450

    고민이 생겼습니다. 누가 보면 행복한 고민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심각합니다.

    A 란 회사에 입사해서 현재 8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사장이 4명인 파트너이고, 회사 생긴지 15년쯤 되는 그래도 꽤 탄탄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사장 바로 밑에서 회사를 총책임을 지고 있는 Director 가 있는데, 그 Director 는 회사 창단 멤버이고, 아주 똑똑한 사람입니다. 회사 설립전 사장과 다른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오래된 관계입니다.

    그런데 입사 3년차에 커미션 문제로 사장과 Director 가 의견 충돌이 났고, Director 는 여기서 일한지 10년째만에 회사를 박차고 나가게 되었습니다. 다들 충격에 빠졌죠. 왜냐면 그 Director 가 일궈낸 클라이언트가 회사 전체 매출의 30% 이상의 영향력이 있거든요. 돈 문제로 서로 싸우고 안좋게 나갔어요. 사장은 커미션을 약속한대로 안줬고, Director 는 달라고 요구했고.. 커미션만 30만불이 넘더라고요. 이후 둘이 변호사 통해서 Sue 하고 막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 Director 가 나간후 1년도 채 안되서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가 회사를 설립(동종 경쟁회사)을 하려고 하는데, 투자자가 되어주겠냐고.. 왠지 저말만 딱 보면 사기냄새가 풀풀나 보이지만, 일하는 동안에 신뢰를 바탕으로 보면 그럴 사람이 아니란걸 알거든요.. 그래서 투자를 했습니다… 계약서도 작성했고, Return Rate 이나 계약 기간등등.. 사실 무척 떨렸습니다. A 회사에서 일하고 월급받으면서 사장과 원수가 된사람 회사에 투자를 하는거 자체가 아이러니하기도 했고.. 웬지 스파이가 되는 느낌도 들고..

    매년 투자 이익금을 받았습니다. 꽤 높은 이익률 (투자금의 연30% 씩).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투자 수익은 여전히 꾸준히 받고 있고, 그 Director 가 저를 고용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투자자 이기 때문에 그 회사 재정상태도 보고 받고, 어느 클라이언트에게 얼마를 벌었는지 회사 내부문서도 업데이트 받아왔기 때문에, 꽤 탄탄해지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현재 A 회사에서 예를 들어 연봉 100불을 받는데, 그 회사로 옮기면 그대로 연봉 100불로 주고, 대신 투자수익금처럼.. 회사 이익의 5%의 커미션을 주겠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아무 문제없고, 즐거웠던 8년동안 일한 회사에게 그 Director 회사로 간다고 말을 한다면 아마 엄청난 난감함이 시작되고, 스파이로 몰릴것같은데요..

    회사 면으로 봐선 현재 회사가 직원 20명에 베네핏도 괜찮고, 휴가도 12달중 1달이고, 회사 다운 회사 처럼 되어 있는데..
    Director 회사는 직원이 저 포함 4명이 되고, 5년은 되었지만, 제대로 갖춰진 시스템이 없네요. 그런데 돈은 꽤 잘벌고요..
    연봉 100불 외에 어떤 베네핏을 줄지 모르겠지만, 뭔가 백화점 마트에서 일하다가 편의점으로 이직하는 그런 느낌인데요..

    이런 두 원수 회사사이에서 이직을 한다는것이 옳은 결정일까요? 아니면 그냥 A 회사에 남는게 나을지..
    Director 회사는 투자를 해놓은 상태라, 투자자로써 저버릴수는 없고, 그야말로 Conflict of interest 이네요.
    고민이 너무 됩니다.

    A 회사는 큰 발전없이 이대로 쭉 안정되게 갈것같고,
    Director 회사는 성장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2배이상 클거라고 하고 커미션+투자금까지 이익이 엄청 클꺼라고 하고, 회사 규모 늘리기에 실패가능성도 있어뵈고,

    나 이외에 누가 이런 고민에 답을 줄까 싶지만,
    혹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분들은 어떻게 판단하는게 나쁘지 않은 팁인지 부탁합니다.

    • 힘든세상 8.***.119.195

      저의 짧은 소견으로 보자면 일단 본인의 현재 상태가 가장 중요한 단서인거 같습니다. 가족이 있으시고 부양하는 자식이 있어서 안정적인 상태를 원하신다면 현재 직장에 계심이 맞습니다. 그러나 조금더 한단계 모험을 하고 또 커리어를 걸어서 좀더 나은 미래가 될 수도있는 기회가 그 director의 회사에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쪽 회사로 가세요.

      젊으시고 아직 한번의 큰 기회를 걸어보신 적이 없다면 그쪽회사로 넘어가시길 추천드립낟.

      • 고민고민 72.***.195.30

        하.. 더 애매해지는군요..

        저는 모험을 좋아해서 역적이 될지라도 한번 옮겨볼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가족이 있고, 부양해야할 자식도 역시 있습니다. 배우자는 일안하고 집에만 있어서 더 어려워지네요..
        아직 젋으시면 도전.. (젊은게 어느 나이를 말씀하시는?? 아직 39살이라면 젊은건가요?)

        의견 감사합니다.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 73.***.165.109

          이렇게 스카웃을 받을정도면, director 회사에가서 모험을걸어보고 안되도 다른곳에 충분히 들어가실수있을것같은데요.
          저라면, 옮길것같습니다. 그쪽 옮겨서 몇년 바짝벌면 수익도높고, 나중에 그회사안되도 님이 손해보는건 없잖아요.

          당연히 잘하시겠지만, 아이와 부인이 있으시면, 옮길때 단순히 연봉차이만 보고 결정하지마시고 보험혜택이나 401k 보조 정도등.. 계약전에 확실히 짚고 받으셔야할것같아요.

          • 고민고민 72.***.195.30

            지금 그것 때문에도 고민입니다. 연봉차이는 없고, 커미션이 추가되는 상황입니다.
            그 회사가 영세한 회사이다 보니, 보험이나 401K 는 아마 없을것으로 추론되어집니다.
            Employee 도 파트타임들이라 그런 베네핏을 setup 해 놓지 않았을거 같아서요..

            저도 모험거는 쪽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고민이 많이 되네요~

    • 고사리 98.***.203.128

      근데 디렉터 회사가 더 크게 되면 A 회사가 자연스레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지 않나요? 저라면 그런 것도 감안할듯 합니다.

      • 고민고민 72.***.195.30

        워낙 시장이 넓기 때문에 A회사가 어려워지고 그러지는 않을거 같아요. 워낙 골수 클라이언트가 많다보니…
        마치 주식 투자하는거 같네요 ㅠ.ㅠ

    • 직장 66.***.195.59

      금전적 이익을 따져 보시고 안정적인 곳에 있는게 나은지 아니면 어느정도 리스크를 감수할지 결정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 같음 앞으로 1-2년 정도 더 지켜 보다가 옮기는 것을 생각해보겠습니다. 1년 뒤 상황이 조금은 더 결정하기 쉽지 않을까요? 굳이 지금 결정해야 하는건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 고민고민 72.***.195.30

        그 Director 가 오퍼한지 사실 1년정도 되었습니다. 대답을 안하고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었는데.. 최근에 또 연락이 온 상황이였습니다. 그때는 겁도 나고, 그 회사가 성장이 될지 몰라서 잘 모르겠다고 답만했었는데.. 이번엔 강력하게 물어보네요. 1년뒤에도 또 마찬가지 일것 같습니다.

    • 붕붕 96.***.234.97

      저라면 지금 당장은 아니고 규모가 조금 더 커진다면 옮기겠네요.
      또한 옮길 때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법적책임(스파이로 몰리거나 그런….)은 B회사가 진다는 조건을 걸고 옮기겠습니다.

      • 고민고민 72.***.195.30

        규모가 더 커지기 위해서 저를 부르는거라고 말하던데요. 그리고 최소 5년이내는 현재 회사만큼 커지질 않을거 같긴해요.. 그 Director 는 이미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회사에서 아무것도 가져오지도 말고, 정보를 얻을생각도 없다. 그냥 너 머리에 있는것만 들고 오면된다라고요.. 스파이로써 법적 문제는 성립이 안되지 않을까요?

        • 붕붕 96.***.234.97

          법적문제는 지금으로서는 알수 없죠. A회사에서 딴지 걸려면 어떻게해서든 걸수 있을 테니까요.

    • 70.***.107.182

      어떤 휠드이신가 살짝 여쭤봐도 될까요? 사람이 적고 히스토리가 짧은데 잘 나가는곳이 신기하네요

      • 고민고민 72.***.195.30

        퓔드는 Business Tax Consulting 입니다. 인원이 적은데 회사가 잘버는 이유는.. 사장이 Big4 National Partner 였던 사람들이 나와서 차린 회사이고, 같이 일했던 직원들과 엄청난 큰 클라이언트 기업들도 같이 따라 와서, 인원은 적지만 돈은 잘 버는 회사인거 같습니다.

    • PPP 173.***.122.144

      저는 이 문제를 리스크 라는 쪽으로 접근해 보고 싶습니다.

      현재 님의 경우에는 A라는 회사에서 연봉을 받고 있고 B란 회사에서는 투자금에 대한 배당을 받고 있습니다.
      이경우 님은 리스크를 diversified 한 경우로 전체적인 포트 폴리오는 님이 몸담고 있는 인더스트리의 커다란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 A회사 가 잘 나가거나 B 회사가 잘 나가는 것에 비해 덜 영향을 받습니다.

      설사 A 혹은 B 가 어느 한쪽이 망하더라도 A의 연봉 이 줄던지 혹은 B의 투자금이 줄어들 뿐 입니다.
      이경우 투자에서는 well balanced 포트폴리오로 봅니다.

      님이 A 회사에서 B 로 옮길경우에는 일종의 몰빵이 되는 경우인데, 아마 B가 대박이 난다면, 님은 그야 말로
      대대박을 치는 것이지요.

      이경우 어떤 리스크를 택할 것인가는 님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제경우라면 아마도 현재 상태로 갈것 같습니다. 회사가 잘됨에 따라 어차피 님의 투자금에 대한 지분은 늘어 날 것 이기 때문에
      굳이 님이 그곳으로 가서 님의 익스펜스를 늘릴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 지분에 대해 얼마나 받는지 모르겠고 수익의 5% 라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돈인지 몰라서 뭐라 정확히 말씀 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차라리 다른 사람을 그곳에 넣고 그냥 이익을 챙기는게 저는 나아 보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는 궁금한게, 님이 A회사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많이 달려 있긴 하지만, 많은 회사들이 이렇게 동종 업계에 일을 하면서 동종업계에 어떤식의 투자를 금지 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이겠지만, 님이 현재 B 회사의 어느정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지분이 회사에 의사 결정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서 현재 A 회사에서 님을 상대로 소송을 재기 할 수 있는걸로 앎니다.

      특히 A회사가 님이 B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A의 클라이언트를 B한테 넘겼다는 식으로 몰고 가면, 님은 아주 곤란한 위치에 처할수 있다고 봅니다. (회사 입사할때에 어떤 서류들을 사인 했거나, 회사내 사규가 어떤게 있는지 잘 확인 하셔야 합니다.)

      이는 님이 회사를 옮기건 지금 현재 위치에 있건 매우 자세히 알아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라면 법률 자문 확실히 받아 보겠습니다.

      문제가 생길것 같다면, 저는 문제가 안생길 방법으로 빨리 정리를 하는 쪽으로 결정을 하겠습니다.
      (아마도 A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B에 몰빵, 대신 이경우 스카웃으로 처리 해야 하고, 님의 투자 부분에 대해서
      이익 분배 형식으로 잘 처리가 되야겠지요)

      • 고민고민 72.***.195.30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5% 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적고 어떻게 보면 많겠지요. 예를 들어 회사가 5 밀리언을 벌었다하면, 25만불이 커미션이고, 회사가 50만불을 벌었다하면, 2만5천불이 커미션이겠지요.. (Director 회사 첫시작은 10만불이였는데, 지금은 50만불까지 올랐고, 저를 영입하면서 2밀리언까지 성장을 생각하더라고요..)

        A 회사는 20~30밀리언 정도 수익이 있지만, 그냥 월급쟁이.. 노 커미션

        동종업계에 투자는 금지하는 곳도 있겠지만, 저희 회사는 해당이 되지 않고, 단, Major 클라이언트의 주식을 사면 안된다고는 나와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내부 정보를 저는 알고 있기에 주식 변화를 예측하기 쉽기 때문이죠. 그런데 다른 동종업게 투자는 안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저는 Director 회사의 지분 30%를 가지고 있고, 배당은 배당 가능수익의 30%를 받고 있습니다. 회사 지분에 대한 소송은 전혀 걱정 없다고 이미 얘기가 끝나고 나서, 투자를 한것이어서 걱정이 없지만, 전 도덕적인 문제가 가장 걸립니다. 스파이짓은 한적도 없고, 했다고 해도 A 회사가 증명할 방법도 없습니다. 지금은 적은 돈이지만, 회사가 커지면 말씀하신대로 잠재적인 대대박이 날수도 있고, 더 이상 클라이언트가 없거나 수익이 후진을 한다면, 그야말로 쪽박이겠지요.

        A 회사에서는 아주 세계적인 기업들 100위중 10개는 클라이언트로 갖고 있고, 배울것도 많고, 안정되고, 대신 연봉은 적고~

        B 회사는 연봉 + 커미션으로 제 월급이 올라갈것이며, 게다가 투자수익까지 있으니 Financial 적으로는 성공적으로 갈수 있는 잠재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베네핏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고, 언제든 잘 안되서 회사 문닫을 확률도 배제 못합니다.

        처자식도 있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모험이겠는데.. 고민이 많이 되서 질문 드렸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 정말 70.***.141.192

      잼있는 글과 댓글 잘 보고 갑니다.
      본인이 잘 아시는 것 같네요 좋은 결정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근데 어떤 분야이길래 이런 스토리가 나올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 고민고민 72.***.195.30

        위의 댓글에 말씀 드렸듯이, Business Tax Consulting 분야입니다. 세부적으로 가자면 SALT (State and Local Tax) 이고, 더 세부적으로 가자면 Sales & Use Tax Refund Study 입니다. 본인이 잘 아신다고 하셨는데.. 상황은 잘 알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고민이 많이 됩니다. 경험자가 있으시면 팁을 얻고자 글 올렸습니다.

    • 정말 205.***.242.155

      존경합니다. 감이 바로 오네요
      시간이 지나면 그 디렉터가 밟은 코스로 가겠네요.
      그 디렉터가 이룬걸 뛰어넘는 그림에서 전략을 세워조세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