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이 생겼습니다. 누가 보면 행복한 고민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심각합니다.
A 란 회사에 입사해서 현재 8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사장이 4명인 파트너이고, 회사 생긴지 15년쯤 되는 그래도 꽤 탄탄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사장 바로 밑에서 회사를 총책임을 지고 있는 Director 가 있는데, 그 Director 는 회사 창단 멤버이고, 아주 똑똑한 사람입니다. 회사 설립전 사장과 다른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오래된 관계입니다.
그런데 입사 3년차에 커미션 문제로 사장과 Director 가 의견 충돌이 났고, Director 는 여기서 일한지 10년째만에 회사를 박차고 나가게 되었습니다. 다들 충격에 빠졌죠. 왜냐면 그 Director 가 일궈낸 클라이언트가 회사 전체 매출의 30% 이상의 영향력이 있거든요. 돈 문제로 서로 싸우고 안좋게 나갔어요. 사장은 커미션을 약속한대로 안줬고, Director 는 달라고 요구했고.. 커미션만 30만불이 넘더라고요. 이후 둘이 변호사 통해서 Sue 하고 막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 Director 가 나간후 1년도 채 안되서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가 회사를 설립(동종 경쟁회사)을 하려고 하는데, 투자자가 되어주겠냐고.. 왠지 저말만 딱 보면 사기냄새가 풀풀나 보이지만, 일하는 동안에 신뢰를 바탕으로 보면 그럴 사람이 아니란걸 알거든요.. 그래서 투자를 했습니다… 계약서도 작성했고, Return Rate 이나 계약 기간등등.. 사실 무척 떨렸습니다. A 회사에서 일하고 월급받으면서 사장과 원수가 된사람 회사에 투자를 하는거 자체가 아이러니하기도 했고.. 웬지 스파이가 되는 느낌도 들고..
매년 투자 이익금을 받았습니다. 꽤 높은 이익률 (투자금의 연30% 씩).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투자 수익은 여전히 꾸준히 받고 있고, 그 Director 가 저를 고용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투자자 이기 때문에 그 회사 재정상태도 보고 받고, 어느 클라이언트에게 얼마를 벌었는지 회사 내부문서도 업데이트 받아왔기 때문에, 꽤 탄탄해지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현재 A 회사에서 예를 들어 연봉 100불을 받는데, 그 회사로 옮기면 그대로 연봉 100불로 주고, 대신 투자수익금처럼.. 회사 이익의 5%의 커미션을 주겠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아무 문제없고, 즐거웠던 8년동안 일한 회사에게 그 Director 회사로 간다고 말을 한다면 아마 엄청난 난감함이 시작되고, 스파이로 몰릴것같은데요..
회사 면으로 봐선 현재 회사가 직원 20명에 베네핏도 괜찮고, 휴가도 12달중 1달이고, 회사 다운 회사 처럼 되어 있는데..
Director 회사는 직원이 저 포함 4명이 되고, 5년은 되었지만, 제대로 갖춰진 시스템이 없네요. 그런데 돈은 꽤 잘벌고요..
연봉 100불 외에 어떤 베네핏을 줄지 모르겠지만, 뭔가 백화점 마트에서 일하다가 편의점으로 이직하는 그런 느낌인데요..이런 두 원수 회사사이에서 이직을 한다는것이 옳은 결정일까요? 아니면 그냥 A 회사에 남는게 나을지..
Director 회사는 투자를 해놓은 상태라, 투자자로써 저버릴수는 없고, 그야말로 Conflict of interest 이네요.
고민이 너무 됩니다.A 회사는 큰 발전없이 이대로 쭉 안정되게 갈것같고,
Director 회사는 성장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2배이상 클거라고 하고 커미션+투자금까지 이익이 엄청 클꺼라고 하고, 회사 규모 늘리기에 실패가능성도 있어뵈고,나 이외에 누가 이런 고민에 답을 줄까 싶지만,
혹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분들은 어떻게 판단하는게 나쁘지 않은 팁인지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