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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시간 쪼개서 의견 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 따끔하게 질책해주실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겨 듣겠습니다.
2. 따뜸한 질책과 더불어 해결 방법까지 제시해 주신분들, 의견 잘 참고 하겠습니다.
3. 저를 비난하지 않고, 제 감정및 행동을 이해주시는 분들, 소수 이나마 감사드립니다.
4. 비겁한 것 같지만, 교장과 선생에게 메일로 제 루드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점수에 대해 선생에게 설명을 듣는 선에서 이 일을 마무리 지려합니다. 앞으로 3개월 이 학교에 더 다녀야 되는데……아마 이게 최선 이겠지요.어느 분 댓글 처럼, 오래 살았다고 다 베테랑은 아닌 가 봅니다.
지난 세월 돌이켜 보면, 이렇게 감정적으로 일처리 한 적이 딱 한 번 있었습니다. 제 박사과정 끝날 때 쯤, 학교의 랩 테크니션이랑 아주 크게 싸운 적이 있지요. 그 랩 테크니션은 한 60 대 중후반 정도로, 조교수 정도는 가볍게 무시하는 아주 오만한 성격이었습니다. 영어가 서툰 동양계 학생들은 무시당하기 일쑤 였지요. 어떤 일을 부탁하면 바로 되는 게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처자식도 없었을때라, 내가 여기서 박사과정 그만 두면 한국으로 돌아가 다른 일이라도 시작하면 된다는 심정으로 정말 대판 싸웠습니다. 그일로 지도 교수와 학과장이 그 인간이 대학원생들에게 어떻게 하는 지 알게 되고, 그 인간은 5개월 후 은퇴하는 모양새로 학교를 떠나 더군요. 어떻게 보면, 제가 총대를 매고 그 사람에 대해서 학과장에게 보고 하고 잘리게 만든 것인데, 결코 제게도 좋은 결과는 아니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얻은 교훈으로 모든 일을 시스템에 맞게 해결하려 했고, 어쩔때는 잘 되고, 어쩔때는 잘 되지 않고, 어느 순간 일이 내뜻데로 되지 않을 때는 ‘허허’거리며 넘겨 버리는 내공까지 생긴 줄로만 알았습니다.
제 아이는 지난해까지 공립학교를 다녔고, 사립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사립으로 옮긴 계기는 제 아이가 대회에 자주 나가서 결석을 해야 할 경우가 많았고, 이 사립학교 카운슬러가 말하길 ‘공립보다 더 융통성있게 스케줄을 조정해 줄 수 있다’고 해서 옮기기로 한 것 입니다.
다행히, 아이가 친구들을 금방 사귀었고, 그 친구들이 아래에 말한 점수를 받은 아이들입니다. 운이 좋은 건이 (아님 나뿐건지), 그 친구들이 그 사립학교 킨더때부터 지금까지 1,2,3 등을 놓지지 않고 했다고 합니다. 제 아이 엄마도 어느새 그 아이들 엄마들이랑 친해져서 아이들 학교 등교시키고, 커피나 브런치등을 자주 같이 해서 금방 친해졌습니다. 덕분에 어느 분이 우려하신 것 처럼 왕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새해 전날, 슈퍼볼 파티등을 그 사람들 집 또는 저희 집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 엄마들을 보면, 공립에서 느낄 수 없었던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밑에 어느 분이 강남 아줌마 치마 바람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것 못지 않은 교육열을 보이고, 아이들 숙제 점수도 막 물어보고 , 자기에가 잘 못 하는 것 같으면, 교사도 찾아가고, 중학생인데도 불구하고 과외 선생도 붙이고 등등.
아이를 8학년까지 보내면서, 어찌 이상한 선생들을 만나지 않았겠습니까? 아마 학년마다 한명씩은 있었는데, 다행인 것은, 이 이상한 선생들은 대놓고 이상한 짓을 해서 단번에 ‘아 ~’하고 깨닫게 되고,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5학년때인가는 하교길에 제차에 타서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울더군요. 자기 생각에 수학 선생님이 채점을 잘 못 한 것 같아, 실수 좀 고쳐달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더니, 반 아이들 다 들리도록, 그 한문제 두문제 더 맞는게 뭐가 대수냐고 창피를 많이 줬다고 하더라구요. 담부터는 그냥 넘어가라고 했습니다. 니 인생사는데 아무 영향 없다고 얘기하고…..
그런데, 이 사립학교만 그런건지 아니면 다른데도 비슷한 지 모르겠으나, 비교적 교활하게 모든 일에 대처를 합니다. 예를 들어,
1. 가끔 내 주는 숙제 중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못 풀어가면 당장 걷어서 채점해버리고, 매년 일등한다던 아이가 못 풀어 오면, 수업시간에 선생이 풀어주고, 아이들이 답을 받아 적어서 내면, 선생은 또 감점없이 점수를 줍니다. 특히 수학이나 과학.
2. 과학 수업이 요새는 혼자 스스로 생각하고 리서치하는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해서, 주입식 교육보다 , 각종 짧은 리서치 페이퍼를 숙제로 많이 내 주더군요. 매년 일등하는 아이는 매번 거의 만점에 가깝고, 제 아이는 가끔 70점도 받아 옵니다. 이유는 아주 사소한 포맷이 틀렸다 정도 (가이드라인도 없었음).
3. 제 아이와 친구들이 말하는 것에 의하면, 과학 선생은 ‘cold, dry and mean’으로 요약 되는 것 같습니다. 같은 반 아이들이 과학선생님에게 사소한 질문 하는 것도 꺼려한다더군요. 과학 선생은 단 한사람 매년 일등하는 아이한테만 친철하다고 합니다.
4. 학교에서 전화가 와서 제 아이와 매번 일등한다던 아이가 다투었다고 하더군요. 치고 박고 한 건 아니고 말로. 학교 카운슬러가 오라길래 갔더니, 둘이 복도에서 히히낙낙 하고 있더군요. 언제 싸웠냐는 듯이. 결과는 제아이는 런치 디텐션 3일. 다른 아이는 아무 것도 없음. 카운슬러 앞에서 왜 싸웠냐고 물어보니 다른 아이가 수업 시간에 뒤에서 연필로 제 아이 등을 콕콕 찌르는 장난을 계속 했다더 군요. 제 아이는 수업시간에 그만좀 하라고 짜증을 냈고, 다른 아이가 말을 맞받아치고. 그걸 선생들이 보고…뭐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5. 더 있지만 여기서 줄이겠습니다.이 모든게 증거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도 않고, 선뜻 선생을 만나서 상담 받기도 애매모호 했습니다. 아마, 지난 학기동안 제 스스로 약이바짝 올라, 이번 사이언스 페어 건이 터졌을 때, 이성을 잠깐 잃었던 것 같습니다. 많이 후회됩니다.
밑에 어느 분께서 제가 말로만 자유롭게 풀어주는 척 하면서 사실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한다고 지적해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겠습니다.
제가 경쟁심도 강하고 성취욕도 있는 성격입니다. 하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경쟁심과 성취욕 강한 성격이 결코 세상 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소가 천리길을 가듯 사는 것이 행복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저랑 똑닮은 성격인 것을 눈치챘고, 그런 경쟁심과 성취욕을 풀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 까 생각하다, 예체능을 시켰습니다. 다행히, 제 아이도 많이 좋아해서 지금까지 왔지만, 그걸로 전공을 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저와 제 아내의 목표는 제 아이가 근처 주립대에 가서 엔지니어링 전공하고, 직장 잡아서 평범하게 사는 것입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직장잡고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아이비나 탑 주립대 안가도, 근처 Tier 2주립대 정도 나와도 제 밥벌이 정도는 하고 가정은 꾸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예체능 전공해서 정규 수입이 있는 자리까지 가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눈에 보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말로 압박한 적은 없습니다. 오해 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제 아이가 “A”를 놓치지 않았다고 해서 항상 탑은 아닙니다. 오히려 간신히 “A”받는 정도 입니다. 어쨌든, 말로는 푸쉬한 적 없지만제가 무언중에 행동으로 푸쉬했을 수 도 있겠다 싶어 더 조심해야 겠다는 듭니다.
제 아이에게는 네가 받은 점수는 unfair하지만, 아빠가 감정적으로 루드하게, 옳바른 절차를 따르지 않아서, 고쳐지지 않을 수 도 있다. 아빠가 미안하고, 좋지 않은 example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해고, 또 만약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네 스스로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말해두었습니다. 어렵게 얻은 아이라 너무 오래 품속에 놔두고 싶었나 봅니다. 이제는 제 갈 길 혼자 스스로 가라고 재촉도 해야 겠습니다. 제가 언제까지 쉴드가 되어 줄 수 없으니……
이번 일을 통해서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마 적어도 앞으로 두세달은 끊임없이 생각할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진심어린 충고, 의견, 질타에 감사 드립니다.
P/S
1. 부끄러운 마음에 원글을 삭제도 하고 싶었지만,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지 신 분이 우발적으로 저와같은 부끄러운 짓을 하려고 할때, 이 글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않을까 해서 입니다.
2. 교직에 계신분들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열심히 일하시고, 어린 아이들 가르치느라 수고하시는 것 감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원글은 아래 부터 입니다.저는 중부의 조그만 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제 아이는 중학생으로 조그만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문제는 사이언스 프로젝트 점수 때문에 시작 돼었습니다. 제 아이가 얼마전 학교 사이언스 페어에 참가 했습니다. 그 학교 학생이라면 한명도 예외없이 참여해야 합니다. 그 사이언스 페어에서 학년별로 등수를 메기는데, 외부에서 3명의 심사위원이 와서 심사를 했습니다.
세 분의 심사 결과, 제 아이의 프로젝트가 그 학년의 1등으로 선정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밤 아이의 사이언스 프로젝트 성적을 온라인으로 확인 해보니 사이언스 선생님은 88점을 주었더군요.
제 아이의 엄마가 친한 학부모들에게 전화해서 다른 아이들의 점수를 물어 보니, 2등한 아이는 97점, 제 아이와 공동으로 1등한 아이는 96점, 등수에도 들지 못한 한 아이는 92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실 사이언스 페어는 심사위원의 심사가 끝나면 모든 학생과 학부모에게 개방이 됩니다. 그래서, 저도 가서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했는지 봤지만, 제 아이가 88점을 받을 상황은 아닙니다. 참고로, 제가 엔지니어링 교수직을 10여년 해왔고, 이런 저런 사이언스 페어에 심사위원으로 참여 해본 경험으로 비추어, 정말 제 아이에게 준 점수가 형평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다음날, 학교 사이언스 선생님에게 이멜을 보내 아이 사이언스 프로젝트 점수가 아무래도 잘 못 된 거 아니냐며 만나서 설명좀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은 바쁘다고 2주 후에나 만나자고 답변이 왔습니다.
미국에 거의 20년 넘게 살면서, 이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교장에게 연락하고, 지금 당장 학교로 갈테니 좀 만나자고 했습니다. 교장도 바쁘다고 만날 수 없다고 했으나, 5분도 시간을 낼 수 없냐고 따지듯이 하여 교장실에 들어 갔습니다..
제가 아이 점수에 대해 약간 격양된 톤으로 컴플레인 하는 것을 듣고, 교장이 하는 말이, 학교와 선생을 믿지못하면 집에 가서 홈스쿨이나 하라는 것 이었습니다. 이말을 듣고 제가 “내가 지금 화가 나서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잘 못했다. ” 그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다시, “너희가 오늘 시간이 없다니, 오늘은 가겠다. 다음 주 중에 미팅 시간을 잡아서 알려 달라”고 하고 집에 왔습니다.
제 아이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면, 이 학교에 지난 8월 달에 전학을 왔고, 지금까지 한번도 “A”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적부터 예체능에 두각을 나타내, 벌써 스테이트, 내셔녈, 인터네셔녈 대회에서 입상을 하고, 그 분야의 저명한 장학금등을 수상받을 정도여서, 공부해서 “A” 받으라는 푸시는 부모로서 하지 않습니다. 그 동안, 학교에서 벌같은 것도 받지 않고 문제 없이 지내왔습니다. 아이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동안 크게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 저도 이런 일 때문에 학교에 찾아간 적이 전에는 한번도 없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유학와서 학교에 교수라는 직함으로 자리잡고, 한번도 주위 사람들이랑 큰 갈등없이 살아와서, 이 나이 먹도록 삶의 지혜을 배우지 못하고, 우물안 개구리 처럼 살아온 것 같습니다.
내일 사이언스 선생님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는 5월달이면 졸업이고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예정입니다.
이글을 썻다 지웠다를 수십번 반복했습니다. 이 나이 먹도록 이런 일을 해결할 지혜도 얻지 못했냐는 욕을 먹는게 두려워서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1. 점수를 형평에 맞게 고쳐 주는 것, 2. 교장이 한 홈스쿨이나 해라라는 말에 대해 제게 사과를 하는 것. 입니다.
아니면, 그냥 학교에 더 이상 컴플레인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게 제 아이를 위한 길일까요? 제 아이는 많이 억울해 하고 있습니다.
바쁘시겠지만, 여러분들의 고견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