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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곧 대학교 가는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들, 남편이랑 남편 일 때문에 같이 미국으로 이민 온지는 4년 정도 되었어요. 이제 곧 아들이 대학을 갈 나이기도 하고 사실 미국으로 이민 온 가장 큰 이유가 아들 미래 진로 때문인데 요즘 주변에서 듣는 얘기나 한국에 다른 친구들 자녀들 소식도 듣다 보니 질문들이 조금 많이 생겨서 한번 여쭤보려고 합니다.
아들이 그래도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공부도 꽤나 성실히 해서 카운셀러 등 대화해본 결과 지금은 높게 잡아서 로우 아이비 (다트머스, 코넬 브라운) 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고 이중에 한 대학이라도 붙으면 정말 대견스러울거 같아요. HYPSMC, 옥스브리지 급 대학은 힘들것 같구요, 아직 전공은 정하지 못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저는 아들이 미래에 테크쪽으로 갈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길 바라고, 아들은 금융권으로 갈수 있는 전공을 조금 더 선택하고 싶어하는것 같아요. 저는 여기에 대해서 요즘 트렌드나 초봉 이런걸 비교해 봤을때 금융권도 물론 좋지만 테크쪽이 조금 더 미래가 밝지 않을까? 같은 생각이 자주 들어서 아들이랑 얘기도 해보고 주변에 많이 물어보고 찾아보기도 했어요. 이제 그러다가 한국에 있는 친구중에 아들이 영국에서 유학후 취업해서 정착한 (영주권, 시민권도 곧 받을 예정) 친구가 있어서 최근에 몇시간을 얘기하고 직접 그 아들이랑 대화도 길게 했었습니다.
이제 결론이 그 친구 아들은 영국에서 LSE (런던 정경대, 저는 처음 들어봤는데 사회과학 단과 대학이라 종합 랭킹은 높지 않은데 경제학쪽은 세계에서 2,3위를 하더라구요) 경제학/개량경제학 학부 졸업하고 바로 Rothschild (그 세계 1등 가문 맞아요) 라는 투자은행 들어가서 M&A 부서 (저는 투자은행 부서까지는 모르는데 지인들한테 물어보니까 돈 가장 많이 버는 부서라고 하더라구요?) 지금 딱 입사한지 2년 반 정도 지났다고 해요 (지금 Associate 막 시작했다고 하네요). 저도 Goldman Sachs, JP Morgan, Morgan Stanley 이런 투자은행은 아는데 찾아보니까 Boutique 라고 해서 조금 더 Exclusive 한 투자은행이라고 해요. 그래서 지금 나이가 24인데 달러로 계산해서 세전 30만 달러를 받는다는데 제가 알던 유럽 투자은행 2년에서 3년차가 받는 26만 27만? 정도 보다 많기도 하고 근무 강도나 휴가, 물가 등등 이런거 계산해보면 오히려 이득이면 이득이지 손해는 절대 아닌것 같아요. 이 얘기 듣기 전에는 유럽 쪽은 법적으로 휴가가 정해져 있고 근무 시간이나 안정성 등이 미국보다 꽤 수월해서 같은 회사 미국 연봉보다 물가 따져도 어느정도 낮다고 알고 있었는데 따져보니까 똑같거나 낮아도 5-10% 정도? 유럽에서 일 함으로써 얻는 베네핏 정도만 딱 낮은거 같아요.
뭐 일단 시작점이 다른건 그 친구는 집안이 어느정도 잘 살기도 하고 조부모님쪽 부터 집안이 되게 보수적이라서 아들이 한국에서 중학교 마치고 유학 결정 할때 유럽 (영국이나 스위스) 쪽으로 선택해서 영국의 보딩스쿨로 유학을 간건데 처음엔 아들한테 학업 다 마치면 한국으로 귀국했으면 좋겠다 이런식으로 의사 전달을 했는데 그 아들은 본인은 한국이 뭐 엄청나게 싫은건 아닌데 생활이나 문화 이런것들이 자기는 그쪽이 훨씬 좋을것 같고 나는 아예 영국에 정착을 하고 싶다 이렇게 말을 해서 보낼땐 그래도 뭐 유학 생활 하다보면 힘든점도 있을거고 하니까 하면서 보냈는데 진짜 결론이 영국 가자마자 뭐 인종차별이나 힘든게 전혀 없고 나는 너무 좋다 이런식으로 나와버려서 부모님 뜻에도 불구하고 영국에 정착을 한거 같아요 (제가 직접 그 아들이랑 통화해봤을때도 여전히 삶에 불편한 점을 느낀적은 한번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현재는 혹시 몰라서 이직 준비도 하고 있다고 하고 동문이나 동료들이랑 직접 네트워킹 해서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패밀리 오피스 같은곳들도 생각해보고 있는 상태라고 해요. 뭐 아무튼 여러가지 물어봤어요, 전망이나 경제 안좋을때 연봉 수준, 퇴사하고 나서 기회의 풀이나 차별, 지인들중에 미국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뭐가 다른지, 일하기 위한 비자 받는 난이도 이런것들 등등이요. 근데 결론은 제가 들어봤을때 부정적인건 전혀 없었어요.
또 중학교 졸업 후 갔으니까 군대 문제도 물어봤는데 제가 자세한 얘기는 못 들었는데 합법적으로 대학원 같은거 이용해서 영주권 나올때까지 미뤘다고 하더라구요. 거기는 영주권 받고 1년 후면 시민권을 받을수 있어서 그렇게 할 예정인것 같아요.
하지만 이게 그 친구 아들 한명의 케이스 일수도 있으니까 나름 여러명한테 물어봤는데요 (다 영국에 있는 자녀 둔 친구들이에요), 완전 똑같지는 않지만 금융권 얘기 들어보면 거의 다 위처럼 비슷하더라구요. 그래서 현재 고민이 아들한테 옥스브리지는 힘들겠지만 영국쪽 상위권 대학들도 한번 추천을 해봐야 하는지, 그리고 생각보다 금융권이 너무나 좋아서 (친구들한테 얘기 듣고는 테크쪽보다 오히려 더 좋은것 같기도 하고 사실 저도 어렸을때 양복 입고 출근하고 그런 금융쪽 모습을 동경하면서 멋있게 보기도 했구요 ㅋㅋㅋㅋ) 아들 말대로 하라고 해야 하는지 고민이에요.
아들이 예전에 영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말을 한적이 있었고, 남편이 미국에서 학부를 졸업했는데 남편은 예전부터 아들은 영국에서 공부시키고 싶어했었어요 (학부 다닐때 영국에 교환학생을 갔었는데 문화나 학풍 등등 경험해 보면서 되게 조금 차이를 느꼈나 봐요). 제가 친구한테 친구 아들 얘기 듣고 남편한테 먼저 말 꺼내기 전까진 남편은 또 이런 얘기 저랑 하면 싸울까봐 얘기를 안 꺼냈다고 해요 (저는 아들이 미국에 쭉 있길 바랬고 미국이 경제 규모나 기회의 풀이 훨씬 넓은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결론적으로 생각해보니까 테크는 차이가 꽤나 있는것 같은데 유럽은 금융 이런 얘기도 있듯이 적어도 금융쪽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거나 아주 미미한것 같아요.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는데요, 그래서 여기 계신 분들께 아들이 원하는 진로인 금융쪽도 수긍해서 서포트를 해줘야 하는지, 그리고 제가 아들한테 영국 상위권 대학 (알아보니 G5 라고 해서 옥스브리지, LSE, ICL, UCL 이렇게 있던데 그 영국에서 일하는 친구 아들 동료들이 거의 다 이쪽 대학들 출신이거나 미국 아이비리그 출신이라고 하네요) 도 추천을 해봐야 하는지에 대해서 조언을 조금이나마 들어보고 싶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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