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쓰고 보니 굉장히 자극적이 된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전 아직 한국에 있고 내년에 캐나다로 이주 예정입니다. 캐나다 커뮤니티에 묻는 게 더 정확하겠지만 캐나다 교민 수가 적어서인지, 제가 잘 못 찾는 것인지 여기만큼 활발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잘 못 찾겠네요. 그래서 일단 여기에 여쭤봅니다.
전 한국 석사 학위가 있고 전공 관련 경력도 약간 있지만 제 전공이 이공계임에도 그다지 활용성이 좋지 않은 데다 아카데믹 루트(박사 진학 후 교수 희망 루트)를 택하기엔 전공에 대한 애정이 부족해 캐나다에서는 사실상 쓸모가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남은 건 속 쓰리지만 경력을 새로 시작하는 것인데 원래는 목표로 약대 진학을 세웠었습니다. 그러나 북미 쪽 약사 전망이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는 것 같네요. 현지 학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둘러보니 이건 뭐…아수라장이 따로 없어 보였습니다. 미국 쪽, 특히 사람들 살기 좋은 캘리포니아 대도시나 뭐 그런 곳은 일자리가 아예 하나도 없다는 식이더군요. 캐나다는 미국 정도는 아니라지만 역시 추세는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봤습니다. 미국 쪽 문제가 새로운 약대의 기하급수적 팽창이라면 캐나다의 주요 문제는 정부의 제네릭 약품 관련 예산 삭감+기존 약대의 정원 늘리기의 조합인 것 같아요. 기존 약대 정원 늘리기는 물론 새로운 학교의 개교보다는 한계가 있지만 캐나다는 또 미국보다 인구가 훨씬 적으니 적은 수로도 더 큰 영향을 받겠죠. 게다가 미국 약사들이 일자리가 없으면 캐나다 쪽으로도 컨택을 하지 않을까 싶어 결국 미국 문제는 캐나다 문제로까지 연결될 것 같습니다. 하여튼…정말 대놓고 약대 온 거 후회한다, 프리팜 학생들은 지금이라도 딴 길 가라 그런 글을 많이 봤는데 갈등도 많이 되고 헷갈립니다. ㅠ_ㅠ
-지금의 아우성이 불과 몇 년 전, 약사가 모자라는 바람에 별 수 없이 (비상식적으로) 고공행진을 했던 약사의 페이와 대우에 대한 상대적 비교로 인해 폭발하는 것인지? (솔직히 그 동안의 약사 페이, 특히 미국 쪽 페이는 제가 봤을 때 좀 심하게 높았던 것 같고 다소 낮춰지는 게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의 아우성이 한국인 관점(?)으로 봐도 심각한 문제인 것인지, 아니면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더 풍요롭고 직장 관련 스트레스가 적은 북미 쪽의 엄살이 좀 섞인 것인지?
-아니면 아무리 약학에 흥미와 뜻이 있고 이전같은 거금의 페이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라도 멘붕의 경지로 갈 정도로 일자리 자체가 씨가 말라버린 상황인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되네요. 물론 여러 사람 말을 듣더라도, 또 거기 가서 직접 살아본다고 해도 명확한 결론은 나기 힘든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캐나다 약대는 미국보다는 꽤 등록금이 싼 편이나 그래도 여전히 거금이 투자되어야 하고 적지 않은 나이에 시간도 꽤 많이 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선뜻 뛰어들기가 무섭습니다. 많은 현지 학생들 말마따나 1억 빚 떠안고 실업자 되면 심각한 문제니까요. 후회한다는 사람들은 손쉽게 ‘딴 데 가라’는 조언을 하지만 아시다시피 요즘 시대에 간단한 대체 분야가 어디 있을까요? 모든 분야가 다 힘들다고 하고, 지금은 전망이 좋더라도 또 몇 년 후엔 어찌되는지 모르는 거고…최종결정은 제가 해야겠지만 의견 한마디씩 말씀해 주시면 감사히 고려하겠습니다.
p.s. 사족인데 죄송하지만 혹시 왜 건너오려고 하느냐, 한국에서 그냥 열심히 살아라 와 같은 의견은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제 상황에 대해 여기 다 쓴 것이 아니거든요. 내년에 캐나다로 이주하는 것은 이미 결정된 사항이고 뒤집을 일은 없습니다. 요새 인터넷 게시물도 너무 검색이 잘 돼서 제 개인적 상황을 자세히 쓰기는 꺼려지네요. 제 상황에 대한 총체적 그림이 안 그려져 다소 답답하시더라도 양해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