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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무자로서 미국내 직장에서 느끼는 소외감은 당연합니다. 설사 영어가 유창하고 미국 최고 아이비리그 대학출신자라도 벗어날 수 없는 직장내 주류그룹으로부터 배제는 어찌보면 숙명이겠죠.
한국에서 서울대학 나오고 한국어가 유창한 파키스탄 출신 동료들을 오리지널 한국인에다가 서울대 출신들인 해당 한국회사 주류그룹들이 어떻게 대할지 예상해보면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고 있는지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소외감들을 비관적으로만 받아들이거나 학벌과 언어장벽으로만 자신의 소외된 처지를 겨우겨우 합리화 시키면서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합니다.
특히나 외국인 근무자로써 현재 다니고 있는 미국내 직장이 규모가 제법 되는 회사라면, 그렇게 까지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면서 사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미국내의 학벌은 한국보다는 훨씬 덜 중요하다. 왜냐하면 학벌이 지방대 출신임에도 임원급에 포진하거나 중요한 일을 하는 미국인들은 찾아보면 아주 많다.
2. 규모가 큰 미국 직장에서의 가장 중요한 룰은 메리트정책 (능력위주)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 직장이 그정도 규모의 회사로 성장한 비결일것 입니다. 일부 학벌위주 지역연고 위주로만 회사를 운영했다간, 다양한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여러 인재들의 회사발전에 필요한 기여도를 얻어 낼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만일 그런회사라면 능력있고 똑똑한 인재들은 이미 좀더 평등하고 능력별 대우해주는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고 말기 떄문입니다.
3. 더구나, 인종도 다르고, 학벌이나 출신배경이 상이한 외국인 출신 근로자들의 장점을 제대로 파악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임원이 되는 경우가 아직 미국내에서는 대세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나,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출신 직원들의 기여도는 생산성이나 마케팅에서 여전히 파워풀한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4. 학벌고 지역연고, 인종주의로만 미국의 일반적 대기업이 운영되어져 왔다면, 미국은 진즉에 망했을 것 입니다.
5. 나라가 아주 작고, 학벌및 지역연고가 강한 한국 출신 근무자들이 미국의 위와같은 특이한 점들을 잘 이해 못합니다. 자신들만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원리와 유사한셈 입니다.
6. 미국이건 중국이건, 또는 과거 전세계를 주름잡던 몽골, 로마, 그리스 제국등의 가장 근본적 힘은 보편성을 추구하는 철학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보편성의 핵심은 능력에 의한 보상입니다. 이게 무너지기 시작하면, 해당 사회는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불행하게도 한국 은 이러면에서 좀 암울한 편이고, 그래서 헬지옥이라는 말이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 입니다.
7. 한가지 더, 형제간 둘째들의 힘과 서자들의 다이나믹함이 가지는 능력들을 과거 봉건제에서는 신분제로 아예 봉인해버렸다면, 자본주의는 이러한 것들을 완전 경쟁시장에 오픈시켰다고 보면 됩니다. 미국내 직장에서 외노자출신들인 우리같은 사람들이 바로 이와같은 둘째나 서자출신같은 신분에 해당되는 꼴인데요.
인류역사들을 돌이켜 보면, 이와같은 둘째나 서자출신들에 의하여 사회가 바뀌고 새로운 역사가 써여져왔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의 삶은 첫째나 적자로 태어난 이들보나 고달프고 파란만장하지요 (소위 팔자센 사람들), 하지만 한국이 아닌 미국에 건너와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팔자센 삶을 선택해버린 현실 입니다.
당연히 남아있는것은 파이팅 넘치는 삶의 투쟁이고요. 미국 직장내 똑똑한 백인들도 이러한 사람들로 부터 얻어 낼 수 있는게 많다는것쯤은 잘알고 있는 바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