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말하기를, 미국직장은 대략 3년에 한번씩 옮겨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한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그 이유를 물어보곤 하는데, 고개가 끄덕여 지는 그럴싸한 대답을 들은적이 별로 없다는 것이고요. 기껏해야, 이직이라는 프로세스를 연봉상승 레버리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정도의 답변말고는 없었습니다 (최소한 제 경험에 국한해서는 말이죠)
하지만, 현실은 이직이라는 프로세스가 연봉상승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연봉하락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우리가 자주 잊어버리곤 합니다. 왜냐하면 이직에는 연봉상승과의 연결이 가능한 자발적 이직도 있지만, 연봉상승과는 별로 관련성이 없는 타율적 이직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개인적 경험에 근거한 것이지만, 이직을 자주 한사람들이 과연 장기근속한 사람들에 비하여 정말 높은연봉을 받고 있느냐를 실제적 데이터에 근거하여 따져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롱텀관점에서 말입니다). 저는 이직을 자주한편에 속합니다.
위와같은 생각을 하며 미국직장생활을 해오다가, 한가지 흥미로운 기사를 아래와 같은 웹싸이트에서 읽게 되었는데요. Disposable Employee Model (D.E.M) 에 관한 내용입니다.
D.E.M 경영기법의 핵심은 임금근로자들이 기업내에서 장기근속에 따른 정치적파워및 네크워크를 습득하기전에 짤라내버려야만, 나중에 골치아픈 노동쟁의 문제들과 같은 경영사례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다시말하자면, 목가지가 굵어지기전에 해고시키는 인사정책이지요.
이 기사에서는 해당 D.E.M모델이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점 고용관계에 주로 이용되는 경영기법이라고 하지만, 과연 이 모델이 패스트 레스토랑에만 사용되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저는 개인적으로 강력하게 던지고 싶군요. 지난 15년간 다녔던 제 직장은 나름대로 상당한 전문직종으로 구성된 회사였고, D.E.M모델과 유사한 인사과 정책이 구현되고 있는 직장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D.E.M 사례를 읽으면서 제가 갑자기 하게된 생각은, 무슨수를 써서라도 한직장에서 오래 버티는게 장땡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서슬퍼런 기업오우너들도 함부로 짤라낼수 없는 위치가 되고, 심지어 기업오우너 입장에서 5년 미만짜리 D.E.M 경영기법의 해당자 근로자들을 짤라내는데 앞장설 수 있는 사내의 중심헤게모니 자리를 지켜 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 관점이 만일 옳다면, 적당한 시점에 이직을 함으로써 연봉도 올리고, 골치아픈 직장동료나 매니저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수 있다는 가치관이 혹여 D.E.M 경영기법을 확산하고픈 기업오우너들의 입장을 교묘하게 대변하고 있는 방향일 수도 있는게 아닐까 의심해봅니다.
지금은 연봉도 적고, 스트레스 주는 직장동료들 때문에 힘이 들지만, 이게다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의 D.E.M 경영기법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프로세스라고 받아들인다면, 고생끝에 낙이라고
어떻게든 견디어 내기만 하면, 짤려나가는 입장에서 짤라내버리는 입장이 어느순간에 이루어 질 수도 있는게 아닐까 여겨봅니다.
물론, 5년마다 짤려도, 나는 행복한 삶이라고 여기는 내공깊은 면모를 이미 갖추셨다면 위의 제글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