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보니까 예전 제 생각이 나서 한 말씀 드립니다. 까마득한 어린 시절 비행기 타고 해외 돌아다니는 외교관이 되고 싶어서 고시 공부에 3년 죽어라 매달렸더랬죠. 그때 교회에서 어릴때부터 만난 동생이랑 어찌어찌하다가 불같은 사랑을 하게 됐어요. 제 여자친구가 미모가 정말 이뻐서 주변에 남자가 늘 끊이질 않았습니다. 공부는 해야 하는데, 잡념이 참 많이 생기대요. 여친도 한참 호르몬이 왕성할때라 결국 다른 남자가 생겨서 갔습니다. 바람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때 고시생 남자친구가 뭘 해줄 수 있었겠습니까. 늘 죄책감과 미안한 감정이 사랑 한편에서 자리잡고 있었죠. 결국 헤어진 이후 정신적 충격으로 고시는 고시대로 포기하게 되었고, 그나마 운이 좋아서 삼성전자에 입사했어요. 부서가 좀 특이해서 한두달에 한번씩 여기 저기 출장을 다닙니다. 즉 꿈꾸던 외교관은 못 됐지만 그 대안으로 원없이 해외를 돌아다니고 있어요. 출장 나가서 외국인들이랑 한참 미팅하고, 보람찬 귀국길에 비행기에 앉아서 창밖을 바라보면, 그때 그 친구랑 결혼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늘 지울 수가 없습니다. 첫사랑 실패로 마음 고생이 엄청 심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현재 와이프는 정말 미모 하나 안보고(?) 결혼했어요. 아픈 감정의 상처를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넘 두렵기도 했고요. 교회 친구 통해 건너 건너 가끔 소식 듣고는 있는데요. 그 돈 많다던 전 여친의 남편은 사실 되게 궁핍한 집안이었나 보더라고요. 되게 힘들게 사는것 같습니다. 직장, 사회적 지위… 그게 이삼십대면 중요한 가치관일 수 있겠는데, 그보다 훨씬 나이더 들어보면 사랑보다 중요한 가치는 아닌것 같더라고요. 요즘도 드라마를 보면, 영화를 보면, 음악을 들으면, 좋은 풍경을 보면 그때 그 친구가 생각이 나서 마음이 저려요. 그때 고시를 포기하고 그냥 사랑에 몰두했으면 어땠을까. 암튼 좋은 결정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