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번 봐도 이해가 완벽히 안가는데 그 저자는 완벽히 이해하는지도 궁금하네요 ㅋ
이 짤막한 글로 보건데, 글쓰신분이 평소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군요. 의욕도 넘치시고. 님의 질문은 학생이라면 당연히 한번쯤 했을만한 것이지요.
“저자는 완벽히 이해하는냐”는 저자에 따라 다릅니다. 대개 the first author (or lead author)는 전체를 이해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나머지 공저자는 자신들이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요.
리차드 파인만이라는 분이 있었지요.
그의 일화를 엮은 책 (Mr. Feynman, surely you’re joking)에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어느날 박사까지마친 파인만이 논문을 읽다가 스스로에게 화딱지가 납니다.
“뭐야 이거, 왜이리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아. 용어도 내가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 잔뜩 나오고. 도데체 어떻게 된거야?”라고 자기 sister앞에서 투덜거립니다. 그러자 그 sister가 대답합니다.
“시건방떨지 말고, 당장 2층으로 올라가 학생이 숙제하듯이 꼼꼼하게 논문을 다시 읽어보라!”
실제로 파인만은 방 한쪽 구석으로 조용히 물러나 천천히 또 찬찬히 그 논문을 읽었답니다. 그랬더니 실제로 무슨말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하더라는 일화를 책에 적어놓았읍니다.
원글님도, 그 어렵다는 논문을 겸손한 마음으로 꼼꼼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대충 skim해서 내용이 파악된다면, 그것은 이미 논문이 아니지요.
어쨌던 이런 질문을 한다는 자체가 “어떤 거대한 넘어야 할 산이 있구나”라는 것은 인지한 상태이니, 이것만 보아도 님이 다른 사람들보다는 출중한 면이 있다는 반증입니다. 여유가 된다면, 박사과정에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제가 볼때는 적성에 맞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