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 들은 설명.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잘 안 보이는 가운데 어렴풋이 보이는 형상은 자기가 가장 무서워하는 어떤 것으로 상상력을 통해 쉽게 연상 및 구체화되기 때문이라는 것. 예, 호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에게는 어두운 숲속에서 무엇이라도 호랑이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
어릴 때 불빛없는 곳을 찾다 자정 무렵 아무도 없는 학교 운동장 한 가운데를 어쩌다 혼자 가게 된 계기가 있는데 (별자리 지도 그리려고), 저 멀리 보이는 건물 그림자 부분이 그렇게 무서웠음. 그쪽으로 걸어갔고 거기에 별 게 없음을 확인하고 다시 멀리 와서 보았더니 무섭지 않았음. 그래서 나에게는 상상력이 원인이라는 위 설명이 일리가 있었고, 평생 어두운 밤 풀숲을 지나는 걸 무서워하지 않게 된 계기가 됨. 거기 뭔가 있을 리 없다는 걸 아니까. 안 보이는 돌뿌리가 위험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