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현실 질문드립니다

현직프로그래머 64.***.218.106

올해로 20년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5군데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해봤는데
9-5인 회사도 8-5인 회사도 있습니다. 개발자는 어느 회사를 가든 가장 대우를 잘 받는 그룹입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도 좀 자유롭지만 그렇다고 아무때나 출 퇴근을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말슴하신 셀프 임플로이드란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겠군요. 개발자는 일반 직원들과 달리 그 회사를 먹여 살리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입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왠만하면 개발자들 건들이지 않습니다. 2000년대 초반 닷버블이 붕괴되기 전에는 개발자들은 무슨 컨퍼런스나 전시회 이런데 절대 출장 보내지 않습니다. 왜냐면 거기가서 리크루터들에게 포섭당해서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 때문이죠. 물론 지금은 그런 시대는 아닙니다.

하여간 개발자들은 하드코어 기술을 다루기 때문에 일반 직원들과는 조금 다른 생활을 합니다. 회사가 시켜서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일하는 개발자는 제가 알기론 없습니다. 단지, 개발자 본인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퇴근하는 상황을 아주 싫어하는거죠. 어쩌면 직업병인지도 아니면 코딩에 중독된거지 몰라도 그렇습니다. 저는 그런 문제 미해결 상황을 만나면 “분노”혹은”복수심” 같은걸 느낍니다. 이런 단순한 로직을 코딩으로 못만들다니..하는 분한마음 분노 그래서 반드시 복수해야한다. 이런 초조한 감정 같은거죠….그래서 무슨수를 써서라도 빨리 끝장을 보고 싶어서 초조해지는 그런거죠. 제와이프는 제가 집에서 일하거나 주말에 일하거나 밤새고 일하는걸 보면 분노가 치밀어서 바로 차몰고 몰에가서 막 쇼핑으로 지릅니다. 그래서 밤에 와이프 잘때 몰래 일어나서 서재가서 불도 안켜고 랩탑 조용히 켜서 아내 깰까봐 키보드도 살살 두드리면서 몰래 코딩합니다. 랩탑도 차에 놔두고 아내가 잠들면 몰래가서 꺼내옵니다. 주말엔 아내 잘때 밤새고하고 문제가 풀릴듯 안풀릴듯 하면 평일에도 밤새고 일하고 새벽에 일찍 회사로 갑니다. 밤새고 고친 코드 테스트 해보려는거죠. 이런 모든 비정상적 작업 행태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고 그게 바로 코딩의 재미 같은겁니다. 일과 취미가 같은 그런 경우죠…저만 그런게 아니고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그럽니다. 개발자의 두뇌는 하루 8시간 혹은 그 이상 코드와 같은 로직으로 생각하고 돌아가기 때문에 근무가 끝나고 일상 생활로 돌아와도 사고 방식이 쉽게 일반인들처럼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바로 그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봤을때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약간 성격이 이상하다라고 오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컴퓨터 로직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작동하다가 갑자기 일반 사람의 정상적 사고 로직으로 돌아오는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립니다.

하여간 CS의 현실이란게 남들이 생각하는것처럼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본인이 그걸 즐긴다면요. 물론 그런 이상한 생활 패턴을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은 좀 피곤할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