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박사 과정 중간 쯤에 힘들어지기 시작합니다.
부정적인 현실을 더 많이 보게 되고 희망적이고 이상적인 그림이 조금씩 잘라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연구에 대한 회의가 들고.
나 자신에 대한 실망과 괴로움.
이미 많이 달려온 이 길을 되돌리기엔 늦은 것 같고.
앞길은 암울해보이고.
탈출구가 없어 보입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합니다. 보이는 부정적 현실이 거짓은 아닙니다. 아카데미아의 실망스런 현실, 나의 부족함 다 맞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whole truth는 아니기 때문에, “탈출구가 없다”는 생각은 100% 틀린 생각입니다. 내가 아무리 봐도 망했다 싶어도 그렇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박사과정중에 목숨 끊은 사람을 여럿 봤는데, 그들이 사방을 둘러봐도 빠져나갈 길이 없다고 생각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반드시 빠져나갈 길이 있습니다. 반드시.
한 때 꿈꿨던 멋진 연구자로 뽐내며 사는 모습은 아닐지언정, 박사는 마칠 수 있고, 좋은 기회를 잡아서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나의 가치를 느끼며 살 수 있는 날이 옵니다. 지금 보이지 않아도 반드시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