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Talk Free Talk 조민수씨 얘기들으니까 김기덕이란 인물이 좀 이해된다 조민수씨 얘기들으니까 김기덕이란 인물이 좀 이해된다 Name * Password * Email 역시 아직 접하지 못하셨던 거군요. 충격적이죠. 저도 저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도 실은 김기덕 영화를 봄여름가을겨울 외에는 본 적이 없습니다. 미국에서 예전에 개봉하길래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가봤는데, 솔직히 그 영화도 영상미만 볼만하지 내용은 뒤틀려 있길래 기분이 나빠 다른 작품은 보지 않았습니다. 왜 미국 평단에서 좋다고들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사실 저는 김기덕을 추어올려 자기들이 손 더럽히지 않고도 볼 수 있는 대리 강간영화를 만들게 한 백인 영화인들도 이 사건의 가해자라고 생각합니다. 김기덕에게 힘을 주었으니까요. 스탭 증언이 올라온 한국일보 기사를 보니 김기덕이 영화계에서 왕 같은 권력을 갖게 되는 데는 우리나라 문화도 한몫한 모양입니다. “그는 왕이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참여했던 한 스태프는 촬영장 분위기를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절대왕권이 지배하고 통제하는 그곳에선 그 누구도 김 감독에게 반기를 들 수 없었고, 그럴 수 있다고 감히 상상하지도 못했다. 이 스태프는 “당시엔 김 감독의 눈밖에 나면 그 사람의 영화 커리어도 끝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배우나 스태프 중 누군가 고통 받고 있어도 먼저 나서 도와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의 스태프는 “김 감독이 여자배우와 촬영할 때면 항상 성폭력 문제가 벌어졌다”고도 말했다. 특히 위계상 약자이고 영화 참여 기회가 절실한 조단역 여자배우와 여자스태프들은 상시적인 성폭력에 시달렸다고 한다. 한 유명배우는 김 감독의 성적인 요구를 거절했다가 촬영 내내 불화를 빚었고 이후로 김 감독과 다시는 작업하지 않았다. 이 스태프는 “김 감독 영화에 기성배우보다 신인배우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의 성범죄는 공론화되지 못한 채 오랜 시간 묵인돼 왔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고발할 수 있는 통로도, 구제 받을 방법도 없었기 때문이다. 은밀한 곳에서 벌어지는 성범죄의 특성상 증거가 부족해 가해자를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더더욱 힘들었다. 피해자가 문제제기를 하려면 업계를 떠날 각오까지 해야 했다. 김 감독을 둘러싼 악평과는 무관하게, 김 감독과의 작업을 포기하거나 거부한 무명배우ㆍ스태프들은 “의지 부족으로 낙인 찍혀” 다른 영화에서도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 김 감독이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해 ‘거장’으로 불리면서 그의 악행은 더 쉽게 은폐됐다. 김 감독은 2012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 더 인정 받아왔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영화노조) 홍태화 사무국장은 “영화업계가 다 그렇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도 문제이지만, 김 감독의 권위를 훼손하면 한국영화도 흠집 난다는 생각 때문에 문제를 묵인하거나 덮어주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영화는 비주류에 속했으나 그의 ‘권위’는 주류 이상이었다. 그렇게 김 감독은 점점 괴물이 돼 갔다. "내가 마치 미국을 거대한 감옥처럼 생각하는 좌절감" 이 말씀에 동감하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낡은 생각이 쌓여 피해자들을 가두는 문화를 만들어버린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댓글에서 원래 그런 동네인 거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무고를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생각들이 쌓여서 피해자들이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김기덕은 어린 신인 여배우한테 그야말로 절대적으로 보이지 않았을까요. 세계적 감독이라고 우리나라 전체가 추어올렸으니까요. 그 상태에서 협박하고 애걸하고 을러대고, 다들 영화계가 원래 그런 건데 알고 들어온 거 아니냐 그럴 게 뻔하니까 참고, 고소해봤자 유명 감독을 무고하는 꽃뱀 소리나 들을 테니까 참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예술가를 망칠 생각이냐고 해서 참고, 그러다가 저렇게 사람이 망가져서 사라지는 거겠지 싶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영화계가 원래 그런 데다" "당하는 남자도 많다" 같은 말이 입을 틀어막고 현실을 꾹꾹 눌러 강화하기만 하지 개선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우리는 앞으로 개선에 도움이 될 입장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순진한 사람이 당하는 케이스부터 생각하시는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요즘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어 방어기제가 작동을 하지요. 그러나 한국이든 미국이든 여자가 소문이 나서 좋을 게 없기 때문에, 순진한 남자를 땅콩 먹듯 고소하는 사건이 그렇게나 많을 거라는 생각이 저는 별로 들지 않습니다. 몇 년에 걸쳐 벌어지는 고소가 그렇게 편안하고 값싼 절차도 아닙니다. F님께서도 찬찬히 생각해보시면 답이 나오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2018년까지도 이렇게 야만적이었다는 건 큰 충격이지만, 작년을 겪고 나니 그렇게까지 또 놀랄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현실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용기있는 폭로와 젊은 세대의 지지로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I agree to the terms of service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