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Forums Job & Work Life 가족없이 혼자서 미국살기… 아니면 한국으로 귀국 가족없이 혼자서 미국살기… 아니면 한국으로 귀국 Name * Password * Email 원글님- 뵌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지만 그동안 열심히 아주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느껴져요. 지금까지 이루어 내신 것만 해도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였을 테니까요. 몇년 더 살았다는 이유로 몇가지 말씀 드릴게요. - 내가 잘 나가야 부모/형제/친구들도 주위에 모두 남는다. 부모님은 한 없이 고마운 분들이고 영원한 서포터 이시지만 이제 그분들도 나이가 드시고 어딘가에 기대야먄 하는 상황이 됩니다. 결국에는 당신들 귀찮게 안하고 든든하게 도와 줄 수 있는 자식만 "내 이쁜 새끼"가 되는 거지, 키워 놨고 밀어 줬더니 뭐 되는게 하나도 없다면 심지어 부모 자식 사이도 소원해 지는게 요즘 세상살이에요. 하물며 형제/자매 관계는 각자 결혼하고 나면 타인보다 조금 가까운 정도가 됩니다. 그것도 각자 밥벌이 잘 하고 서로 귀찮게 안했을때 관계가 유지되는 거지, 돈 빌려 달라며 손 벌리기 시작하면 차라리 남만 못하죠. 친구 관계는 말 할 것도 없구요. 결국 본인이 해야 할일 잘 하고, 결혼 생활 잘 하고, 사회생활을 통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면서 잘 살아가다 보면 인간관계는 그 만큼 잘 유지가 되고, 한참 나이 먹어서 비로서 곁에 남은 형제/친구들은 진정한 벗으로 남아요. 이 상황은 본인이 미국에 남든 한국으로 돌아가든 불변일 겁니다. - 미국은 역전의 기회가 있다. 제 경우는 국내 대기업 직장 경험도 있어서 감히 국내 사정이 어떻다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국내 사회 구조는 그들만의 가르텔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높은 진입장벽을 꼭 넘어야 하고, 그걸 초반에 넘지 못하면 평생 살면서 여러가지 '벌'을 감내해야만 하는 '징벌적 경쟁구조' 입니다. 미국에서 공부 못했다고 또는 경쟁에서 좀 낙오가 되었다고 해서 벌을 받지는 않는데, 국내는 본인의 삶은 물론 자식의 삶까지도 '경쟁에서 살아 남지 못한 벌'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에서는 비록 시작은 좀 미약하고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경력이 쌓이고 또 업무를 통해서 배워 나가면서 본인을 스스로 성장해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그림을 최소한 그릴 수 있어요. 물론 늘상 불평등은 존재하지만, 그래도 제가 지난 15년간 이곳에서 공부하고 직장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잘 하면 기회는 온다'에요. 저도 맨하튼에서 미국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그 연봉으로 어떻게 적자를 안 내고 살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미스테리에요. 만약 국내에 직장 생활 경험이 없으시다면 원글님께서 지적 하신 "기대에 못 미치는 미국의 직장 생활"이 곧 "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한국의 직장생활"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농후해요. - 계획대로 되지 않아요. 결코... 누군가 죽어라 삶을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천하려고 용을 쓰고 있었다고 해요. 그걸 하늘에서 지켜보던 신이 한마디 하더랍니다. "요것 봐라. 감히 인간 따위가 미래를 계획해? " 계획대로 되면 인생이 뭐가 어렵겠어요. 안되니까 다들 힘든거죠. 대신 내가 뭘 좋아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단순히 "돈"을 넘는 어떤 가치를 내 인생에서 지니고 있냐라는 질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게 없다면 시간이 갈 수록 몸과 마음이 지치고, 자꾸 방황을 반복하게 되요. 그렇다고 처음으로 돌아 갈 수도 없는 거고. 그래서 직장 생활이 이런 이유로 힘들다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따로 시간내에서 꼭 찾아야 하고 그걸 해야만 합니다. 그게 무었이 되었던지 상관이 없어요. 최소한 미국내 직장 생활에서 착취를 당하고 있는게 아니라면 '그 무엇'을 찾는 시간은 충분히 확보 할 수 있을 것에요. 그게 취미가 되고 나중에 나이 먹어서 밥벌이가 되기도 합니다. 어떻게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본인안에 잠자고 있던 에너지가 당연히 나옵니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구요? 결론은 지금 어떤 방향도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원글님이 지녔던 미국의 판타지가 이미 깨져서 실망스러운 상황이라면, 국내에 가서 결국에는 지금 막연히 지니고 있는 한국에서 내 삶의 판타지가 산산조각 나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 여기에서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본인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이렇게 어렵게 살고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면서 살려고 태어난게 아니란 말이에요 라고 말씀하신다면 인간 모두가 겪고 있는 갈등을 겪고 계신다고 감히 말씀드릴게요. 그래서 어쩌라구요? 이성친구 꼭 사귀시고 단란한 가정도 꾸리세요. 저는 집에 가면 날마다 아이와 아내를 꼭 안아 줍니다. 돌이켜 보면 그 두사람이 제 삶에 없었다면 지금 여기까지 오려고 그 많은 피를 흘리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들은 제 삶의 동기이자 목적이이에요.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고 지금의 '제 자신'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 삶이 행복하고 만족스럽다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는 마시구요. 원글님- 생각 할 수 있는 시간 주셔서 고마워요. 아마도 여기 오시는 어느 누구나 모두 원글님과 같은 갈등을 날마나 겪으면서 살고 계실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덧글이 주렁 주렁 달리는 거구요. 행운을 빕니다. I agree to the terms of service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