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에서 퀀트들이 생각보다 다양한 일을 합니다. 프라이싱 모델을 유지관리하거나 리스크 모델을 유지관리하거나 regulator에게 capital 승인을 받기위한 CCAR, SCAP 관련일을 하거나 Dark Pool과 관련된 electronic trading을 하거나 글쓴님같이 퀀트 트레이딩 전략을 만들고 backtesting하거나 하는일등이 있습니다. 몇년전부터는 CVA관련 퀀트팀도 많이 생겼고 이외에도 IBD나 corporate treasury같은 부서에서도 퀀트팀을 만들어서 운영합니다.
글쓴님의 퀀트(혹은 strat) role은 제가 알기로 위에서 말한 다른 종류의 일을 하는 퀀트에게는 어찌보면 동경의 대상이 되는 role입니다. 즉 많은 퀀트들이 기회가 되면 트레이딩 전략을 만드는 일로 잡을 전환을 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일단 본인들의 업무분야로 경력이 3년이상 쌓이게 되면 헤드헌터들도 하던일과 밀접한 관련된 일들만 연락이 오게 됩니다. 일부는 이렇게 굳은자가 되기전에 직장/팀을 옮기는데 성공도 하고 나머지는 그냥 본인들이 경력을 쌓아온 분야에 남게 됩니다.
말씀하신대로 투자은행에서 퀀트들은 그렇게 업무 load가 크지 않고 VP까지 무난히 올라갑니다. 꼭 트레이딩 전략을 하는 퀀트가 아니더라도 뉴욕에서 가족들이 여유롭게 살만큼의 연봉을 받고 잘 지냅니다. 하지만 모든 퀀트들이 그 잡을 잡기까지 치열하게 경쟁하며 자기자신을 채찍질해왔던 사람들이기에 더 좋다고 여겨지는 career path가 보이면 그곳을 향해서 또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이런면에서 저는 솔직히 말하면 구글로 옮기기에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경험도 많이 쌓지 못했는데 본인이 잘 못하고 있다고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분야가 원체 똑똑한 사람들도 많고 통계학/수학 박사들에 치이다 보니 본인은 그곳에서 비젼이 없다 생각하셨다면 본인도 몇년 경력쌓고 박사과정을 들어가보시는건 어떨런지요? 님 경력이면 아마 인턴 포지션 잡는게 그렇게 힘들지 않아보입니다.
하지만 알고 지내는 퀀트 트레이더들 보면 알파를 generation한다는게 매우 어렵다는 말은 자주 합니다. 일도 재미는 있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게 주목적인지라 스트레스가 많고 돈이 잘벌리면 트레이더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이지만 돈이 잘 안벌리면 세상에서 제일 안좋은 직업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결국 선택은 글쓴님이 하셔야겠지요. 저도 회사에서 월가생활접고 실리콘밸리로 가는 사람을 몇명 보았고 페이스북에서 보면 행복하게 잘 지내는것 같으니 구글 가시는것도 좋은 옵션일테구요. 하여간 건승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