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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저녁때가 지나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저나 남자친구나 둘다 저녁을 안먹었다네요. 저는 밥대신 고구마를 먹고 있었는데 남자친구가 혼자 심심했던지 꾸역꾸역 자기 먹을것만 사와서 제 집에 왔습니다. 한손엔 to-go음식을 한손엔 무슨 연장통같은 것을 들고와서 뭐냐 물으니 ‘너혼내 주려고’라고 대답하더군요. (순간 기분 팍! 상함)
음식은 테이블에 놓고 바닥에 앉아 연장통을 열어보이는데 장총이 들어있고, 꺼내서 조립(?)을 하려고 하더군요. 워낙 애같이 핀잔주면 잘 삐지는지라, 저는 소파에 앉아 그냥 구경했습니다. 한참을 꼼지락 거렸는데 그게 잘 연결이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가져온 음식 식으니까 먹고 하라고 했습니다. (최대한 감정 죽이고) 여전히 그 장총을 가지고 꼼지락 거리는데 한 30분이 지나도록 조립이 안되는 상태에서 제가 음식 먹고 나서 하라고 살짝 감정섞여 말했습니다. (사실 여기 게시판에 총기류 손질하는 것이 취미라는 여자친구를 구하는 남자분이 생각나서(그분글의 댓글들이 생각나서) 기분이 많이 이상했고, 수입과 지출이 정확히 일치하는 남자친구의 소비성향이 안그래도 걱정됬는데 장총은 얼마짜리일까 짜증이 났던 것도 사실입니다)
제 말에 장총은 내려놓으며 소파옆에 앉더군요. 그리곤 삐져서 그냥 소파에 기대 음식먹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습니다.(제 생각엔 장총은 조립이 안돼 짜증난 상태에 제가 불을 붙인격 같습니다) 먹으라고 억지애교를 살짝부렸더니 ‘넌 내가 하는건 다 맘에 안드냐’며 완전 화나가지고..
저도 기가막혀 말안하고 가만히 앉아있다 부엌으로가서 뭔가 일하는 척 했습니다. 주섬주섬 장총을 챙겨, 가져온 음식은 그대로 두고 가버리네요.(딱 자기 먹을거만 사왔으면 그것도 다 챙겨가지 신경질나서 다 버렸습니다)
이런 남자친구 어떻게 생각하세요?
1. 수입=지출 정확히 일치, 때로는 수입<지출일 경우도 있음(대출로 매꿈)
2. 너무나 자주 삐짐. 다 제탓이라고 함. (장총들고 왔을때 오버떨며 관심보이고 좋아했어야 하는데, 저도 피곤한지라 오버떨며 장단맞춰주지 못했네요. 그리고 하필 총이야 하는 생각도 들었고.)
3. 혼나야해 라는 말은 기분좋지 않으니 하지말라고 두어차례 말했는데 고쳐지지 못함 (이건 뭐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 혼내는사람, 혼나는사람 그렇게 상하구분되는것 같아 기분 안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