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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평생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채 흘러왔고, 가족을 제외하면 나라는 존재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때때로 나는 정말 이 세상에 깨어 있었던 적이 있었는지, 아니면 몸에 붙지 못한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간 것뿐인지 생각하게 된다.
남아 있는 사진은 몇 장뿐이다. 그마저도 증거라기보다 종이에 우연히 붙잡힌 꿈처럼 느껴진다 — 희미하고, 불안정하고, 이미 사라지기 시작한 것들. 내가 이 세상을 지나갔다는 사실은 언제나 바람에 잠시 떠올랐다가 빛 속으로 흩어지는 먼지처럼 가벼웠다.
나를 아는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이라도, 아침이 오면 사라지지 않을 작은 흔적 하나를 남기고 싶다. 그래서 잊힌 것들이 흘러가는 어딘가로 완전히 녹아 없어지기 전에, 나는 내 삶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조각으로 떠오른다. 한 줄기 바람. 한때 살았던 방 — 이제는 지도 어디에도 놓을 수 없는 장소. 존재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복도에서 내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 내 삶은 너무 일찍 깨어나 버린 긴 꿈 같아서, 의미를 잇는 실마리를 매번 놓쳐버린 것만 같다.
살아남는 일은 조용한 의식이었다. 아무도 보지 못한 반복. 내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이 작은 기적일지도 모른다. 나는 잊힌 악기처럼 살았다 — 조율되어 있었지만 누구의 손도 닿지 않은 채, 누구도 들으려 하지 않은 노래들이 내 안을 스쳐 지나갔다.
내 삶은 실수와 불운과 절망으로 꿰매어져 있지만, 그 기억들조차 가장자리에서 흐릿해져 마치 내가 꿈속에서 잠시 되었던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나는 쓴다. 사라지는 것들 속에서, 나라는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기를 바라며.
사진이 너무 적기 때문에 — 서른 즈음의 몇 장, 예순 이후의 몇 장 — 이 회고록은 시간이 잊어버린 앨범이 되어야 한다. 아무도 붙잡지 못해 흘러가 버린 순간들, 기억에서 잃어버린 장면들, 애초에 태어나지 못한 조용한 조각들을 담아두는 부드러운 기록.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내가 살아낸 삶을 이어 붙인 작은 의식들, 그 망명과 버팀의 기록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바람처럼 왔다 — 초대받지도, 알려지지도 않은 채 —
그리고 하늘로 흩어지는 먼지처럼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