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민당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 관련 6개 업체 압수수색
미국 이민당국이 지난 4일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이민 단속을 하는 과정에서 관련 업체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단순한 ‘이민법 단속’을 넘어 불법 고용 실태 전반을 조사한 것으로 수사 확대 여부에 따라 파장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압수수색 대상 기업은 배터리 공장 건설 총괄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아메리카를 포함해 중원, 웰린스, K-엔솔, 비욘드 아이언 컨스트럭션, 스틸 브라더스 디벨롭먼트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압수한 6개 가방 상당의 문서에서는 ‘I-9 취업 자격 확인 서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9는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는 사람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작성하는 ‘고용 자격 확인 서류(Employment Eligibility Verification Form)’를 말한다.
맷 리브스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애틀랜타 한인뉴스에 “브라이언카운티 현지 건설 노조와 메트로 애틀랜타의 연합 노조들이 6개월 전부터 ICE에 현대차·LG 공장 건설 현장의 불법 고용 사례와 부당 계약 등에 대해 신고를 해왔다”며 “이러한 신고가 이번 단속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이 이민 단속에 앞서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불법 고용문제와 노동착취 전반을 들여다보려 했음을 추측케 하는 대목이다.
현지 언론은 이번 단속의 배경으로 그간 현대-LG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를 언급하기도 했다. 공장 건설 현장에서는 2023년 작업자가 추락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한 현장 근로자가 지게차에 치여 숨졌고, 5월에도 지게차에서 떨어진 화물에 맞아 또 다른 작업자가 사망했다.
WTOC에 따르면 공사 기간 53차례 응급상황이 발생했으며, 이 중 12차례 이상이 지게차 사고와 컨베이어벨트 끼임 등 외상성 부상이었다. 이번에 압수수색을 한 6개 사에는 사망사고와 관련된 현대엔지니어링, 비욘드 아이언 컨스트럭션, 스틸 브라더스 디벨롭먼트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