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국이 최근 대규모 단속을 벌인 것은 단기간에 결정된 일이 아니라, 일정 기간 정황과 증거를 확보한 뒤 법적 근거를 마련해 집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를 단순히 “잘못됐다”고만 보기는 어렵고, 이민국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해야 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네요.
다만 이번 대규모 단속 사건의 배경에는 근본적인 구조적인 문제가 보입니다.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취업비자가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죠. 대표적인 H-1B 비자는 매년 쿼터가 제한되어 있고, 승인자의 상당수가 인도와 중국 출신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 많은 비자가 대형 IT기업들에 배정되다 보니 한국인들이 기회를 얻기는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구조였구요. 한국인만을 위한 별도 쿼터도 없다 보니, 일부 한국 기업들이 ESTA(무비자)나 B-1(비즈니스 방문) 비자를 활용해 단기 체류 자격으로 인력을 들여와 실제로는 장기간 근무시키는 편법적 관행들이 지속되었고, 이를 이민국에서 오랜 기간 추적하고 조사한 끝에 나온 조치로 보이네요.
이런 상황에서 1차적인 책임은 불법 또는 편법 고용 구조를 만든 기업들에게 있다고 보입니다. ESTA나 B-1 비자는 원칙적으로 근로 활동이 허용되지 않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이를 무시한 결과 단속으로 이어진 것이죠. 아울러 이런 문제가 오래전부터 지적되었음에도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나 협의를 이루지 못한 한국 정부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보이네요.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정부가 미국 측과 협의하며 합법적이고 안정적인 취업 경로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매우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