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무조건 동양계가 기 펴고 사는 곳이 정서적으로 좋아요

암바싸 140.***.198.159

동양애라고 차별받고 무시당하는 일이 많다면 물론 문제겠지만, 반드시 동양계가 주름잡고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동네와 학교 분위기가 culturally tolerant하냐가 중요한거죠.

우리 애들도 Midwest의 한국 사람 많지 않은 곳에서 자랐습니다. 어려서부터 한국 음식 도시락 싸간다고 누가 놀리거나 주눅드는 일도 없었죠. 오히려 애들에게 멸치 눈알 먹는다며 boasting하는 적은 있었습니다. ㅎㅎ 자라면서 다양한 애들과 사귀고 친구가 되었고, 킨더가든부터 고등학교 까지 같이 다닌 친구들도 많습니다. 여름 방학 때 집에 오면 바쁘곤 했죠. 인종은 다양합니다. 전형적인 백인들도 있고 흑인, 아시안도 있고. 무슬림 친구들도 있고요.

애들이 모두 한국 헤리티지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고 좋게 생각합니다. 이제 대학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갔는데, 아마 고등학교 때 쯤인가에 애들이 스스로 한국말 배우기에 열심을 내더니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읽고 쓰기도 제법 합니다. 생일, 명절 카드도 한글로 써서 보내옵니다.

그러나 한국이나 한국 문화에 대해 무조건적이고 감상적인 친밀감은 아닙니다. 상당히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민 2세라는 자신들의 특징을 잘 이해하며 자림 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사교적인 둘째는 처음 대학 갔을 때 한국 애들이 반가와서 많이 만나고 가깝게 지냈는데, 금방 질려버려서 대부분과 거리를 두게 됐습니다. 서로 누가 더 “한국식”이냐 경쟁 또는 자랑하고, 서로 흠집 잡아내고 까내리는 분위기, 실속없이 겉모양 챙기는데 신경 쓰는 것등, 경악을 하게 됐습니다. 조기 유학생들도 있고 한인 많이 사는 동네 툴신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편집증적 경쟁 문화가 있다는걸 깨닫고 경계하게 되었지만, 한국 문화를 싫어하게 된건 아닙니다. 이런 사회 현상에 무언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해하고 있는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건전한 시각입니다. 나쁜걸 보면 “한국인 종특이다”란 식으로 스스로 비하하기도 하는데, 얘네들은 한국의 문화와 건강하지 못한 행동들을 하나가 아니라 분리해서 봅니다.

애들이 전형적인 “한국인”으로 자랐냐면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피를 이어 받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지요. 집안 내력과 전통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