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이와 1박2일 코스로 간 여수 여행담

  • #3651241
    칼있으마 73.***.151.16 255

    돌아가신 조부모님 덕에
    제삿날 쑤리미를 먹을 수 있었던 난,

    돌아가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제삿날만 되면
    진정과 진심을 담은 감사의 절을 올렸었다.

    그러다 언젠가
    쑤리미와 비스무리한 게

    낙지,

    낙지란 게 있단 걸 친굴 통해 얼핏 들었었고
    구경도, 먹어도 못 본 놈이랄까봐, 해 쪽팔릴까봐
    누구에게 물어도 못 보고
    한동안 속으로만
    낙진 두 종률 거라
    확신에 찬 통박만 굴리고 있었다.

    그냥 낙진 바다에서 살고
    산낙진 산에서 살고로.

    이 무식의 원천은
    순 부몰 잘 못 만난 탓였다.

    친구들은 부몰 잘 만나 잘도 뜯는 삥을
    난 한 번도 뜯어 본 적이 없었다.

    아빠든 엄마든의 빈틈을 노려 삥을 뜯으려 해도
    워낙 청렴을 실천덕목으로 알고 사시는 분들이셔서
    뜯을 삥 자체가 없었기에

    친구들은 부모에게 뜯은 삥으로
    바다도 가고 산도 가

    낙지도 먹고
    산낙지도 먹을 때

    난 죽을 때까지
    바다구경도 못 하고
    뭍에서만 살다 꽥, 임종을 맞이해야만 하는 걸로 알았었다.

    그러다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개발자가 되어
    인종차별 없는 대기업에 취직을 했고

    연봉 3억을 초봉으로 받게 되면서
    두둑해진 봉창을 두드리며

    한풀이로
    삼시세낄 낙지로만
    원없이 밸 채우기로 다짐했었다.

    해 즐긴 게
    낙지볶음, 낙지매운탕, 낙시보쌈, 낙지회, 낙지비빔밥, 낙지구이, 낙지조림, 낙지보신탕, 낙지갈비, 낙지불고기, 낙지족발등등등……

    또 그러다

    서른 두 번째 애인였던 영숙이,

    여행은 꼭 1박2일코스가 환상의 코스라고
    그 코스를 밟자는 영숙이가 하도 졸라

    어쩔 수 없이
    열찰 타고 함께 여술 가 간 횟집,

    와!!!!!!!!!!!!!!!!!! 산낙지. 산낙지다.

    메뉼 보는 순간
    산낙지란 글자가 유난히 광이 나
    꼭 찍으며 원없이 먹어보자곤
    10인분요.

    능지처참 된 낙지들이
    한많은 삶을 부여잡고 처절하게 꿈틀대는데

    이게 산낙지였어?

    영숙이는 걸 초장에 푸욱 찍어
    쐬주와 함께 잘도 흡입하는데

    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비위가 약해 산 걸 먹는다는 게 끔찍했고
    꿈틀대는 게 징그럽기도 해서였지만

    것보다도

    쐬줄 빨고 취해 나가 떨어지면
    1박2일 코스는 죽되는 거잖아.

    영숙이의 1박2일코스의 플랜을 안 이상
    정신줄을 놓아선 안 된다는
    결연한 의지 때문에
    낙지도 쐬주도 멀리 했기에

    한도 많고 원도 많았던 산낙지를
    지금까지도 못 먹어 봤다.

    참고로
    영숙이는 다음날
    올라오는 열차안에서 내게 이리 속삭였다.

    “정신줄 안 놓고

    밤새 일곱 번,

    일곱 번씩이나 깨워줘서

    고마워.”
    .
    .
    .
    .
    .
    “지각 있는 문어·게 산 채로 삶지 말아야…”

    영국 정부가
    문어, 바닷가재, 게 등이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는 점에서 동물복지법안을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22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동물복지부는 최근 성명을 내고서 “문어, 오징어 등 두족류와 바닷가재, 게 등 십각류가 ‘지각있는 존재(sentient being)’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들 동물에 대해 동물복지법안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략.

    보고서는 바닷가재와 게를 살아있는 상태로 삶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면서 이들 동물의 운송, 도살, 기절 등을 위한 모범사례를 제시했다.

    잭 골드스미스 동물복지부 장관은 성명에서 “이제 십각류와 두족류가 고통을 느낀다는 것이 과학으로 분명해졌으므로 이들이 동물복지법의 적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략.

    “펌”
    .
    .
    .
    .
    .
    밤새 한숨을 못 잤다.

    뭔가가 뒤엉켜 내 목을 조르는데

    임종할 찰라 깨어보니

    그 때 10인분의 낙지의 원혼들이
    걸 시킨 내가 원흉이라면서
    꿈에 나타나 날 데려가렸던 모양이다.

    오늘은
    낙지 사진을 걸어두고 제살 지내야겠다.

    그만 구천을 떠돌고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영면하시라면서.~~~

    • 안티58 68.***.25.207

      그 나이 처 먹도록 산낙지도 한번도 못 처먹어본 니도 천연기념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