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했다

  • #3631769
    칼있으마 73.***.151.16 375

    어제만 해도 그랬다.

    초면을 앞에 두고
    실언이다 싶었는지

    내 내뱉는 글자끝에 따라붙던 공기가
    멈칫, 했다.

    그 바람에 나 역시 흠칫했으나

    괜히 껴들었다고 주억거릴 수도
    그렇다고 삭제할 수도
    그렇다고 수정할 수도 없는

    댓글란 사정

    때문에

    망설이다 결국

    안 쓴 척, 못 본 척 다른 싸이트로
    눈을 디밀었다.

    넷상이라고

    말을 가리는법이 없고
    말이 진중함을 잃고
    턱없이 가벼워져서는

    이 사람 저 사람 글에
    방정맞게 떠다니고 있다는 걸
    잠깐, 의 시간에 나를 발견해서였다.

    그동안은 다행이
    자유게시판은 넘지 않았었는데

    요 며칠 갑자기
    내가 돌았나 싶을 정도로
    유에스라이프란이니 정치란이닐 싸돌아다니고 있음에
    아차 싶었던 거였다.

    그래.

    앞으론 절대로
    가비얍게 싸돌아다니지 말자.
    .
    .
    .
    .
    .
    어젠 정말이지
    보험약관을 보는 기분이 들었었다.

    눈과 귀에 들어오는 건

    보상이 얼마가 나오냐.

    만 알면
    약관을 다 본 것 같은 그런.

    젤 밑에 깨알같은 글씨가
    날 옭아맬 올무인데도

    건 안 보이고
    보상이 얼마가 나오냐만 보이는 것처럼

    그의 물음은

    묻고자 함, 궁금함은
    깨알같아 보이지 않았고

    글의 대문에
    떡하니 대문짝만하게 달아 둔 글이
    나의 시선을 묶어버린 건

    “현재

    – 한국 대기업 재직중 엔지니어
    – 세전원천 : 1.4~1.5억 정도
    – YOE : 약20년
    – 학력 : 한국 대학원 석사
    – 부양가족 : 아내 맞벌이, 10살 정도 자녀 2명”

    였다.

    쉬 말하잠

    그의 글을 읽고 나서
    머리에 남은 건데기를 꺼내봤더니

    물음은 없고

    나 이런 사람야. 란

    스펙자랑질

    만 건데기로 남아서

    나의 선량한 야마가 돌면서
    내 진중함을 잃었던 거였다.

    그의 글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퇴폐적였다.

    랄 수 있겠다.
    .
    .
    .
    .
    .
    영주권을 받았고
    아이티 업계에 종살 하고
    곧 이곳으로 오게 될 양반이라면

    벌써, 버얼써

    나름 빠삭하게
    미국의 이곳 저곳 70곳을 압수수색해서
    탈탈 털어 알아봤을 거고

    그런 상황임에도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면

    머저리 중의 상머저릴텐데

    그가 상머저리가 아니고

    이미 압수수색을 다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그의 녹취록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링크까지 걸어가면서

    “예, 이곳에 가 보니까 참 잘 나와 있더라고요.

    예, 그곳에도 이미 가 봤지요.”

    이미 압수수색을 마친 양반이
    이런 곳에 묻고파 왔다는 건 구라요 어불성설이요,

    다만

    시간을 탕진하고파
    심심풀이 땅콩으로 들어와선

    정작 물어 볼 건 물어볼 것도 없기에
    깨알같이 창문으로 걸어뒀고

    나 이정도 되는 사람이야.
    한국에서 아주 잘 나가는 사람이야.
    너희들관 좀 차원이 다른, 한 끗발 지체높은 양반야.

    만 대문짝만하게 걸어뒀으니,

    이건 필시

    이곳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요, 모독이요, 능욕이요,
    멸시요, 괄시요, 무시요,
    실례요,결례요, 무례라.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아무곳에서나 주름만 잡으면 뻔디긴 줄 알고

    이곳 양반들을 백 명으로 침

    나 뺀 구십구명이 박사요,
    나 뺀 구십구명의 연봉이 미니멈 30만불인데

    어디 한국 촌구석에서
    주위사람들한테나 통할 자랑질을
    이곳에 떠억 하니 하고 자빠졌는지.

    그의 경박함을 읽어 내며

    저것도 낳아보니 아들이라고
    금줄에 고추까지 끼웠겠지 싶더라니.

    그의 인성 군데군데가
    습기가 찼는지 슬어있어

    한심한 인간이로고.
    .
    .
    .
    .
    .
    아침부터
    그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씨부리고 보니

    내가 또 왜 이러지?
    남 일에 왜 껴드나?
    못 본 척 지나치면 될텐데 왜 그러지?
    초면에 그사람한테 너무 심하게 했나?

    내가 잘 못 한건가?

    마음이 가냘프게 흔들리면서
    양심이 이래졌다.

    참 잘했다.~~~

    • V 174.***.143.181

      참나 미국서 사니라 애쓴다. 말할 상대도 없고.

    • 중부 107.***.194.53

      틀니 딱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