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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민이 많은데 답이 없어서 한탄하듯 올려봅니다.
현재 박사과정중에 있는 이중국적자인데요, 여러가지 이유로 병역문제가 너무나 복잡하게 꼬여버렸습니다.
제가 애초에 가지고 있던 계획은 10년 이상 한국에 들어가지 않으면 37세까지 연기가 가능해서, 그렇게 해결하려고 했었습니다. 병무청과도 확인을 해보니 제 케이스처럼 쭉 살면 가능하다고. 좋은 방법 같다고. 사실 그래서 군대연기를 대학원 끝날 때까지로 해놓고 맘편하게 대학원까지 쭉 와버렸습니다. 그렇게 대학원 병역연기만 하며 나이가 한국나이로 서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작년에 한국에 있는 와중에 턱에 문제가 크게 터져서 6개월 이상 오래 머물게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학교에 휴학을 하고 한국에 지내면서 재활까지 하게 됐는데요, 그렇게 정신이 없는 와중에 한국에 너무 오래 있게되는 바람에 위에 계획이 불가능해져 버렸습니다. 더이상 재외동포?로 치지 않는다면서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알아본 게 학교로 돌아가 박사를 빠르게 끝낸 후 전문연구원을 가는 거였습니다. 자리가 적게 난다 해도 군대연기일수가 남으면, 박사를 좀 끌면서 계속 지원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코로나가 터져버리는 바람에 랩이 지금 1년가량 제대로 돌아가질 못하는 상황입니다. 거기에 턱을 계속 체크해줘야 하는 상황에 미국 병원들이 문을 닫아버려 한참 확인을 못하다가, 겨우 한국에 오니 문제가 있어서 재활을 하고나니 더 늦어졌네요. 원래는 이번 여름에 박사를 끝낼 생각이었습니다만, 대학원으로 연기가능한 기한인 내년 여름까지도 끝내기가 굉장히 어려워보이게 돼버렸습니다. 어떻게 빠르게 끝낸대도 전문연구요원을 하는 길이 개런티가 아닌게 마음에 크게 걸립니다. 알아보니, 미국대학 박사여도 들어가기가 많이 힘들다는데, 지금 이렇게 급하게 박사를 끝내버려야 하는 상황에 제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 많이 드네요. 만에하나 전문연구요원이 안 되는 사태에는 박사를 끝낸 후에 바로 현역을 끌려가는 정말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요. 이미 카투사, 어학병, 장교같은 건 전부 나이제한을 넘겨버려서 불가능합니다.
일이 꼬이고 꼬여 이렇게 되고나니 남는 선택권이 몇 없는 상황입니다. 크게는 둘로 나뉘는데,
1. 지금 현역을 들어간다:
– 장점: 다행히 지금 프로젝트에서 딱 데이터를 뽑고 분석만 하면 되는 되는 단계입니다. 안그래도 코로나로 랩이 지지부진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지금 코로나로 지지부진한 랩 상황을 좀 비껴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놓은 부분이 꽤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어있고, 데이터분석을 중점적으로 배워가면 되는 스테이지라, 프로젝트를 끊으려면 지금 끊어야합니다. 더 늦으면 지금부터 군대가기 전에 한 일이 헛수고가 될 확률만 높고요. 지도교수님도 동의하셨습니다. 갔다 올거면 지금 가라고. 다녀오면 마음 편하게 박사를 할 수는 있겠네요.
– 단점/의문점: 턱이 사실 회복이 안 끝났습니다. 지금은 조금만 빨리 씹으려고 하거나 단단한 음식을 먹으려면 턱에서 우드득, 찌직 소리가 나면서 염증이 생깁니다. 신검을 받아봤지만 4급조차도 해당사항이 없더라고요. 입을 15센치 이상 벌릴 수 있으면 가는거라는데 튜브로 먹는게 아니면 가라는 말이죠. 턱관절 전문의한테 알아보니 한 달에 한번은 의사가 봐야하고, 앞으로 1, 2년간 절대 힘을 자꾸 주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관절이 계속 이렇게 갈려나가면 진짜 입을 못 벌리게 되는데, 초기인 지금이 제일 중요하다고. 그런데 군대에서 식사도 빨리하고, 가리는것도 없이 먹어야 하는데, 이런 제 컨디션을 받아줄지가 의문입니다. 편식도 해야하고, 밥도 천천히 먹어야하고, 나가서 의사도 자주 봐야하는데 이걸 받아들여줄까요..? 저와 비슷한 컨디션을 갖고 갔다는 사람 글을 봤는데, 정말 턱 장애가 돼서 의병제대도 아니고 불..뭐로 쫓겨났다고 하더라고요. 이것때매 수술을 몇 번을 하고, 재활을 몇 년을 했는데 제가 그렇게 되면 정말 자살하고 싶을 것 같네요… 뭐 그 외로도, 서른살에 지금 대학원에 여러가지가 겹쳐 몸도 마음도 많이 쇠약한데 아프고 다칠지는 않을지, 다녀와서 굳은 머리로 박사를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요.2. 그냥 한국에 38세까지 안 들어오는 것.
– 장점: 군대 안 가도 됩니다. 미국인이라 미국에서 삶 제약 전혀 없습니다.
– 단점/의문점: 한국에 거의 마흔살까지 갈 수 없습니다. 사실 병역법이란게 계속 바뀌고, 피한 사람한테 안좋은 방향으로 진전되는 것 같아서 많이 걱정이 됩니다. 찾아보니 국회에서 뭐 아예 영원히 한국 못 오게 하자, 50까지 못오게 하자, 이런 법도 발의가 된다는데, 언제 통과가 될 지도 전혀 모르는 상황이고요. 부모님이 아프기라도 하시면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정말 불확실한 이유이지만, 사람 인생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한국에 정말 오고싶은 일이 언제 생길지도 모르는거고요. 뭐 자잘한걸로는 상속문제가 얽힐수도 있을것같고, 한인이나 교포여자와 연애나 결혼을 (사실 미국에선 아예 미국인으로 살기때문에 한국여자를 만나보기는 커녕 한국인 친구도 몇 없습니다만) 거의 배제하고 살아야 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마흔 살 이후라도 병무청이 기소할수도 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이런식이면 사실 당장 내년부터 한국에 거의 영원히 안 들어갈 생각 하고 사는것같은 느낌이네요. 사실 일을 하고 결혼을 하면 어차피 한국 갈 일도 없다는 얘기를 듣습니다만.. 주위에 한국인이 없어서 정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국을 안가는 것과 못가는 것의 차이가 심리적으로 힘들것같네요.뭔가 더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요약하자면 저 정도입니다. 향후 거의 10년가량 이상을 정하는 기로에 놓여져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저같은 케이스가 정말 없네요. 저한테 제일 무거운 variable 둘이
1. 과연 박사가 끝난 후 한국에 얼마나 들어오고 싶을지, 들어올 일이 있을지
2. 군대에서 제 의료사정을 얼마나 봐줄지인데… 사실 주위에 한국인 지인이 거의 없다보니 정보를 얻기가 정말 많이 힘이 듭니다. 여기계신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조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