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잠 못 이루며 쓴 글

  • #3561334
    칼있으마 73.***.151.16 340

    첨병으로
    장인을 낙점했다.

    말하자면 선발대였다.

    생김샌 어떤지
    모양은 어떤지
    맛은 어떤지

    미국을 염탐하고 보고하라는
    내 명을 받은 장인은

    나의 재촉과 독촉에

    하도 넓어 아직 다 파악 못 했다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면서
    핑계로만 10 년도 더 넘게 끌길래

    하룬 부아가 나서

    어이 장인,

    대꼬,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

    랬더니

    다음날

    사위님
    터를 다 닦아 놨으니 어서 오십시오.
    .
    .
    .
    .
    .
    아, 드디어 내가 한국을 뜬다.

    막상 닥치자

    내 인생의 최대 걸림돌였던
    엄마 아빠 형제 친구들이

    갑자기 다 사랑해졌다.

    갑자기 다 사랑해져선지

    헤어진다 생각하면
    후련하고 시원해야되는데

    예상을 뒤엎고
    그동안의 불효, 불우애가
    마음에 대못으로 박혀왔다.

    그래.
    내 뜨면
    언제 효도를 할 것이며
    언제 우애를 다질 수 있겠는가 싶어

    뜨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랑해지는 사람들과

    못 다한 여행이나 실컷 하고 뜨자곤

    경자랑은 경포대로
    영자랑은 정동진으로
    명자랑은 격포로
    성자랑은 해운대로
    현자랑은 지리산으로……

    마눌관
    신혼여행을 딴 동네로 가는 바람에
    제주돌 못 가봤다고 가보잡다기에

    제주도 가는 기차를 탔다가
    깜빡 졸고 있는데 툭,

    뭐?
    여기가 시애틀이라고?
    .
    .
    .
    .
    .
    역에서 나와
    거처가 마련된 곳으로 이동을 하는데

    와, 한국에선 운 좋으야 한 번 볼까말까하는 외제차.
    그 귀하신 몸, 외제차 뿐여서
    말 그대로
    눈깔 튀어나오게 휘둥그래지고 있는데

    앞에

    현대차다.

    걸 보면서
    참 많이도 가슴이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너도 나와 다르지 않지?

    아닌데? 다른데?

    아, 그럼 넌 기아찰 봤구나?

    무튼,

    내 차, 내 회사도 아닌데 내가 왜이러지?

    나라 나가면 개고생이지만
    애국자는 저절로 된다더니

    이곳에 온 지 1 시간 밖에 안 되었는데
    내가 벌써 애국자가 되었나?

    내게 있어 애국심이란,

    한일전 축구할 때만
    자동으로 생기는 걸로 알고 있었고

    일본을 응원하지 않는 게

    최고의 애국심인 줄 알았었는데.

    내가 날 보며 내가 신기해
    내게 놀라긴 또 그 날이 첨였었다.
    .
    .
    .
    .
    .
    창밖에선
    한국에서 10년동안 자연스레 그래왔듯

    뜻도 모르는,
    읽을 줄도 모르는,
    그래서 어지러운,

    꼬부라진 글씨들이 분주하게 지나가는데

    아, 앞으로의 살아 낼 일이 막막하더라고.

    딴 거 없었어.

    저 꼬부라진 글씨, 언얼
    과연 내가 타파할 수 있을까?

    와중에 이런 생각이 또 들더라고.

    현대차가 미국땅에 서 있는 건
    가슴 뿌듯한 게 아니고

    그래,
    신기한 거야.
    신기한 거.

    어찌 감히 우리나라의 후진 현대차가
    내로라하는 포드니 지엠이니 크라이슬러니

    그 완벽의 결정체라는

    미제,
    미제,
    미제.

    미제차가 득실거리는 이 땅에
    왜 서 있을 수가 있어?

    미국을 너무너무 부자, 선진국으로만
    우리나란 너무너무 가난한, 후진국으로만 알고 있어서

    현대차가 미국땅에 서 있으면
    크은 결례라는 게
    잠재의식으로 깔려 있던 건 아니었는지.

    미국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한 국가다며

    스스로 쫄고
    공항에 내렸던 거 같아 지금 봄.

    하나 더 있다.

    도로에서 만난 기차만한 트럭.

    한국에선 맹꽁이차만 보다
    첨으로 기차만한 트럭을 보는 순간

    아, 역쉬 미국은 엄청 큰나라라더니
    뭐든 엄청나게 크고 그래서 대단하구나.

    스스로 쫄아 놓고도 걸론 부족해서
    더 쫄려고 노력했었던 것 같아.

    하나 또 있다.

    이번엔 차가 아니라 배.

    한국에선
    아담한 통통배만 봤지
    엄청나게 큰 밴 못 봤던 터라

    아, 또 역쉬 미국은 다르구나.

    큰 배가 있단 소릴 들을 때마다
    커봤자 배겠지 뭐 했었는데

    상상조차 못 해 봤던 큰 배.
    있을 수 없고
    믿을 수 없는크은 배.

    를 보는 순간 얼마나 또 놀랐던지.

    물어봤어.

    어이 장인,

    저 여자 배 저 배 가 사람 배 맞아?
    .
    .
    .
    .
    .
    꼬부라진 글씨, 언어.
    과연 내가 타파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살다 보니

    꼬부라진 글씨도
    휘말린 언어도

    뭣도 아니더라고.

    한국의 중고대 10년 영어교육으론
    미국사람들 앞에서 말도 못 꺼낸다고

    어떤 색휘가 그래.

    내 경험으론

    10년 영어교육이면 충분해.

    그 교육만으로도
    꿋꿋하게 잘만 살아지더라.

    건 간단해.

    그 어마어마하고 위대하다던 미국,

    그런 미국의 민낯을 보게되면서부터

    미국,
    그리고 이 색휘들,
    뭣도 아니구마안?

    자신감이 붙었던 거지.

    자신감이 붙어버리니까
    무대뽀정신이 투철해지드마안?

    어디가서 뭘 사든 먹든 보든

    과감하게 무대뽀로 들이밀고 보는 거야.

    무슨 쓰바

    고급영얼 찾았쌌고
    문법을 찾았쌌고
    이저그 발음이 맞니마니 그래.

    어려운 꼬부랑말을
    못 해서 못 하는 건 하나도 없어.

    쩐이 없어 못 하지.

    쩐만 있어봐.

    손가락영어로
    가리키는 영어만으로도 소통은 충분히 돼.

    인정?
    .
    .
    .
    .
    .
    코로나19로 본 오늘의 세계.

    미국의 의료시스템이나
    역병의 대응방법,
    미국애덜이 뽑은 지도자가

    미국을 위대하게

    코로나합중국

    으로 만드는 수준을 보면서

    이게 나라냐?

    싶어.

    우리는 이제

    현대차니 기아차니 뭔 제품이닐 놓고
    긍지와 자불 느낄 땐 지났어.

    그들이 무시했던
    조그만 나라 대한민국.

    우리 나라,

    나라에 대한 긍지와 자불 느끼면서 살아야 될 만큼
    우리나라가 저만큼 컷단 걸 알아야 되고
    자랑스러워 해도 될 충분한 자격을 갖췄단 걸 알아야 돼.

    미국?

    이젠 깜봐도 돼.

    그니 어디가서 영어 앞이라고,
    야들 앞이라고 쪼그라들지마.

    얼마남지 않았어.

    미국애덜이

    너한테
    한국말을 알려달랄 날이.

    그니,
    되지도 않는 영어
    되지도 않을 거 뻔히 알면서
    괜히 영어공부하겠다고
    무모한 도전정신으로 인생 허비하지 마.

    그럴시간에

    한국말,

    우리말이나 좀 더 확실히 익혀가며
    미랠 대비해.

    좀 있음 넌 연봉 빵빵한

    한국어.

    한국어 원어민 강사

    가 될테니까.

    옥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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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 YOUNG SHIN 172.***.1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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