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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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있으마 73.***.151.16 340

    둥지를 탈출한 새들은
    나는 방향이 각기 달랐다.

    엄마의 종신보험였던 큰형은
    가입자가 보험해약서에 도장도 안 찍었는데
    엄마 도장을 위조하여
    일방적으로 보험해약을 통보하곤
    경남 양산으로 날랐다.

    양산 함 통도사밖에 없는 줄 알았던 난
    큰형은 중이 되었을 거라 생각했었다.

    유남독녀 외동딸였고
    세상에서 젤 예뻤던 누난
    부산 사나이가 던져 놓은 낚실 덜컥 물곤
    부산으로 날라갔다.

    누나덕에 초딩 5학년 때
    바다라는 것을 처음 봤고
    해운대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논산에 있는
    세상에서 제일 큰 탑정 저수지 보다
    두 배도 더 큰 곳이 있다는 걸 알곤
    충격을 속으로만 받아내느라
    속병을 앓아야 했었다.

    공부밖에 몰랐던 작은형은
    서울을 접수하겠다면서 올라가더니

    세상은 넓고 고수들은 많단 걸 깨닫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서든 접수하겠다며
    버티고 버티다 밀리고 밀려선
    분당으로 날라갔다.

    내가 작은형의 복수를 위해 몇 번 올라갔지만
    애석하게도 그냥 내려왔던 이윤

    한국놈이 한국땅에서 한국땅을 가는데도
    왜 역만 빠져 나오면
    한국땅인데도 딴나라 땅인 양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앞이 깜깜해지고
    한 발짝만 디뎠다간 길을 잃는지,

    도저히 웬수들을 찾을 수가 없어
    코만 몇 번 베이곤 그냥 내려왔었다.

    내 손에 안 걸린 걸 봄
    운 좋은 웬수놈들였던 거다.
    .
    .
    .
    .
    .
    난 전주로 날랐다.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이 찾아와

    연봉으로
    혈세 100만딸라를 축내달라며
    전북의 미래를 위해 함께 일해 주십사 간청이 있었지만
    돈을 돌로보던 시절였기에 (훗날 땅을치고 후횔 했지만)
    거절하길 여러차례.

    그러다 또 찾아와선

    전주는
    예향의 도시자 맛의 고장

    이라는
    도지사의 브리핑이 끝나기도 전에
    혈센 대꼬.

    그래, 내가 머물 곳
    그곳이 여기로다.

    바로 전주로 날랐다.

    양산, 부산, 분당, 전주.

    우리 네 형젠 그렇게 둥지를 박찼다.
    .
    .
    .
    .
    .
    전주에서
    내 등골빠진 거랑 뼈빠진 거랑을 모아
    중고시장에 내다 판 돈으로
    리무진 한 댈 뺐다.

    포니리무진.

    걸 광내고 싶어서
    큰형을 찾아 통도사로 갔다.

    통도사 면회실에서 큰형 이름을 대며
    내가 보잖다고 전하라 일렀더니

    그런 중은 없다길래 나와
    양산 읍내로 향하는데

    길 가에
    웬 지겟꾼이 쌀가말 지고 가고 있어 봤더니
    큰형이라.

    물었더니

    비락식혜를 만들기 위한 쌀을 팔어 온다나 어쩐다나.
    .
    .
    .
    .
    .
    조카들의 우상은 곧 나였던 터라.

    담날 아침

    포니리무진에 조칼 태우고
    개폼 좀 잡으며 학굘 데려다 주려 내려왔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악.

    웃음만 나와서
    그냥 웃었어 그냥
    허탈하게 웃으며 하나만 묻자 했어~~~ 방주연 노래 뽄땀.

    어떤 개이새이여이씨……이하 생략.

    혹시 내가 뭘 잘 못 했나?
    아파트 주차장을 두리번거려봤다.

    지정석이 있나 없나.

    그리곤 확인해 봤다.
    금이라도 밟았나.

    자를 동원해 재 봐도
    나만큼이나 차암 올곧게 차를 주차 해 놨는데
    그랬는데, 그랬음에도.
    .
    .
    .
    .
    .
    아무리 연굴 하고 머릴 짜내도
    답이 안 찾아지길래

    내게 물어
    천재야 뭐하니 답 안 내놓고?

    내 포니리무진이

    전북남바잖아.
    전북 2가 1818.

    라면이 아마 대충 봐도 열박스 정도?

    걸 어떻게 끓였나 몰라.

    그 라면이
    차 지붕부터 유리, 바퀴까지
    온 바디가 떡이 되어 붙어 있는데
    기가막히더라고.

    차가 아니라
    라면으로
    차 모양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착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라면테러를 당한 거지.

    걍 너희들은 버스타고 가라.

    앞유리를 바드시 긁어내고 세차장엘 갔더니
    안 따꺼준댜.

    따블, 안딘댜.
    따다블, 댄댜.

    논픽션이다.
    .
    .
    .
    .
    .
    난 단 한 번도 걸 두고
    경상돈놈들이니뭐니 안 했다는 거지.

    할 이유도 없고
    해서도 안 되고.

    잘 한다는 게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그래얀단 거지.

    내 포니리무진에 라면테럴 한 미친놈이
    결코 경상돌 대표하는 놈이 아니잖냔 거지.

    미친놈 하날 두곤
    경상돌 찾는 나라면
    난 내가 날 내비 안 둘 것 같아.

    해 하는 소랴.

    너.

    특히 너.

    어디지역이 어떻니마니
    어디지역 사람이 어떻니마니

    새해부턴
    주디 함부로 놀리지 말란 소랴.

    그러는 널 봄 참으로 많은 분나.

    네 지방타령으로 분나는 게 아니라
    네가 나와 같이 인간이라는 게 분나.

    세상에서 제일 큰 욕이 이건 건 알지?

    예수가 유다에게 왈,

    “넌 세상에 안 태어나는 게 나았다.”

    널 봄
    저 욕이 생각나서 그래.

    그러니 얘,
    올해부턴 저 욕 먹기 없기.

    옥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