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 답변 좀 부탁드립니다.

  • #3553519
    칼있으마 73.***.151.16 317

    한 반에서
    함께 공부하던

    지지배들 몇과
    머슴아들 몇은

    읍내로
    뺑뺑이를 돌리러 가지 않았었다.

    왜 저 친구들은
    뺑뺑이를 돌리러 가지 않는지

    물어 보고 싶었지만
    물어 볼 수 없었던 건

    어린 내 눈에도
    그 친구들의 맑은 눈이

    너무 슬퍼 보여서
    그래서 그랬던건 아니었던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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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눈에
    너무 슬픈 눈으로 보였을 형과 누나가

    서울로 어디로
    어디 공장으로

    고사리 같은 손 보다 조금 큰 손으로
    돈 벌러 간 덕에

    뺑뺑이를 돌려
    읍내 중학교에 다닐 수 있었지만

    나나 너나
    내 네집이나

    먹고 사는 건 마찬가지였던

    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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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구경이라고 해 봐야
    동네 잔칫날 이브에 어른들 모여

    변호살 선임할 틈도 주지 않고
    꺼먹돼지 한 마리.
    비명 서너 마디에 목숨을 내놓으면

    보시의 살덩이를 삶아
    소쿠리에 건져 올린 고기

    털 박힌 살 한 점 얻어
    꾹꾹 굵은 소금 찍어
    꼭꼭 씹어 먹던 게 전부였던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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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이 부자였고
    가난이 행복였고
    가난이 아름다웠던 그 때

    돌아서면 허기돌긴 해도
    그 풀때죽 한 그릇이면

    세상이 온통 내 것이 되던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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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그덕삐그덕
    관절을 앓고 있는 사립문 옆 남새밭,

    한 뼘이나 자란 김장배추 사일 지나

    담을 타며 단단히 얽힌 줄기를
    달팽이처럼 더듬어가는 엄마,

    허리 펴는 가슴에

    하늘만한 호박 한 덩이를 품고
    태양만큼 밝은 미소를 지으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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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주히 삭정개비를 지피시던 아버지
    분주히 주걱을 휘저으며 땀을 닦으시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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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이 바장거리고
    왕버들 졸고 있는 사이

    산그늘 뛰어내려 문살 뜯는 어슬녘쯤

    김치와 다꽝이 전부였지만

    달디 단 호박죽 하나로도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던 그 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그 때,


    지금도 그대로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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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지 떨어진 감처럼
    휑한 가슴이 이윽해 오더니

    갑자기 생각나는

    그 때 그

    호박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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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따가

    늙은 호박,

    늙은 호박이나 하나 사와야겠어.

    “왜? 할로윈도 지났는데?”

    저런 씨이.

    아,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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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묻는데,

    얘,

    왜 호박은 늙은호박야?

    봄 애호박도 있잖아.

    그럼
    청년호박이나 중년호박은 어딜 가고
    애호박에서 바로 늙은호박으로 가?

    애수박, 애딸기도 없거니와
    늙은 수박, 늙은딸기도 없는데

    왜 호박만 그래?

    왜 늙은호박인지

    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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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자릴 빌려 하나 더 묻잠,

    샐 두곤

    참새, 종달새, 방울새 그러잖아.

    그럼 왜

    꿩, 비둘기, 뻐꾸기는 새라 안 해?

    샐 붙여

    꿩새, 비둘기새, 뻐꾸기새가 맞는 거야 아님

    샐 떼

    참, 종달, 방울이락해야 맞는 거야?

    건 뭐 그렇다 치고

    것 보다 가장 궁금한 건

    너.

    이곳에서 하루가 멀다곤 깽판만 치는 널 두곤
    왜 사람들이

    개새

    라해?

    네게서도

    샐 떼

    라고 하는 게 맞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