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 #3540929
    칼있으마 73.***.151.16 325

    빨래를 말리러 온 바람따라
    하늘거리는 옷가지들이
    빨랫줄에 걸터앉아 썬텐을 즐기는 오후

    왜 엥~~~

    그 윌
    뱅기 한 마리가
    낮은자세로 황급히 날아가자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긴장감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남들관 달리

    하이얀 빨래류들을 보면서
    마음이 뽀송뽀송해지는 걸로
    난 영화를 시작했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그 영활 보고 남은 게 있다면

    화창한 날,
    화려한 여인 하나가
    눈부신 빨래를 널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었던 것였던 게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단 소리다.

    영일만인가

    진주만

    인가 그럴거야 아마 영화제목이.
    .
    .
    .
    .
    .
    지금 와 돌이켜 봄

    우리 누난

    노빤쓰에 노브라였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다시 돌이켜 보고도 봐도

    처마에서부터
    대문 옆의 미루나무 중턱에
    흐느러지게 묶어둔 빨랫줄에 걸터앉아
    썬텐을 즐기던
    빤쓰도 브라도 한 번도 못 본 것 같으니 말이다.

    나 보다 11살 윈 누난
    야속하게도
    내게 여자 속옷을 깨우칠 혜택을
    빨랫줄에 단 한 줄도 남겨놓지 않고

    단지
    학벌이 자기 보다 좋다는 이유 하나로
    매형에게 필이 꽂혀
    스무살 나이로 인생을 걸러 가게 되는데

    매형이
    우리 부모님께 낸 이력서의 학력란엔
    최종학교가
    중졸였다.

    누난 국졸였고.

    그런 누나 부불 보면서 깨우친 건

    가정의 행복은 결코
    학력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거다.

    그 학력으로도
    잘 살아내고 있는 걸 봄

    참도 아름다우니

    매형에게 고맙고
    누나에게 고맙다.
    .
    .
    .
    .
    .
    난닝구며 빤쓰며 양말이며 수건이며
    쓰봉이며 우와기멸 널면서

    엄마는 언제나
    당신의 마음까지 함께 널어

    아버지에게 다구리 당할 때마다의 고통과 한을
    뽀송뽀송하게 말리곤 했었다.

    가끔은
    동산유지 빨랫비누 냄새가 덜 가신 것도 있었지만

    빨랫줄에서 거듭난 옷가지들을 걷을 땐
    행복감이 벅차오르곤 했었는데

    건,
    뽀송뽀송하게 손끝에 전해지는 감촉때문이기도 했었지만
    엄마의 뽀얀 마음이 따라 읽혀져서였었다.

    뽀송뽀송한 햇볕냄새가 바로
    엄마냄새였던 거였다.
    .
    .
    .
    .
    .
    마침 햇살이 골고루 익고 있어
    마눌의 군둥내와 살가루와 비듬이 앵긴 이불을
    털겸 덱 턱에 널었더니

    마눌이 샤월 하다 말곤
    나체로 뛰쳐나와선
    똥그란 눈을 하곤 입을 벌렁거리는데

    걸리면 벌금이 백 만 불이니
    신속히 걷어들이란다.

    우리집에서 우리 것도 못 널어?

    그게 아니고 법때문이란다.

    쓰바,
    낄띠나 안 낄띠나 꼭 끼면서도
    급기야 집까지 파고들어 끼는 그노무 법.

    한국은 그리 된지 오래고
    여기는 그리 된지 언제부턴진 모르겠지만

    집이나 아파트에서
    빨래를 널면
    반은 죽여버린단다.

    속 낼 파 봤더니
    미관을 흐린다고 그럴 듯 하게 포장을 하곤 있지만
    지저분하면

    집값,

    부동산 가치가 떨어진다는 게
    내용물이다.

    보는 눈에 따라서는
    게 외려

    사람 사는 동네
    정감 있는 주택단지

    로 볼 수도 있지 싶지 싶고

    서로 조금만 참으면

    아니, 참을 것도 없이
    그저 그런가 보다곤 신경들을 안 쓰고 살면

    뽀송뽀송한 햇볕냄새를
    흥건히 맡으며 살 수 있을텐데

    널리고 널린 게 햇살이면서도
    걸 아깝게도 낭비하며
    빨랠 널지 말라니.

    그래설까?

    세탁기 신세를 지며
    요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이

    뽀송뽀송한 옷을 입지 못하면서부터

    축축하고
    칙칙하고
    눅눅하고
    척척하게 된 게?~~~

    • 미국 173.***.165.17

      캘리사시는듯..

      이 좋은 햇살을 두고, 드라이어로 말린다는게 이해가 안되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