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전히 나의 닉네임을 증명한 날

orcl 208.***.102.92

빚이 많은데 현금도 많은 이유는 보통 간단합니다.

빚으로 현금을 만든거죠.

회사가 대출을 하면 그 대출한 돈은 재무제표 상 현금이 됩니다. 회사의 이익이 철철 흘러넘쳐서 현금이 많은게 아니고, 빚으로 조달한거죠.

그럼 현금을 왜 빚을 갚는데 쓰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죠. 제 생각에는

(1) 단기 부채 중에 가장 비중이 큰, 피트니 뱅크의 고객 예탁금이 613 밀리언. 밸런스 싯에 자산과 빚으로 동시에 잡힙니다. 대출도 하고 투자도 하겠지만 어느 정도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2) 그외 단기 부채가 1 빌리언.

(1) (2) 합쳐서 단기 부채가 1.7빌리언.

그래서 현금을 많이 유지해야 돈 낼거 제때 내고 default를 피하겠죠. 고객 예탁금도 상당부분은 현금보유, 단기 투자해야 하고요,

피트니는 작심하고 빚을 줄이려고 하는 거 같지 않고요, 원금 상환 시기는 리파이낸싱을 통해 미루면서, 조금씩 shipping business에 투자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뭔가 문제를 카펫 밑으로 감추려는 거 같기도 하고 그만한 사정이 있는 거 같기도 한데.. 이해가 안가는 것은 그 와중에 배당도 하고 미래 투자는 거의 없다는 거죠. Shipping business 확장을 위해 capex 투자(웨어하우스)를 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에 비하면 너무 적죠.

shipping도 결국 어떤 테크놀로지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판가름됩니다. 지금이야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시기라 커지는 파이를 나누지만 테크에 투자못하면 결국 자기 자신의 한계에 직면하겠지요. 쉬핑이나 딜리버리는 결코 많이 마진이 많은 사업이 아닙니다. 항공사랑 비슷하죠. 운임을 올리면 바로 경쟁이 들어오기때문에 독점 기술이 있거나 비용이 매우 적은 테크 기업처럼 수십%를 남길수가 없어요. 쉬핑만 하는 회사는 앞으로도 계속 빠듯한 겁니다.

현재 주가에서 올라갈 가능성이 얼마든 있지만 오래 전의 주가로 돌아가려면 수익성이 엄청 개선되거나 급성장을 해야 하겠죠, 그러나 빚이 이렇게 많은 회사는 어디서 계속 자금 조달을 하지 않는 한 빨리 성장할 수가 어렵죠, 5%대로 조달하다간 지금 프로핏 마진도 한 5%하던데…. 레버리지 효과가 많지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