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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관련 ICE 행정 명령에 관한 보충 설명
(주: 안석훈 님 기타 몇분의 댓글을 보고 내용을 약간 고치고 추가한 것이 있으니 이미 읽으신 분도 한번더 읽어보세요. 감사합니다.)
[The U.S. Department of State will not issue visas to students enrolled in schools and/or programs that are fully online for the fall semester nor will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permit these students to enter the United States.]
2020년 7월 6일자로 발표된 ICE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 행정 명령의 골자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것은: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 혹은 프로그램에서 공부를 하는 외국학생들은 미국을 떠나야하거나 외국에서 비자를 받아서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
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것을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는 간단합니다. [외국 학생들을 쫓아내자] 가 목표가 아니고 [미국의 대학들이 문을 열도록 하자] 가 목표입니다. 대학들이 옛날처럼 문을 열도록 하자면 무언가 당근과 채찍을 주어야 하는데 억울하게도 [유학생들] 에게로 불똥이 튀어서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유학생들이 당근과 채찍 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현재 미국에는 약 5,000 개 정도의 대학이 있는데 이중에서 오늘 현재 100% 온라인으로만 운영되는 대학은 과연 몇개나 될까요? 그리고 그런 대학에 다니고 있는 유학생들이 몇명이나 될까요? 실제로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전통적으로 순전히 온라인으로만 학사를 운영하는 대학은 미국 전체 대학의 5% 미만으로 추산되고 있고, 이런 대학들은 원래부터 미국인들 중에서 이미 job 을 가지고 있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파트 타임으로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 유학생은 사실상 해당 사항이 없다고 보겠습니다.
그럼 이번 조치로 인해서 실제로 영향을 받는 외국학생들은 얼마나 될까요?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첫째는, 이번에 발표된 가이드라인의 목적이 [미국 대학의 정상화] 이고 [외국인 학생의 불법화] 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유학생들이 미국에 기여하는 경제적 효과입니다. 엄청난 금액의 돈을 미국에 기여하고 있고 졸업후에는 미국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인력이 되는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을 대거 하루 아침에 쫓아내지 않을 것입니다. 세째는, 대학들이 자구 노력을 부지런히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많은 대학과 프로그램들이, 소위 hybrid 즉,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를 동시에 병행하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을 감안하면, 그렇게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90% 온라인으로 운영하고 10% face-to-face 강의를 한다고 해도 이런 대학은 이번 명령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조치가 외국학생들을 타겟으로 삼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조치는 [학생] 들을 향해서 내린 것이 아니고 [학교] 를 상대로 내린 행정 조치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의 선거 전에 어떻게 해서든 대학을 비롯하여 미국의 모든 학교가 문을 열기를 원하고 있어서, 가급적 학교 에 학생과 교수가 모두 나와서 수업을 해줄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 중에서 조금이라도 현재 신분에 의문이 있는 사람은, 현재 본인이 다니고 있는 대학교의 ISO (International Students Office) 에 문의를 하시면 될 것입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학생의 지위에 관해서는 학교에 모든 것을 위임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입학허가서 (I-20) 를 외국인 학생에게 발급했으면 그때부터는 학생의 신분은 학교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학생은 학교의 지시를 따르면 됩니다.
911 테러 사건 때에 주범들이 학생신분 (F-1 visa) 였기 때문에 그후로 미국 정부는 학생들의 비자에 대해서 엄격한 관리를 해오고 있습니다. 학교가 발행하는 I-20 에 근거하여 서울의 미국 대사관에서 F-1 visa 를 받은 학생은 지금 당장은 미국 출입국을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번 행정 명령의 위반이 있었거나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출입국을 하기 전에, 학교의 ISO 에 본인의 사정을 설명하시고, 다음 학기 수강신청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현재와 장래의 신분을 합법적으로 유지하려면 어떻게해야하는지 학교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특정 학기에 1 과목 혹은 3 학점 이상을 넘어서 온라인 수업을 들어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이번에 공시를 하였으니, 수강신청 과목도 학교의 ISO 와 advisor 와 긴밀히 의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신문에서 너무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는 바람에 일부 유학생들 사이에서 이제 유학생은 [상장폐지된 주식] 이라느니 [폭망한 인생] 이라느니 [한국 대학입시 준비하자] [강남 학원 가자] 등등 자조섞인 한탄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비관하지 마시고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전념하시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지금의 이 행정조치는 언젠가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학생 없이는 학교도 의미가 없습니다. 이번 조치로 가장 바빠진 곳은 미국의 대학교입니다. 대학교들은 어떻게든지 살아남기 위해서 100% 온라인 강의보다는 hybrid 쪽으로 가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부지런히 외국 유학생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만 그 학교에 등록된 학생들이 일단 1차적으로 구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번 Covid 19 사태로 인해서 학교 전체가 100% 온라인으로 간 학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만 그러나 6 월 이후로 점진적으로 대면 강의를 오픈하기 시작했고, 또 이번 행정조치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자구책을 모두 만들고 있기 때문에 유학생들은 학교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의 움직임은 어차피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시지 말고, 그래도 자신의 신분 문제가 걱정이 되시는 분은 ISO 에 문의를 하셔야 합니다.)
여러분, 요새 언론을 보면 정상적인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여러분은 학업에 매진하셔야 합니다. 언론이 뭐라고 하든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그리고 오로지 학교의 지시를 따르신다면, 여러분의 99.99% 는 이번 ICE 행정 명령의 영향을 받지 않고 상황을 넘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로서리 쇼핑을 가서 줄을 서보면 항상 옆줄이 짧아 보입니다. 그래서 그쪽으로 재빨리 옮겨가면 갑자기 그줄의 속도가 또 느려집니다. 그래서 또 큰맘 먹고 다른 줄로 옮겨보면, 바로 앞사람이 지갑을 안가져왔거나 직원과 실랑이를 해서 또 속도가 느려집니다. 그로서리 줄서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폭망을 한달에 한번씩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번 행정 명령도 그로서리 줄서는 것과 유사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조용히 나오고 어떤 사람은 줄을 바꾸면서 인생의 폭망을 경험하기도 하고, 진땀을 흘리기도 하고, 꼭 누구와 싸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그냥 해드폰 끼고 휘파람을 불면서 나옵니다. 그로서리 가게에서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하여, [그로서리 가게에 갖혀서 결국 못나온 사람] 혹은 [그로서리 가게에 평생 출입금지 조치를 당한 사람] 아직 저는 그런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은 생기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행정조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이 조치로 인해서 추방을 당하거나 입국이 금지되는 그런 운명적인 상황을 바로 만날 것으로 모두 걱정을 하는데, 저는 그런 피해자가 당장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 외국 유학생들이 추방 등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생기면, 이 행정 명령의 부당성에 대해서 소송 (이런 소송을 가처분 소송 Temporary Restraining Order 라고 합니다만) 을 걸어서라도 막으려는 움직임도 곧 일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너무 많은 유학생들이 걱정을 너무 하는 듯하여 몇자 써보았습니다.
유학생 여러분, 힘내세요. 대통령 선거, 행정조치, 비자, 온라인 수업, 이런 것들은 모두 여러분 곁을 잠시 지나가는 것들입니다. 여러분의 학업은 여러분 본인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인류를 위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거나 어떤 나라의 대통령이 바뀌거나 계속 되어야 합니다.
추가 1: 저는 여러분에게 법률적인 조언을 드린 것이 아니오니, 여러분 각자의 케이스는 반드시 자신의 학교의 ISO 와 의논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I-20, visa, 여권, 수강신청하는 과목의 목록 등등 학교의 ISO 와 의논을 하실 때 현재 가지고 계신 서류와 정보를 모두 보여주시고 자신의 현재의 위치가 안전한지 앞으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확인을 하고 계획을 하시는 것이 현명하다고 하겠습니다. 어떤 상황에 있든, 절대 혼자서 고민하거나 미리 포기하지는 마세요. 아직도 많은 변수가 있고 희망도 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여기까지 얼마나 고생해서 왔나요. 모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