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닥을 하다가 인더스트리로 가신 분들께

한국미국 122.***.176.131

박사유학, 포닥하다 글로벌대기업으로 정규직, 그리고 다시 포닥으로 가서 지금은 한국에서 교수하고 있습니다.

글로벌대기업에서 리서치& 개발 부서의 엔지니어로 근무할 때는 포닥 때 보다 거의 모든 것이 좋았지요.
9 to 6, 높은 연봉, 학회에서 만난 주립대 조교수보다 하루 당 맥스로 쓸 수 있는 식비가 약 50% 더 높았습니다.
하는 일의 대부분이 박사, 포닥 때 하던 일보다 깊이는 얕다는 것. 대신 범위는 넓어서 많은 것들을 배우죠.

몇 가지 단점은. 박사급으로 회사를 가더라도 보스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
몇주간 끙끙해서 뭘 알아가더라도 보스 한마디로 없던 일이 됩니다.
내가 맞고 보스가 틀려도 회의할 때 보스 앞에서 내가 맞다고 계속 주장하면 안되었죠.
그리고 박사급 언더스트리에는 중국인, 인도인들이 은근히 많아요. 집단으로 일해야 하는데 이거 별로 안 좋음.

최대 단점. 거대 대기업끼리 합병이 실행되기 몇년 전부터 대규모 레이오프가 있더군요.
최소 수백~천이 순식간에 레이오프 되고 아마 몇년 간 총 수천명이 레이오프 되었을 겁니다.

이걸 보니 교수를 꼭 해야 되겠다 싶어서(참고로 포닥 때 NIW로 영주권이 이미 있었음) 다시 포닥으로 갔었고 지금은 그나마 한국의 국립대에 있습니다.

참고로, 학회에서 만난 그 한국인 미국 주립대 조교수는 서카포, 카이스트, 포항공대 중 한곳에서 교수하면서 아주 잘나가고 있습니다. 대기업 정규직 엔지니어가 조교수보다 하루 식비가 많다고 우쭐해 했었는데…
‘나의 지금의 상황이 나중의 상황이 아니다.’ <= 이 말을 꼭 명심하세요.

포닥의 단점은 저연봉, 불투명한 미래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생명줄이 어드바이져(지도교수)에 달려 있다는 것이죠.
지도교수가 무능하거나 포닥 5~10년 잡아둘려고 하면 대책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