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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있으면 60대로 젋어들고 아무리 본인 스스로 부인하더라도, 외양적으로 노인이 되는것을 더 이상 숨기기가 어려운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나는 늙은상태를 덥썩 끌어앉기로 결심했다. 물론 내 방식대로의 끌어 앉기다. 내 방식이란것은 다음과 같다.
1. 노인에 대한 타인들의 고정관념은 그들의 갑질 또는 권력질을 위한것들이다. 나 또한 젋었을때 그랬던것 같다. 죄송스럽다. 그당시 내가 바라보았던 노인네들에 대한 그때의 내 고정관념에 대하여 잘못했다는 판단이다. 노인들도 젋은이들과 똑같은 감정과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다.
2. 늙었다는 이유로 노인들을 주체적 행위자로 보지 않았고, 늙었다는 이유로 최신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것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들은 노인들을 지혜로운 노인이라고는 볼 수 있었도 노인지식인이나 늙은전문가라는 단어는 사용치 않고 있다. 잘못된 것이다.
3. 이곳 게시판에도 나이들면 컴퓨터 프로그래밍 잘 다루지 못할것이라 단정짓고 있는데, 이거 틀린생각이다.
4. 내가 알고 있는 60대중반 얼리어댑터만 해도 세명이나 된다.
5. 나이먹어 꿈을 꾼다면, 이제 타인들을 위한 꿈, 특히 젋은 사람들을 위한 꿈을 꿔야한다. 어차피, 나는 그 꿈이 열매를 맺을 시기엔 지구에 존재하지 않을테니까.. 살아가는데 꿈은 필수다. 그러하기에 노인들의 꿈은 당사자가 아닌 젋은이들을 위한 꿈이어야만 한다. 이런면에서 트럼프는 아주 추잡한 늙은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무시하는 그이기 때문이다.
6. 페미니즘 사고방식을 더 깊게 공부하고, 노인 삶에 적용한다. 특히, “유목적 주체”라는 페미니즘적 정체성은 노인의 생활에 적용해볼만 하다. 유목적 주체는 고정된 관념을 가로지르는 주체성이다. 12월 1월달이 춥다고만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적도지방에 가서 12월 1월달을 살아봄으로써, 이 시기가 반드시 추운시기만은 아님을 겪어내는것이 바로 유목적 주체의 한 샘플이다. 마찬가지로, 노인이 되면 어떻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고정관념을 가로지른다.
7. 독일에서 대학교수 생활을 하시다 은퇴하시고 지중해 포르투갈해변으로 이사가신 송두율 교수님이 독일에서 마직말 환송연 파티때 친구로 부터 선사받은 환송시와 송교수님이 답변시를 내 노인생활의 기본지침으로 삼는다. 그 두시는 아래와 같다.
환송시 제목: 방랑자가 달에게
“나는 땅에서, 너는 하늘에서 우리는 활기차게 돌아다니는데/
심각하고 우울한 나, 온화하고 순수한 너/
도대체 그 차이는 무엇인지/
나는 이방인으로 이 나라 저 나라 정처없이 아는 사람없이 떠돌지/
산을 오르내리고 숲을 들락거려도, 하지만 어디에도 내 집은 없네/
너도 이곳 저곳 돌아다니고 수많은 나라를 유유히 거쳐 가지만/
그래도 네가 있는 그곳은 너의 집이네/
끝없이 펼쳐진 하늘이 너의 사랑하는 고향이라네.”답변시 제목: 헤르만 헤세의 <계단>
“어느 곳에서도 고향처럼 집착해서는 안 된다/
세계정신은 우리를 붙잡아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계단 한 계단 높이며 더 넓히려 한다/
삶의 한 계단에 머물며 슬퍼하자마자 우리는 곧 무기력에 빠진다/
자리를 박차고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신을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임종의 순간에도 아마도 새로운 곳은 나타나리라/
우리를 부르는 삶의 외침이 끝나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