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험 치는 기술만 가르치는 한국 수학교육
한국 수학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시험에만 대비하는 운전면허를 위한 것과 다름없고 호기심과 창의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공교육의 황폐화, 즐비한 학원, 획일화된 수업내용, 엄청난 사교육비, 심지어 교육방송에서조차 시험기술 위주의 수업을 등장시키고 수험 산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다. 수학 교육은 지식 전수 이상의 철학을 요청하는데, 그레셤의 법칙은 어김없이 작동되어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몰아내는 격으로 사명의식을 갖는 교사의 입지는 점차 좁아져 간다.
오늘날 수학은 희랍전통을 이어 온 서구문명의 소산이며 한국의 전통적 가치와는 다르다. 서구의 학문관은 대수(對數·logarithm)를 비롯하여 학문 이름의 끝에 희랍어 logos(논리)를 붙이는 데서 잘 나타난다. 전문영역은 달라도 로고스만은 모든 학문의 공통이며 수학은 로고스의 체계이다. 반면 한국에서 배움은 선생의 지식을 베끼고 기억하는 것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