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온님, Blind 에 한번 올려보고 미국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건 어떨까요?
사실 적으신 예들이 너무 적어서 그렇지 만약 정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무지몽매한 스타일의 사람(예: 장윤정 엄마)이라면 하온님의 딜레마도 심각합니다. 여친이 딱 잘라서 하는 스타일이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결혼해서는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닐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하온님이 여친을 너무 사랑하니 또 헤어질 순 없고, 그렇다고 엄마와 연을 끊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당연한 수순은 엄마의 노후를 (하온님이 피땀흘려 번 돈으로) 보장해준다가 됩니다. 여기서 싸움이 크게 날 수 있고요. 이렇게만 보면 장모님은 사랑하는 두 사람마져 갈라 놓는 원흉인 아주 나쁜 사람으로 보이죠.
그런데 몇몇 이성적인 댓글들이 얘기하는 포인트는 장모님이 이상한 사람인 건 맞는데, 그게 정상 참작을 해야 한다는 것과 그 행동이 정말로 장모님의 이상한 강요로 인해 벌어진 거냐 아니면 여친의 자발적인 도움이었냐인거죠. 뭐 하온님도 본게 있으니 아마 이렇게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아마 가방을 사달라거나 여행을 보내달라거나 한 건 구체적인 사실이고, 다른 여러가지 언행에서도 보건데 개인의 욕심으로 인한 게 맞다라고 보시는 것 같네요. 그런데 그런 사람의 딸을 사랑하는 거고요.
인생이 그런 거죠. 상식적인 부모를 가진 사람의 딸과 사랑에 빠졌다면 이런 고민도 할 필요 없고 얼마나 좋겠냐 싶겠지만 인생이 그리 간단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한가지 더 생각해 보실 점은, 과연 여친은 우리 부모님을 어떻게 생각할까 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우리 부모님만한 사람 없어 보여도 막상 결혼하고 나서 와이프의 관점은 아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미국식 사고 방식과 한국식 사고 방식의 차이를 얘기하셨지만, 와이프가 될 사람도 한국인이고 원글님의 부모님도 한국인 이상 아무리 미국에 오래 살아도 달라지기는 어렵습니다. 마치 서울 말을 하시던 부모님이 형제 자매와 통화 하면 갑자기 사투리가 막 튀어 나오는 것 처럼요. 와이프 통해 전해 듣는 다른 한국인 부부들 시댁과의 관계 얘기 보면 가관입니다. 상식 이하로 구는 며느리,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이상한 시누이, 드라마에서 보던 대로 하는 시댁…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일단 장모님이 이상한건 맞는데), 우리의 부모 세대들은 기준이 다르다는 겁니다.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지금의 세대와는 수준이 한참 달라요.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누구의 부모도 이상한 사람이라는 기준을 피해가기 어려워요. 이건 사실 결혼해 보기 전까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장모님이 너~~~무 잘못하는 건 맞지만, 그 상황을 보고 판단하면 아~~~주 이상한 건 아니라는 거죠 (여전히 이상한 긴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