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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합실의 드럭스토어에서 계산하려고 길게 줄을 서는데 드디어 줄 제일 앞에 서게 됐습니다. 줄 맨 앞에서 캐셔 기다릴땐 평소의 열배 정도는 더 정신 집중을 해서 여럿되는 카운터의 캐셔들을 신속하게 하나하나 계속 확인합니다. 캐셔가 부르는데 넋놓고 있느라고 모르고 안가고 있으면 뒷사람들에게 욕먹으니 집중하는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손님이 계산을 마치고 떠나고 계산대가 비었는데 비었다고 무조건 들이밀고 가는게 아니라 반드시 캐셔가 넥스트! 하고 부를때 가야하죠. 그 짧은 0.5 초 1초의 시간을 잔뜩 긴장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친구가 GO! GO! 하는 것이었습니다.글로 써보면 정말 간단한 상황이지만 부연 설명을 하자면 그 시각 대합실에는 교외에 사는 사무직들이 출근하러 쏟아지는데 직업이란게 좋고 나쁜것이 없는거고 사무직도 천차만별이니 특별하게 생각할게 없는거지만 그래도 사무직 종사자들에 대해 표현을 하지면 비교적 교양이 있고 예의가 있는 사람들인거 같습니다.제 바로 뒤에서 GO! GO! 하며 빨리 가라고 다그치는거 딱 듣는 순간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해 저절로 딱 느껴지는게 하층의 예의범절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 머리채를 쥐고 흔들며 윽박지르듯 명령을 하는데 순간 피가 꺼꾸로 머리에 치솟는 느낌이었습니다.저는 입은 다물고 있었지만 그 친구를 쳐다보며 표정으로 조용히 하라는 메세지를 줬습니다. 그 친구는 빡 돌았는지 캐셔가 부르니까 빨리 가라고 또 종 부리듯이 다그치는데 제가 캐셔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 안 부른거 잘 아니까 또 표정으로 시끄럽다는 메세지를 줬습니다.그렇게 그 친구를 보니까 인종을 정확히 구별하기 어려운 히스패닉인거 같았는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때 그런 계통의 사람들이 그렇게 무대뽀로 거칠게 나오는 경우가 흔했었던건 같고 색다른 점이 있다면 그렇게 무식하게 나오는 사람들의 외관을 보면 사무직에 종사한다는 느낌이 전혀 안나게 마련인데 이 친구는 겉모습이 꽤 단정했습니다.겉모습은 단정한데 말하고 행동하는건 무례한 하류였습니다. 저하고 한판 붙고 싶어하는 눈치였는데 뒤에 사람들이 많으니까 못그러고 그냥 각자 계산하고 제각기 갈 길을 갔는데 사실은 제가 그 친구하고 한판 붙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 먼저 더 시비를 걸어봐라 가만 있지 않겠다 순간 별렀던 것 같습니다.이렇게 하루를 상큼하게 시작하면서 든 생각은 점점 세월이 지나면서 제가 참을성이 사라지고 이런 식으로 한판 붙자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그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종한테 다그치는 식으로 나와도 그냥 모르는 척을 하든지 그냥 가라는대로 캐셔앞에 갔으면 될 상황이었던것도 같은데 시끄럽다 입 닥쳐라 조용히 해라 하는 무언의 메세지를 보냈는데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한판 붙자고 나오다간 언젠간 흑인한테 총맞아 죽게 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미국생활 계속하고 나이가 들수록 왜 점점 더 인내심이 줄어드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