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건 아니지만 자랑스런 남편

  • #310841
    미스테리맘 76.***.144.242 2741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딱 두 명 (저희 남편과 아이친구의 엄마인 일본인 엔지니어)은 상당히 logical 하고 creative 합니다.

    가끔씩, 제가 우리집 세탁기 돌아가는 것 이번에 고장나서 고쳤다 이야기하면
    친구애 엄마가 응… 나도 저번에 고쳤는데? 이럽니다. 집에 버리는 게 없습니다.
    몽땅 고쳐서 다시 씁니다.

    (친구 엄마이야긴…세상에 우리남편만 잘 고치는 사람은 아니라는 이야기이지요. 더 잘 하시는 분도 많으실꺼에요.)

    오븐도 점화가 안되고 온도만 올라가는 걸 고치고 남편은 집에 있는 중고차도 자기가 고치고 그냥 오일체인지수준이 아니라, 차에 전기 계통부터 클러치 브레이크 히터코어? 등등등…
    몽땅 다 고칩니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저희집것만 아니라 친구네 집도 봐주어서
    고마와서 글을 씁니다.

    그저께는 다른 아는 분 집에 히터 퍼니스가 고장이 났습니다.
    날도 추운데 남편분도 출장이고 아이들이 왠 고생인가 싶어서
    이야길 들은 제가 남편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저희랑은 얼굴만 아는 사이지만..

    (그 집도 고치는 사람을 부르려고 여러곳에 연락했는데
    한주를 꼬박 기다려야 사람이 오겠다는 형편이었어요. 요즘 히터고장난
    집이 많답니다.)

    그냥 일단 어디가 고장났는지만 살펴보겠노라고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 뭐 하면서 툴툴거리면서 따라나섰습니다.

    퍼니스를 열고 가스가 어디에서 들어와서 어떻게 점화되는지, 옆에 전기선은
    어떻게 연결이 되어있는지 차근차근 따져보더니 , 앞에 팬이 있는데
    팬도 작동이 안되더라구요. 어떻게 만지니깐 팬이 작동이 되고 히터가 윙윙
    돌아가는 소리가 나더군요. 하지만, 가스 점화는 안되구요.

    결국에 가스 점화시켜주는 부품이 고장나 있어서 집에서 가스 안켜질때에
    성냥불로 키는 것 처럼 가스총?으로 불켜보니깐 되더군요.

    그렇게 히터가 들어오고, 부품을 인터넷으로 파는 곳을 찾아서
    주문방법을 알려주고 내일 동네서 히터고치는 곳에 다시 한 번 연락해보고
    안되면 부품 주문해서 하루이틀내에 도착하면 와서 다시 달아주겠다고
    연락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다행히도 다음날에 다른 히터 고치는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고치고 갔는데요.

    그 고치는 미국아저씨가 자기 경력이 26년인데, 히터 고장났는데
    와서 매뉴얼로 자기가 진단 따져보고 문제가 뭔지 진단을 내린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진단내리면 알아서 샀겠지요..)
    암튼..시간당 차지 하는데, 진단한 대로 그대로라서
    또 친구가 파트번호까지 가르쳐주니깐 자기차에 그 부품있다고
    고쳐주고는 미니멈 차지만 받고는 저희 남편을 Very creative 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많이 해주고 갔다고 합니다.

    중간에 고칠때 아는분 남편분이 전화했는데 누가 와서 고치고 있는지 뭘하시는 분인지
    그래도 걱정스러우신지 전화로 물어보시는게 들렸어요.

    아는 분은… 누구아빠 엔지니어 맞으시지? 하시더군요.

    하하… 제가..그랬지요. 응..맞아요. 코어? 엔지니어이시지…

    가끔씩 중국인 친구나 상사 부인이 저한테 너무 자랑스럽겠다…
    누구랑 사는지 참 궁금했다는 인사를 처음 만날때하기는 하는데요.

    친구가 쓰다가 주고 간 밥솥을 내솥을 바꿔가면서  쓰고 있습니다.
    70불을 주고 고쳐서 쓰다니..아… 가끔씩은 버려야 경제가 사는데 말입니다.

    회사일도 잘하지만서도 생활에 있어서 이렇게 고장나는 걸 고쳐서 알뜰하게

    쓰고 밥알 버리는 걸 제일 싫어하는 남편이 그래도 오늘은 고맙습니다.

    사실..소문낼 친구도 별로 없어서…
    이곳에 소문냅니다.

    참..자기는 어떻게 그렇게 잘 고쳐 어디서 그렇게 배웠지? 하면..
    우리나라 교과서보고 정석대로 공부한 사람이면 다 할 수 있지..
    그리고 요즘 인터넷이 잘 되어 있쟎아..이럽니다.

    사실…. 인테리어나 외양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질 않아서
    자동차 고쳐 놓은 걸 보는 동료 영국인은 남편차는 절대로 안산다고
    굴러가는 게 신기해 하기는 한답니다.

     

    • 고독한 능구렁이 209.***.77.11

      별게 아닌게 아니죠. 좋으시겠습니다. 남편분이 잘 고치셔서요. 전 손을 대면 망가뜨리는 스타일이라, 나서지 않고 전문가 분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가까이 사시면 꼭 친해지고 싶은 이웃이네요.

    • 순돌 198.***.210.230

      혹시 아들 이름이 순돌이 아닌가요? 남편 분이 완전 순돌이 아빠시네요…. ㅎㅎ 농담이구요.
      이런분이 계시는것 같아요, 뭐든 메뉴얼도 없이 한번 슥슥 보고 뚝딱 뚝딱 고치시는 분요.
      왕~ 부럽습니다.

    • mm 99.***.164.180

      전 남편분의 그런모습을 보면 자랑스러워 하는 원글님이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이런거 저런거 잘 뜯어 고치고 하긴 하지만 와이프한테 칭찬이라곤 받아본적이 없고…
      잘하는건 하나도 기억 안하면서 잘 못하는것만 지난 10년치 쫙 꾀어 기억하고 있는 와이프가 가끔 섭섭하게 느껴지거든요. -.ㅜ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 부럽습니다.

    • 76.***.65.86

      제 아내와 반대네요.
      저도 뭐 좀 고치는 남편입니다. 얼마 전… 아내가 화가 났는지 이렇게 말하더군요.
      ‘당신 할 줄 아는 게 뭐야?’
      – 헉 상처 맥시멈… 열 받아도 이런 말은 쓰지 맙시다.

      아내들이여. 칭찬을 잘 하면, 남편을 10배로 부려먹을 수 있습니다. 왜 그걸 모르실까???

    • 121212 64.***.211.64

      저도 잘 고치거덩요. 그런데 그렇게 칭찬 못들어요. 오히려 꺼림직해하고요, 여유있으면 돈 써서 고치면 되는걸 시간 들여가면서 그런다고 한 소리 듣죠. 부러워요.

    • 미스테리맘 76.***.144.242

      댓글들이 훈훈해서 더 감사하네요. 글쎄요…저희 남편도 단점도 많고 하지만서도
      잘 했을 때는 고맙고 그렇더라구요. 그리고 경제적인 이유로 많은 것들을 고치긴 하지만서도
      아이들이 아빠가 고치는 모습을 보면서 또 배우고 하게 되더라구요..

      제가 오히려 칭찬받을줄은 전혀 몰랐네요.

      참..남편이 요리까지 잘한다고 하면…돌 던지시지 싶습니다. ^^;;
      순돌이 아빠일 수도 자칭 멕가이버를 보고 자란 세대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여러가지들을 모험으로 챌린징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하나로 생각해서인지
      가끔씩 살면서 재밌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도 부인들이 아마 말씀은 안해도 자랑스러워할꺼에요. 작은 일에도 여자들은
      행복해하지 않습니까? 저는 한국 갔다가 집에 도착한 날..남편이 육개장 끓여놓고
      기다리고 예전에 제가 조그만 가게서 아르바이할때 도시락으로 (그 때는 남편이 백수였어요.)
      집에서 탕수육해서 가져다 주었을때가 참 좋았습니다.

      아내분들도 아마 남편분이 저녁에 무한도전 볼때 라면이라도 끓여주시면 너무 좋아하실꺼에요.
      사실 다들 너무 멋지신 아빠시쟎아요. 주위에 존경스런 아빠분들이 얼마나 많으세요.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모두 수고하세요~

      이런 일들을 아내와 함께 하시면 아마도 부인분들이 더 표현도 많이 하실꺼에요.

    • kk 68.***.219.134

      저희 앞집으로 이사 오실래요? 앞집에 sell sign 잇던데

    • Mohegan 20.***.64.141

      저도 님의 남편분 만큼은 아니더라도 쫌 고치면서 사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게 문젭니다. 모두가 부탁을 하는겁니다. 이거 좀 저거 좀.. 그래서 속으로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사람들이 젤 편하게 사는 사람이라고 하지요.. 메리 크리스마스!!!!!

    • ㅋㅋ 199.***.253.101

      저도 원글님이 존경스럽네요.. ㅋㅋ 저도 얼마전에 제차는 99년도 차고 와이프 차는 09년도 차인데, 대시보드 뜯어서 시계 고쳤거든요, 납땝 해서요,, 인터넷 써칭해서 방법알아내서 딜러쉽에 전화해보니 300여불 달라고 하더라고요 교체하는데,,

      그래서 내가 고쳤다고 하니깐 응 고쳤어?,,,,

      특히 컴퓨터는 연애할 때부터 최소비용최고성능으로 조립해줬거든요,, 현재까지,,, 근데 보통 고생하고 만들어주고 고쳐주면 뭐 남자들은 다 이런거 하지 않나?

      이런 식이네용,,ㅋㅋ 뭐 제가 와이프 성격 모르고 결혼한 것도 아니니,, 불평은 할 수 없죠,

      하지만 님은 정말 칭찬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