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4살에 유학시작해서 십여년 전에 졸업한 토종 MBA 입니다. 현재 전공과 조금은 거리가 있는 공직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운좋게도 미국경기 끝물 때 졸업하고 현지 취업했습니다. 시기가 잘 맞아 주엇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제 경험은 10여년이 훨씬 넘은 거니 지금은 많이 다를수 있습니다.
2. “선배님들은 제 와이프의 MBA 진로를 어떻게 생각되시는지요?” 이게 질문이라면,.. 좀 더 고민하시라는.. 윗댓글처럼, 엠비에는 네크워크다라고 하시는데,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이 네크워킹 하기가 어렵습니다. 영어 잘하신다고 하는 것은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잘하는 수준일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학교공부나 과제에 치어서 수업 따라 가기도 버거운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돌이켜보면, 학교 친구들이 대략 둘로 나누어 집니다. 박사까지 가겟다고 준비하는 친구들.. 그리고, 대략 학교 간판을 스텝핑 스톤으로 철저하게 네트워킹하는 친구들… 저도 초기 일년은 공부하겟다 생각하고 몇몇 가지 자격증 따고 (CPA 포함) 그랬는데, 여름에 인턴하면서 180도 방향전환한 케이스입니다. 네크워킹은 영어도 영어지만, 성격도 많이 좌우하고 무엇보다고 한국과 다른 문화적 차이를 이해/습득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댓글 말씀처럼 이제 ROI로 보면 자비 내어서 MBA 가는 것이 미국에서 직장인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중론인것 같습니다.
물론 원글님의 아내분은 미국에서 몇년간의 직장 생활 후 한국에 임원으로 가시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계신데.. “TOP 5 MBA 마치고 미국에서 잡을 얻고 싶습니다.” 이게 우선 가능한 지 고민하셔야 하지 않을 까 사료됩니다. F1 학생비자로 와서 현지 취업하는 성공률은 얼마인지 알아보십시요. TOP5 (이게 어디 이야기 하시는 지 모르겠지만…) 졸업하면, 취업이 좀더 수월해지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유학생들은 신분문제라는 엄청난 족쇄가 있습니다. 제가 졸업할 때, 대략 유학생들 현지 취업이 10% 내외 였던거 같습니다. 지금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갈수록 취업비자 취업영주권의 문은 좁아질거라는 것이 예측입니다. 게시판 한번 보시면, 얼마나 많은 분들이 신분 문제로 고민하시는 지 금방 아실수 있을 겁니다. PWC KOREA는 아마 삼일인가요? 거기 CEO 분은 어디 MBA 하셧는지 궁금합니다. 대부분 임원들도? 목적이 CEO 하시는 거라면 이건 학력/경력 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원글님이 house husband 하신다고 하는데, 유학생 동반가족 비자 F-2 비자에 대해서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F-2비자로 할수 있는 것이 불행히 아무것도 없습니다. 노동허가도 안되고, 그 흔한 자원봉사도 못하고, 학교 수업도 듣기 어렵고… 2년 동안 Sabbatical 받으시는 거라 생각하시면 모를까. 한참 활동적인 30대에 멀 하실지 생각해 보십시요. 경력에 2년 공백을 어떻게 하실건지도 고민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야 F-2로 와서 h-1B 전환하시는 분들 종종 있엇지만, Dual Intent 는 이민국에서 가장 의심하는 것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저라면 못할 것 같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MBA를 하신다면, 몇가지 당부해 드리고 싶습니다. 유학생에게 MBA 성공은 재력/체력/그리고 지력입니다. 이과와 달리 문과는 장학금 /재정지원이 너무 어렵습니다. 네크워킹 따라 다닐라면 돈듭니다. 제가 졸업한 학교가 학비 비싸기로 유명한 학교라지만, 제 기억에 대략 생활비 포함 2억원 정도 쓴 거 같습니다. 저는 혼자 진짜 허리띠 졸라매고 살아서 그랬는데.. 지금은 더 들겟지요? 찾아보니 이런 아티클도 있네요.. 두번째 페이지 차트보니 헉 소리 나네요 (역시 울학교가 아직도..)
“M7 Business Schools: What It Really Costs To Get An Elite MBA”
M7 Business Schools: What It Really Costs To Get An Elite MBA
냉정히 ROI 따져보십시요. 정량적인 부분은 물론 정성적인 부분도 생각해보십시요. 하고 싶은 일인데 해야지요.. 삶의 질이 나아 질까요? 물론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10만불 이상 연봉 받으면서 미국 정착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좀 빡빡 합니다. 제가 자주 가보는 블러그 글 나누어 드립니다. 물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어느정도 맞는 이야기라 수긍이 갑니다.
http://www.financialsamurai.com/scraping-by-on-500000-a-year-high-income-earners-struggling/
5. 프로그램 시작전에 철저한 전략을 세우십시요. 어차피 박사 가실 생각이 아니라면, 학교 적응 후 바로 네트워킹에 올인하시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이 네트워킹이라는 것도 좀 웃긴게. 같은 학생끼리 네크워킹은 별로 도움이 않됩니다. 그 친구들도 대략 직장 3년 5년차에서 대학원와서 자기들 앞길 파기도 힘든데, 말도 잘 안통하는 유학생 챙길 틈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졸업한 동문들 만나면, Booth다닌다고? 그래 반가워. 그 이상 도 그 이하도 없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살갑게 땡기고 불리고 그런거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교수들이 알아서 챙겨 주지도 않습니다. 솔직히 그냥 외국 유학생은 프로그램 재원으로 보는 느낌 받은 적도 있구요.
정답은 없지만, 제 경험상 프로페셔널 네크워킹은 철저한 기브 앤 테잇인 것 같습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줄 것이 없다면, 지속적인 네트워크 연결이 않됩니다. 여기 저기 협회/학회/모임 댕기면서 명함은 수북히 수집하지만, 정작 도움이 않되는 것이지요. 이걸 깨닫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유학 오기 전에 통계 프로그램을 좀 다룰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GIS/Digital Mapping 도 조금 할 줄 알아서 Spatial Statistics 라는 조금은 특화된 기능이 있었습니다. 머 이런 걸로 여기 저기 들어 밀었고, 적지 않은 기회를 연결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도 학교 적응해서 어느 정도 학점 받아 놓고 해야 겟지요? 전 첫학기에 수업따라가고 숙제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몇일밤 새던 어느날 , 어머니가 전화상으로 그러시더군요.. 너는 머리가 나쁘니 아니면, 학교에서 숙제를 많이 내주니..
여담입니다만, 저에게 가장 큰 네트워킹 도움을 주신 분들은 제가 다니던 슈팅클럽 회원 분들이셨습니다. 군대에서 저격수 집체를 받은 적이 있고 평소 사격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물어물어 찾아간 슈팅클럽에서 어느 정도 안면이 쌓이면서, inner circle 에 들어가게 된 후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겐 고향 삼촌들 같은 분들이 되어 주셨습니다. 항상 감사드리면서 아직 연락 주고 받고 있습니다.
점심 약속이 깨어져서 사무실에서 간단히 먹으면서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적어보니, 주절주절 잔소리가 길어졋습니다. 이제 어찌 보면 인생의 가장 중요한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는 시기를 보내시게 되는 분이기에 주제 넘게 몇자 적었습니다. 분절되는 언어들의 조합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준비 잘 하셔서 원하시는 프로그램 들어가셔서 꼭 성공하셔서 MBA 의 좋은 ROI의 선례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한가지 AICPA 는 The American Institute of CPAs 입니다. AICPA에서 주관하는 CPA 시험을 통과하면 보통 Certified 되지만, 주마다의 조건에 따라 Licensed로 바뀌면 비로소 CPA 라고 사용합니다. 그래서 저는 명함이나 경력에 않넣습니다. 무슨 연유로 AICPA 와 CPA 혼용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올바른 용어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