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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서리 치게 만든 제초제
조 선생은 평생 농사만 지으신 분은 아니다. 농사를 잠깐 짓다 서울 생활을 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귀농인이다. 서울 생활하기 전엔 사과나무와 함께 닭도 키웠다. 아무런 경험도 없이 책을 보면서 병아리를 1000마리까지 키워냈다. 자신이 잠을 자는 방에다 달걀을 두고 부화시킬 정도로 애정이 각별했다.
서울 생활을 끝내고 돌아와서는 소를 키웠다. 하지만 빚만 지고 말았다. 그래서 새롭게 시작한 것이 예전에 키워봤던 사과나무였다. 당시 밭에는 소를 키웠던 덕분에 온통 소똥이었다. 또한 지렁이도 천지였다. 여기에 토종닭 몇 마리를 방사했다. 닭들은 경운기가 지나가면 그 뒤를 쫓아다니며 땅위로 드러난 지렁이를 잡아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무더운 여름이 왔을 땐 풀들이 너무 무성해 제초제를 뿌렸다. 제초제를 치면 풀에 있던 벌레들이 뛰어나온다. 그러면 또 닭들이 쫓아와서 주워먹었다. 제초제 영향을 받았을텐데 닭도 건강하고 알도 잘 낳았다. “닭들을 보면서 제초제 먹어도 괜찮구나 생각했지. 내 자식한테도 제초제가 묻었을지 모르는 사과를 서슴없이 줬으니까.”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닭이 알을 품고 병아리가 태어났는데 이중 80% 정도가 기형이었다. 고개를 못 들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병아리가 태반인 것이었다. “정말 깜짝 놀랐어. 그냥 우연인줄 알았지. 그런데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병아리들이 계속해서 기형인거야. 그제서야 제초제 때문이라는 걸 알았지. 작은 동물인 닭이 먼저 당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중엔 나도 죽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섬뜩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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