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르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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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 67.***.56.162 3619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2/23/2007022300498.html

    • 지구촌 집값 ‘미스터리 버블’
    • “부동산,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이런 장기호황 누린적 없다”
    한국은 ‘버블 논쟁’이 버블
    •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차학봉 산업부 기자(부동산팀장) hbcha@chosun.com
    입력 : 2007.02.23 13:46

    o “왜 이렇게 계속 집값이 치솟을까?”“이러다가 버블(거품)이 붕괴하는 것 아닌가?”
    한국만 이런 걱정을 하는 게 아니다. 영국 런던의 주택가격은 지난 6년간 연평균 12~15% 올랐다. 작년 시내 중심가 지역은 최고 25%까지 급등했다. 부자 동네인 첼시의 60평짜리 아파트가 86억원이나 한다. 집값이 오르니 월세도 덩달아 오른다. 가파르게 오르는 월세에 교사•소방관•간호사들이 런던을 탈출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는 지난 2003년 이후 연평균 25%씩 폭등했다. 2002년 ㎡당 아파트 가격은 900달러였지만, 작년 말에는 4000달러(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220만원, 1평=3.3058㎡)를 훌쩍 뛰어넘었다. 고급 주거지역은 평당 2500만원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평당 9000만원이 넘는 최고급 아파트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인도 뉴델리는 지난해 집값이 45% 치솟았고, 고급 아파트 매매가는 평당 20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중국도 정부가 치솟는 집값에 양도세 등 세금규제를 가하고 있고 시민들이 ‘원가공개’를 요구할 정도로 계속 오르고 있다.
    작년 미국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전 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치솟았던 집값은 여전히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부동산가격의 급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올 다보스 포럼은 석유파동과 달러 하락, 중국 경제 경착륙 등과 함께 부동산 버블붕괴를 올해 지구촌을 위협할 주요한 ‘글로벌 리스크’로 꼽았다. 중국 사회과학원도 “중국 부동산 버블을 효율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1990년대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와 유사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이치뱅크도 “부동산 거품이 유럽에서 가장 심한 아일랜드를 비롯해 스페인 등지의 부동산 가격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버블 붕괴론’은 어제오늘 제기된 주장이 아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02년부터 ‘버블 붕괴론’을 줄기차게 외쳐왔다. ‘주택가격의 스토커’라고나 할까? 모건스탠리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도 대표적인 버블론자. 그는 지난 2002년 “1997년 이래 미 주택가격은 27%가 상승했고, 이는 같은 기간 주택 임대료 상승률의 3배에 이른다”며 “주택경기 거품은 현재 미국이 경험하고 있는 경제거품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버블 붕괴론자들은 1970~1980년대 선진국 집값이 오른 만큼 내렸다는 사례를 들어 향후 집값 붕괴가 세계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버블 붕괴론은 이른바 투기적 가수요에 의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로 집값이 급등했고, 결국 그 거품은 터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비이성적 과열로 인한 투기와 그 비참한 종말의 사례는 역사상 수도 없이 많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열풍, 1980년대 말 일본의 집값 급등, 1990년대 말의 인터넷 관련 주식 투기 붐….
    하지만 대다수 경제학자들의 관심은 종말론적 ‘거품 붕괴론’보다는 집값 급등현상을 초래한 펀더멘털(근본 구조)에 맞춰져 있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이고 상승 기간이 사상 유례 없이 길다는 점이다. OECD 이코노미스트 마이크 케네디(Mike Kennedy)는 “독일과 일본을 제외한 선진 17개국의 주택시장이 10년 이상 호황을 누렸다”며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이렇게 장기 호황을 누린 사례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투기적 수요에 의한 ‘비이성적 과열’ 현상의 대표적인 특징은 상품•종목 불문의 가격 폭등이다. 흔히 집값 버블의 대표 사례로 꼽는 1980년대 말 일본만 해도 일본 전역의 집값•땅값이 급등했다.
    하지만 이번 집값 폭등의 경우 동일한 국가 내에서의 지역적 편차가 엄청나게 커졌다. 지난 5년 동안 미국 워싱턴DC•플로리다•캘리포니아•하와이•네바다•메릴랜드 등은 집값이 100% 이상 올랐다. 반면에 미시간•인디애나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20%에 미달했다. 영국은 집값이 가장 비싼 런던지역의 평균 가격이 31만4550파운드(5억7200만원)인 데 반해 가장 싼 지역의 평균가격은 7만6493파운드. 러시아에서도 모스크바의 집값이 폭등을 했지만 집값이 미동도 하지 않은 지방도시도 많다. 인도도 뭄바이•뉴델리 등 경제가 급성장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도대체 과거와 다른 집값급등 현상이 왜 발생하는 것일까? 경제학자들은 우선 글로벌경제의 확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각국 정부가 자신의 국가 상황에 맞춰 금리를 책정할 수 있었지만 글로벌 경제하에서는 광속도의 자본 이동으로 세계 주요 국가의 금리가 연동화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어바인) 케리 밴델(Kerry Vandell) 교수는 “세계동시다발적 집값 급등은 세계경제가 글로벌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니콜라스 레시나스(Nicholas Retsinas) 교수는 “세계적 집값 급등은 머니마켓에 뿌리를 둔 트렌드”라고 지적했다. 세계적 저금리 현상은 저임금•막대한 노동력을 갖고 있는 인도•중국이 전 세계에 저렴한 공산품을 쏟아내면서 가능해졌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이 최우선 목표였고 물가안정을 위해 고금리 정책을 쓰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인도•중국산(産) 공산품의 홍수로 저물가가 유지되면서 저금리 정책을 쓸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 것이다. 러시아의 물가상승률은 1992년 1571%, 터키는 1994년 104%의 살인적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 금리를 각각 320%와 86%까지 올렸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2005년 러시아는 11.4%, 터키는 26%로 떨어졌고 대출금리도 1990년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영국•미국•프랑스도 1980년대 말 10%가 넘던 대출금리가 2000년대 들어 6%대로 떨어졌다.
    소득의 양극화, 주택수요와 투자의 글로벌화 현상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런던이나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뉴욕의 고가주택 수요자는 단순히 자국민들이 아니다. 풍부한 오일머니를 배경으로 한 중동국가 등 다양한 투자자와 수요자들이 몰려들면서 집값을 급등시켰다. 펜실베이니아대 주르코(Gyourko) 교수 등은 ‘수퍼스타 도시들(superstar cities)’이란 논문을 통해 미국의 경우, 고소득 수요자들의 선호도와 주택공급 규제 여부에 따라 지역별 가격 상승률에 큰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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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고급 주택가인 퍼시픽 하이츠의 전경. 주요 선진국들의 집값은 최근 유례를 찾기 힘든 글로벌 저금리 현상과 새 주택대출 상품 출시 등의 금융 기법 발달로 뚜렷한 동조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 국가 내에서 도시와 비도시 간 가격 상승률 격차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커지는 등 양글화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o 주요 국가의 집값 변동률을 정기적으로 조사 발표하고 있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에 따르면 1997~2006년 10년 기간 중 주요 선진국들의 집값 상승세는 놀라울 정도다. 아일랜드는 무려 252%가 뛰었고 영국(192%)•스페인(173%)•호주(132%)가 뒤를 이었다. 이들뿐인가. 프랑스(127%)•덴마크(115%)•미국(100%) 등도 같은 기간 배 이상 뛰었다. 독일(-1%)과 일본(-32%)만 하락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현상이 바로 동조화(同調化) 흐름이다. 선진국의 집값은 통일에 따른 부담, 10년 장기 불황의 터널에 허덕이던 독일 일본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꺾였다. 하지만 나머지 주요 국가들의 주택가격은 여전히 강세다. 영국•호주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2004~2005년 둔화됐지만 2006년 들어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2차대전 이후 이런 현상은 없었다.

    ■글로벌 저금리•거시경제의 연계성

    선진국 주택가격 상승의 동조화 현상은 왜 발생할까?

    첫째, 글로벌 저금리 때문이다. 이는 그간 유례를 찾기 힘든 현상이다. 글로벌 저금리의 원인 역시 여러가지다. 우선 중국 인도가 세계 경제에 본격 합류하면서 값싼 제품이 대량 수입됨에 따라 물가가 안정됐다. 물가가 안정되면 금리는 굳이 올릴 이유가 없다. 자연히 저(低)금리현상이 굳어진다. 국제 자본이동이 급속히 늘고 자본시장 간 연계가 강화된 것도 저금리를 불러 온 원인이다. 2005년 한 해 동안 국제 자금이동은 무려 6조 달러에 달했다. 전세계적으로 거래되는 금융상품의 종류가 크게 늘고 자본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증권화를 통한 대출위험의 재분배가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주택금융도 확충됐다.

    둘째,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거시 경제의 연계성이 강화됐다. 국가간 경제관계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면, 즉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면, 한 나라의 주택가격 상승이 다른 나라로 파급되기가 훨씬 쉬워진다. 1990년대 이후 미국 주택가격 상승?소비 증가?유럽아시아로부터의 수입 증가 현상이 두드러졌다. 유럽아시아 국가 입장에서는 수출이 증가하므로 소득이 증가하고 이는 주택수요를 촉발시켜 주택가격을 상승시킨다.

    셋째, 금융기법이 발달하면서 새 주택대출 상품이 출시된 것도 집값 상승의 중요한 원인이다. 새 상품은 이른바 비(非)전통적 모기지(mortgage)상품을 말한다. 미국의 경우 ?이자만 상환하는 대출(interest-only mortgage) ?대출 초기에는 낮은 고정금리를 부담하고, 일정 기간 후에 금리가 상승하는 대출(hybrid adjustable rate mortgages) 등 다양한 신주택 대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MIT 위튼(Wheaton) 교수는 최근 미국 주택가격 상승이 과거와 구별되는 특징으로 ‘비전통적인 주택금융의 확충과 대출심사의 완화’를 꼽았다. 전통적인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소비자들에게 대출의 길이 열리면서 주택수요가 늘었다. 이에 따라 1965~1995년(30년) 기간 중 63~64%였던 자가(自家)보유율은 1995년 이후 10년 사이 역사상 최고 수준인 70%까지 높아졌고, 집값도 올랐다.

    ■美•中•유럽에도 ‘수퍼 스타 시티’ 있어

    전세계적으로 볼 때 주요 선진국의 집값 상승세(국가전체)는 숫자로도 여실히 증명됐다. 하지만 한 국가만 들여다 본다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글로벌 집값 상승의 특징으로 ‘한 국가 안에서 도시 지역간 가격 상승률의 격차가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점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일부 도시의 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 서울의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처럼. 펜실베이니아대 주르코(Gyourko) 교수는 특정 대도시권 및 대도시권 내 특정 지역의 주택가격 차별화 현상을 운동선수나 연예인 중에서 평균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받는 ‘수퍼스타(super star) 현상’에 비유했다.

    현상의 본질을 들여다 보자. 수퍼스타 도시에 거주하는 것은 귀한 사치품을 소유하는 것과 비슷하다. 어떤 이유로든 그 도시에 살기 원하는 고소득자가 충분히 많다 치자. 그런데 주택공급이 부족하면 집값은 큰 폭으로 오른다. 피할 수 없다. 특히 최근처럼 저금리가 지속되고 유동성이 풍부한 때라면 상승폭은 더 가파를 수밖에 없다. 고소득 가구가 증가하면 할수록 이러한 지역간 가격 격차는 심화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버드대 글래이저(Glaeser) 교수는 “미국에서 집값 높기로 유명한 보스턴은 ‘부티크 시티’(Boutique city)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이 크게 오르면 저소득 계층은 도시의 중류 이상 주택가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대신 고소득 계층이나 특정 유망직종 종사자들이 그 자리를 메운다. 다양한 상품을 파는 백화점이 아니라 특정 고가 상품만 파는 부티크처럼 고소득자만의 도시로 변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제는 주거지도 글로벌하게 변한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의 갑부가 베이징(北京)의 고급 아파트를 거금을 주고 사고, 화상(華商) 재벌이 뉴욕 맨해튼의 수백만 달러 짜리 고급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06년 런던 요지의 집값은 29%가 상승, 1 평당 주택가격은 약 8800만원에 달했다.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가격보다도 63% 높은 수준이다. 런던에서도 집값이 가장 비싼 첼시지역은 최고급 레스토랑과 명품 부티크들이 가까이 있어 해외 부호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수요 늘때 공급 충분히 늘지 않아

    집값이 폭등한 도시들의 공통점은 ‘수요가 증가할 때 신규공급이 충분히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급이 쉽게 늘지 않는 것은 자연적인 택지 부족 탓도 있지만 주로 토지이용과 건축에 관한 정부 규제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자가(自家)보유자들이 늘면서 이들이 자신들의 재산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지방정부를 통해 주택공급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집값이 급등한 도시에서는 특히 사회초년병들의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95~2005년 기간 동안 실질 주택가격이 전국 평균 45% 상승한 반면 근로자 평균 실질소득은 10%, 개인소득은 2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택구입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널리 쓰이는 ‘PIR’(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 연소득이 1억원이고, 주택평균가격이 5억원이라면 PIR은 5.0)도 급상승 중이다.

    다만 PIR이 상승했다고 해서 주택구입 능력이 낮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융자를 받아 주택을 구입할 경우 현금 기준 주택보유비용은 주택가격에 대출금리를 곱한 수치이므로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PIR이 상승해도 소득대비 주택보유비용이 상승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PIR은 상승했지만 전국 평균 소득대비 주택보유비용은 상승하지 않았다.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지 않는 한 전국적으로 주택 구입능력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공급이 부족한 도시에서는 PIR이 급상승해 주택구입이 어려워 지는것이 불가피하다. 2006년 ‘주택구입능력 국제조사’(Demographia International Housing Affordability Survey)는 ?‘PIR 3.0 이하’면 주택구입 능력이 양호 ?3.1~4.0이면 구입능력이 다소 낮음 ?4.1~5.0이면 매우 낮음 ?5.1 이상이면 극도로 낮음으로 분류했다.

    2005년 9월 현재 PIR 평균치는 ?미국(67개 도시) 4.6 ?캐나다(9개 도시) 3.6 ?영국(12개 도시) 5.5 ?아일랜드(더블린) 6.0 ?호주(8개 도시) 6.2 ?뉴질랜드(3개 도시) 5.9 등이다. 그러나 미 LA(11.2)•샌프란시스코(9.3)•뉴욕(7.9), 캐나다 밴쿠버(6.6), 영국 런던(6.9), 호주 시드니(8.5) PIR은 전국평균에 비해 훨씬 높았다.

    ■집값 잡는 특효약은?

    주택가격의 급격한 변동은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저해하고 자원배분의 왜곡과 자산격차의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 당연히 정책당국의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선진국 집값 상승의 중요한 원인이 저금리였으므로 금리 인상이 집값 안정에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금리 인상은 주택수요, 특히 대출을 이용한 투자수요를 억제해 전반적인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있는 금리는 단기금리일 뿐이다. 장기금리는 미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물가가 안정돼 있으면 중앙은행이 단기 금리를 인상해도 주택대출 금리의 기준치인 장기금리는 안오르거나, 거꾸로 내릴 수도 있다. 또 금리 인상은 지역별 가격격차 해소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금리는 전국적으로 같지만 주택시장은 국지적 수요공급 요인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금리는 주택뿐 아니라 경제의 다른 부문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정책당국의 선택을 제약한다.

    금리조정이 한계가 있다는 사실은 각국 사례에서도 증명된다. 미국 영국 등이 단기 정책금리를 인상했지만 주택가격 상승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사실 이들 국가가 금리를 인상한 1차 목적은 집값보다는 인플레이션 압력 차단에 있었다. 미국의 경우 연방기금금리는 2003년말 1%에서 출발하여 2006년 6월까지 5.25%가 올랐다. 그간 금리는 무려 17차례나 인상됐다. 영국의 경우 정책금리는 2002년 4%에서 2003년 3.75%로 인하된 후 2004년에는 4.75%까지 인상됐다. 하지만 2005년에 4.5%로 재인하됐다. 이후 2006년 8월과 11월, 그리고 2007년 1월에 각각 인상돼 현재 5.25%다. 호주 역시 정책금리(cash rate)를 2001년 12월 4.25%에서 2003년 5.25%, 2005년 5월 5.50%로 인상했다. 2006년 들어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해 현 정책금리는 6.25%. 그러나 미국의 집값 오름세는 2006년 들어 꺾였지만 영국•호주의 경우 금리 상승 후에 주택가격이 안정됐다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택금융의 금리구조는 주택가격의 변동성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다. 1971~2003년 18개 주요국의 주택가격 변동성과 주택대출 유형별 구성 간의 관계를 분석한 IMF의 연구결과를 보자. 고정금리(fixed rate) 대출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주택가격 변동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floating rate) 대출이 주택금융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영국의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주택가격 변동폭이 고정금리 위주의 주택금융 구조를 지닌 미국•덴마크에 비해 훨씬 높다.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변동금리를 포함한 비전통적인 모기지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2005년 신규 대출의 25%, 대출잔액의 8%를 차지했다. 따라서 금리가 갑자기 오를 경우 낮은 변동 금리로 대출받은 차입자들의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주택매각으로 주택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제정책은 특효약 될 수 없어

    재산(보유)세를 통한 가격상승 억제의 필요성은 영국의 일부 전문가에 의해 제기되었다. 뮐바워(Muellbauer) 교수는 영국의 주택가격 상승을 진정시키고 주택가격 상승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불안요인을 완화하기 위해 재산보유세(국세) 도입을 제안했었다. 현재 영국의 주택 보유세는 지방세인 카운슬 택스(council tax)인데 그 실효세율이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에서 더 낮고, 같은 지역 안에서는 고가 주택일수록 낮아 역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주택수요 억제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실효세율의 재산보유세를 부과하면 집값 상승의 일정비율만큼 자동적으로 보유세가 늘어나 주택보유의 수익률이 하락하고, 집값 오름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정책에 반영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보유세제 강화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널리 언급된 미국의 재산세 실효세율은 전국 평균 1% 정도다. 하지만 도시별로 차이가 크다. 미국의 재산세는 지방정부가 공급하는 공공(公共)서비스의 비용을 조달하는 수단이며 투기억제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세제가 아니다.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면 주택수요가 줄어들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반대편에는 오히려 주택시장의 불안을 심화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영국•덴마크의 경우 주로 거주하는 주택 한 채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o ■향후 전망은 여전히 엇갈려
    장기적으로 집값이 안정되려면 주택 수요 증가에 대응해 주택 공급이 탄력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문제는 주택 공급시스템이 수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주택은 공산품과 달리, 택지개발•인허가•건축기간 등으로 인해 적기에 공급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영국의 주택 가격 상승 원인을 공급측면에서 분석한 바커(Barker) 보고서는 ‘집값 상승의 원인은 규제에 의한 택지공급 부진과 주택업계의 비효율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분석을 토대로 영국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시장 가격 변수들을 감안해 미리 주택 공급을 조절하는 체제 구축을 모색하도록 하고 있다.
    부동산 버블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미국의 경우, 향후 집값에 대해 엇갈린 시각이 공존한다. 아직까지는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 지역적으로는 별장 등 ‘2차 주택(second home)’ 및 투자 목적의 주택 구입이 많았던 플로리다•애리조나•캘리포니아 일부 도시의 주택, 특히 콘도미니엄(아파트)의 하락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가 실시한 ‘2007년 미 경제예측’ 설문조사에 포함된 주택가격 변동률 전망을 보자. 52명(전문가 포함) 응답자 중 33명이 하락을 예측했고, 6명은 정체(0% 상승)를 전망했다. 전체 응답자의 가격 변동률 예측치의 평균은 -1.7%였다. 패니 매(Fannie Mae)사(社)의 보셀(Boesel) 박사는 2007년 주택가격지수가 3% 하락할 것으로 전망, 미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을 예견했다.
    하지만 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전망치는 0%(정체)였다. 프레디 맥(Freddie Mac)도 2007년 명목 주택가격 상승률이 인플레이션보다 다소 높은 3.4%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협회와 일부 미국 언론은 주택 시장이 벌써 바닥을 쳤다는 낙관론까지 펴고 있다.
    영국의 주택가격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네이션 와이드(Nation wide)는 “2007년 영국의 전국 평균치는 7%, 런던은 10%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5년 금리인상으로 주택가격이 이미 조정받은 만큼, 다시 상승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마일즈(David Miles)는 “1~2년 내에 (영국의)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일즈는 “영국의 집값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많이 올랐다”며 “기대심리는 무한정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집값은 결국 하락세로 반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컨설팅업체 롬바드 스트리트 리서치(LSR)가 산출한 주택가격부담지수를 근거로 최근 15년간 최고 수준으로 과대평가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거품붕괴와 주택발 경기침체 논쟁
    논쟁과 관심의 핵심은 버블 붕괴 여부다. 물론 현재까지의 상승이 펀더멘털이 아닌 단순한 버블현상인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과연 거품은 꺼질 것인가? 그 핵심은 역시 미국의 주택 가격의 향배에 있다. 미 주택 가격이 미 경기를 움직이고, 미 경기가 세계 경제의 뇌관(雷管)으로 연쇄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택 가격 폭락 가능성•거시경제의 침체 가능성’ 논란은 두 가지 영역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쟁점은 주택 가격에 형성된 거품이 꺼지면서 집값이 대폭 하락할 것인지 아니면 국지적인 조정이 일어나더라도 전체 주택 가격이 완만하게 하락할 것인지에 관한 논쟁이다. 두 번째 쟁점은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인가에 관한 이른바 ‘주택발(發) 경기침체’의 가능성 여부다.
    거품논쟁은 주택가격 상승이 ?1인당 실질소득•인구•금리 등 시장기본가치를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추가적인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로 인한 투자수요 때문인지에 관한 것이다. 쉴러(Shiller)•리머(Leamer) 등 일부 학자•전문가들은 집값 대비 임대료 비율이 크게 하락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주택 가격에 거품이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1995~2005년 기간 동안에 실질 주택가격은 45% 상승한 반면 임대료는 10% 상승하는 데 그쳐 주택 가격 대비 임대료 비율은 35% 하락했다. 그러나 금리는 무위험 자산의 수익률이므로 금리가 하락하면 주택의 수익률인 매매가격 대비 임대료도 하락해야 한다. 또 주택 가격 대비 임대료 비율을 비교하려면 각각의 평균치 비율이 아닌 동일한 속성을 지닌 자가주택과 임대주택 사이의 비율을 계산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된 주택 가격 대비 임대료의 비율은 금리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튼(Wheaton) 교수는 결국 주가수익률(PER)에 해당하는 ‘주택 가격/임대료 배율’이나 그 역수는 측정오차가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거품의 존재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o
    o 우리나라에서도 주택 가격 거품에 대한 논쟁이 지속 중이다. 하지만 학술적 분석보다는 민간경제연구소들에 의한 몇 가지 정황증거나 일본과 유사점에 기초한 직관적인 판단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PIR’은 진정한 주택구입 능력을 나타내지 않으며 주택구입 능력이 저하된다고 해서 반드시 거품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 주택구입 가능성 지수는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여러 변수들 중에서 현재소득과 이자율을 반영하지만 미래 소득이나 임대료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매매 가격/임대료 배율’ 또는 ‘매매 가격 대비 임대료 비율’ 역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거품의 존재 증명은 불가능
    결론적으로 학계에서는 가격 거품의 존재를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보고 있다. 가격 거품은 실제 가격 중 시장기본가치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므로 시장기본 가치를 정확하게 정의하지 못하면 거품의 존재에 대한 판정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가격거품의 존재여부에 대한 검증(檢證)은 시장기본가치가 정확하게 식별되었는가의 검증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증권에서 적정 주가를 알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주택 가격 변동은 ‘자산 효과’를 통해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자산 효과는 자산 가격이 높아지면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다. 주택가격 상승은 주식 가격 상승에 비해 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최근 관심사는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경우, 민간 소비가 얼마나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영국•호주의 경우 금리 상승 후에 주택가격이 하락했지만 경기침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제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낮아졌다 회복되어 연착륙이 이루어졌다. 이를 근거로 미국에서도 경기 연착륙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국 문제, 유별난 가격상승인가, 유별난 정책 탓인가”
    2001년 이후 우리나라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선진국들에 비해 상승폭은 작은 편이었다. 뿐만 아니라 가격상승이 주로 서울 강남 등 버블 세븐 지역에 국한됐다. 주택 가격 상승은 저금리•주택담보대출의 급격한 증가•시중 유동성 및 토지매입 보상금 증가 등 거시 금융적 요인이 이유였다. 지역 간 가격상승률 차별화 현상은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의 주택공급 부족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확대하는 대신 수요 억제와 포괄적인 공급 확대 정책으로 대응했다. 최근 3년간 수도권 주택 공급은 목표치의 3분의 2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주택 가격 상승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독 심각했던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책 대응이 유별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개입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은 대책 발표 후 얼마간 잠잠하다가 다시 오르는 숨바꼭질을 반복하였고 대책이 거듭될수록 가격 안정 기간은 짧아졌다.
    연초부터 1•11 대책, 1•31 대책이 발표된 후 주택시장은 소강상태지만 집값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그러나 2006년 11•15 대책 이후 주택대출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고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에 따라 주택대출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주택수요가 급격히 위축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급 제약 정책은 재고해야
    가계 채무상환능력•융자비율•은행권 대출에 대한 연체율을 감안할 때 주택대출증가가 가계부실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 반면 추가적인 대출이 제한되고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 경착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급격히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만기가 도래할 때 강화된 대출기준이 적용된다면 재대출이 어려워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택가격 연착륙을 유도하려면 주택대출에 따르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되 금리인상과 다양한 주택관련 규제가 누적적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책배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부동산 가격 버블이 붕괴된 직접적인 원인은 중앙은행이 1년여 사이에 금리를 2배 이상으로 인상하고 대장성(大藏省)이 부동산 여신총액규제를 도입한 데 있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단기 변동금리 대출’ 위주인 주택대출 시장구조를 ‘장기 고정금리 대출’ 위주로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 주거 수준은 지난 20년 동안 눈에 띄게 향상됐지만, ‘1인당 주거 면적’이나 ‘인구 1000명 당 주택 수’ 등 주요 지표는 아직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주거 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려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유형•입지의 주택이 적기에 공급되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분양가 규제•원가 공개•재건축 억제 등 주택의 탄력적인 공급을 제약하는 정책들은 재고되어야 한다. 민간에 의한 공급을 어렵게 만드는 규제를 도입하고 그에 따른 공급 감소를 메우기 위해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나 여유자금을 국내 주택보다는 해외 부동산 매입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나 모두 역설적인 정책들이다.

    • 역시.. 66.***.216.246

      읽으면서 조선일보스러운 기사라고 생각였는데..다 읽고 확인하니 역시나군요…

    • chosun 149.***.164.28

      그래도 그동안 서민도 아닌 넘들이 이럴때만 ‘서민’ 꺼내가면서 못살겠다 아우성 치던 기사보다는 많이 양반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