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 6년차, career path 조언 구합니다.

멘토 73.***.119.30

직장내에서 기회가 있다면 기계설계 경험을 쌓기를 권합니다. 공학분야에서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일수록 전문가로 대우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이 분야의 expert가 되려면 학교서 배운 지식뿐아니라 수많은 성공과 실패라는 실무 (hands-on) 경험이 쌓여야하므로 제아무리 똑똑하고 최고의 학교를 나왔다고 처음부터 제대로된 설계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기계설계에 필수 skill인 도면 작성, GD&T (기하공차), 공차분석, 3차원 CAD 등은 기계 어느 분야를 가더라도 공통된 skill이기 때문에 자동차, 반도체 장비, 전자제품, IT 기기, 중공업, 조선, 항공 등등 어느 industry로 이직해도 든든한 자기 자산이요 무기가 되지요.
위 skill들은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는 것도 아니기에 선배, 상사의 지도없이 혼자 설계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제품생산에 바로 적용할 정도로 에러없는 설계가 가능하려면 10년, 20년 이상의 경력 (+능력) 이 필요합니다. 저희회사 (저희분야 세계1위) 에도 CAD 붙잡고 그림은 멋지게 그리는 젊은 친구들 많이 있지만 그냥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멋있는 그림그리는거지 설계가 아니지요. 저를 비롯한 몇몇 고참들이 죄다 뜯어고치고 세세한 에러 다 수정해주지 않으면 아예 가공자체를 할 수 없는 수준의 설계, 도면밖에 안나오죠. 여기 약 10년 다니면서 이제 제 나이 50이 넘었는데 많은 제또래처럼 직장서 언제 짤릴까 걱정하는데 아니라 오히려 제 Job security가 갈수록 공고해짐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제 옆 동료도 나이가 60 중반인데 몇년동안 은퇴를 마음먹고 있는데 회사서 은퇴를 만류하고 있어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네번 industry를 바꿔 직장을 옮겼는데 말씀드린 설계기술은 어디서나 그대로 써먹습니다. 단지 새로운 industry의 설계요구사항이 달라 파악하는 적응기간이 어느정도 필요할 뿐이지요.

FEM 기술로 job을 찾는건 좀 부정적인 견해입니다. 요즘은 Ansys등 FEM tool이 워낙 발전해서 tool 사용법을 조금 배우면 비전문가도 꽤 정확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어서 특별히 FEM 전문가를 따로 채용하기보다는 설계엔지니어가 교육을 받고 기본적인 것은 직접 다 합니다. 다시말해 설계할 줄 모르면서 FEM만 할 수 있다면 경력채용으로 갈 데 거의 없습니다.

훌륭한 기계설계 엔지니어가 되려면 위에 언급한 설계기술만 갖고 있다고 되는게 아니고 (그건 그냥 기계쟁이, 장인) 거기에 기본 4대역학의 기초가 확실해야하고, 전기/전자, 재료, SW 등 주변 공학 지식과 더불어 남들과 차별되는 자기만의 깊은 주전공분야가 있으면 금상첨화겠지요.

원글님이 기계역학 (이게 진동분야 말하는거죠?) 전공이고 signal processing 분야에 종사하면서 자기분야로 너무 분야를 좁혀서 진로를 모색하니까 앞이 안보이는 듯 합니다. 크게 진동/소음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춘걸로 보면 되겠네요. 제 경험으로는 경력직은 내 전공분야 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skill set 으로 어필해야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채용확률도 높아진다고 봅니다. 말씀드린 기계설계도 skill set이지 전공분야가 아니지요. Programming 을 잘한다면 그 skill을 요구하는 기계관련 job은 여러 industry에서 무지 많을테고 굳이 진동/소음 분야를 고집할 이유는 없잖아요.
자신이 가진 경쟁력 있는 skill set 이 무엇인지 먼저 정리하시고 그 skill set을 요구하는 job 이 어느 industry, 어느 회사들에서인지 알아보시면 훨씬 job 찾기가 쉬울겁니다.
말씀드린 기계설계 skill은 제품을 만드는 한 어느 industry에서도 요구되는 가장 general 하지만 또 전문가가 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그래서 나이들어도 환영받는 몇안되는 skill이기에 추천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