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딜러 방문후….

원래 그러는데 2 64.***.155.25

다른 글 보러 게시판 들어왔다가 다시 보고 좀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보탭니다. 위에서 조금 얘기를 했었는데요, 글을 다시 읽으면서 원글님이 미국 생활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을 자신이 마이너라고 생각해서 그런신 듯 합니다.

세상에 차별없는 곳 없습니다. 한국에는 차별이 없나요? 지역차별, 학벌차별, 남녀차별 등등.. 미국에 인종차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불과 50년 전만해도 미국 땅에서 흑인들은 백인들과 같은 버스를 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흑인이 대통령을 하는 국가가 되지 않았습니까? 적어도 제도적으로 미국에서 인종차별은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사람들 마음속에서 다른 인종을 싫어하고 차별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그런 것까지 신경쓰면서 살아야 하지요?

미국은 미국 나름대로 ‘게임의 법칙’ 이 있습니다. 미국 백화점에서 한국처럼 굽신거리면서 손님에게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장사하는 거 보셨습니까? 그것이 잘못인가요? 어떤 분들은 미국 백화점은 그래서 ‘틀렸다’고 하시더군요. 그런 분들에게는 한국이 천국이겠죠. 저는 미국 백화점이 편하더군요. 오랜만에 한국에가서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비인간적이고 싫었습니다.

미국에서 정가제로 운영되지 않는 몇가지 중의 하나가 자동차입니다. 모든 자동차는 표시된 가격으로 사는 것이 아니고 ‘딜’을 하는 겁니다. ‘딜’이 안되면 안사면 되는 겁니다. 내 마음에 드는 ‘딜’을 안해준다고 딜러를 욕할 필요가 있나요? 파는 사람이 이 가격을 원하는데 내가 원하지 않으면 딜이 성사되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내가 그 가격을 주고라도 사고 싶다면 딜이 성사되는 거구요. 물건이 그 가격의 가치가 없으면 안사면 되는 겁니다. 모든 것은 가격으로 결정되는 거지, 판매원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성심을 다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안되는 가격을 판매원에게 ‘인간적으로 부탁’할 것도 없는 겁니다.

물론 이번 일에는 딜러가 구두로 가격을 말한후에 문서 작성시에 장난을 치려고 한 거 같은데, 그런 일은 언제든지 일어나는 거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것이 마이너라서 인종차별하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 영어를 못하는 것 같아서 골려먹으려고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게 딜러가 사는 방법인 거에요. 미국에서 자동차 딜러라는 직업은 그런 일을 하라고 생겨난 직업인 겁니다.

그런 일을 가지고 딜러나 자동차 회사에 “고객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거나 “영어가 서툰 유색인종이라도 고객은 고객이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뭔가 포인트를 잘 못 잡고 계신 겁니다. 소비자는 가만히 그런 식으로 장난치는 딜러를 잡아내서 고치게 하던가, 아니면 안 사면 되는 겁니다. 그 상황에서 붙잡고 늘어지면서 하소연해봐야 해결되는 것 없습니다. 만약 그 자리에서 장난친 것을 지적했는데 딜러가 고쳐주지 않으면 안 사면 되는 겁니다. 뭐 소리지르고 할 것도 없어요. 그냥 조용히 바이 하고 나오면 그 사람들이 잡거나 나중에 연락할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지금 원글님에게 필요한 것은 영어도 아니고, 자신이 마이너라고 자조하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에서의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고 그 법칙하에서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마디만 더보태면, 인간관계에서 스스로 낮추는 쪽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판은 없습니다. 자신이 마이너라고 자신을 잃으면 될 일도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