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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신문 읽는 일이 지식인의 전유물이었지요.
아니다 싶은 사람들은 신문도 안읽고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이 생기면서 모든게 뒤바뀌어 버렸습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제일 뉴스 많이 읽고 제일 상식이 풍부하고 제일 시사에 밝은 사람은 백수입니다.
백수로서 시간이 넘쳐나다보니 인터넷을 통해 쏟아지는 그 수많은 정보들을 다 읽는게 직업이 되고 그러다보니 굉장히 유식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박학다식의 끝을 보여줘도 현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백수인데 참 아이러니합니다.
옛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예전엔 뉴스 상식 시사 습득량과 사회적 가치가 정비례했거든요.
요즘 시대는 자기 전문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부터 챙기는게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그 쏟아져 나오는 일반적인 정보들을 전부 다 소화해낼 시간과 정력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가치가 높은 사람들이 바쁘고 힘들어 뉴스 시사 상식을 하나하나 다 못챙길거 같지만 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쓱쓱쓱 훑으면서도 알아야 할 건 다 알고 지내지요. 대강대강 스쳐보는거 같아도 상식 박사인 백수들보다도 특별히 뭘 모르고 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뉴스 폐인, 상식 폐인, 시사 폐인이 되지 않고 세상 돌아가는거 다 알고 지내기 위해 어떤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할까 나름대로 생각해보자면, 인터넷 상에서 시사문제 가지고 시간과 정력을 들여 토론하는것 정도는 자제해야 하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크게 양보해서 20대 청춘이라면 밤새도록 시국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을 겪을 수 밖에 없겠지만, 대충 알만한 나이의 생활인이 됐는데도 있어보이고 싶고 유식해보이고 싶고 잘나보이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읽은 단편적인 시사 상식들을 이어붙여서 세상은 이렇게 돌아간다는 식으로 필력을 과시하는거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 그러는 사람들 상당수가 사실 백수들이지요. 자신의 보잘것없는 처지를 조금이라도 잊기 위해 시사 뉴스에 탐닉하면서 나는 수준높은 지식인이라고 자부심을 가지는데, 바람직한 행동이 아닌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