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결혼 앞둔 미대 여자 진로고민 도와주세요. / 댓글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원글 작성자 211.***.101.194

훌륭한 조언 정말 너무나 감사합니다.
어떻게 감사하다고 표현해야 할지….

저는 사실 첫문단만 읽으면서 남자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뒷 문단까지 읽어보니 여자분이시더군요.
제 마음속에 이미 ‘진취적으로, 능동적으로 뭔가 개척하고 이뤄내는 사람은 남자뿐이다’ 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제가 자꾸 수동적이어지고, 결정을 남자친구 몫으로만 맡기고, 제 인생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고 싶어했기 때문에 불안했고, 미국행에 결심이 안 섰고, 자신감이 안 생겼던 것 같습니다..

이 게시판을 그저께 처음 왔는데, 여기서 제 글에 달린 댓글들 말고도 부정적인 견해, 긍정적인 견해를 많이 읽어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실제 미국에서 정착에 성공하신 분도 계실테고, 그러지 못한 분도 계실테지만, 인터넷 밖에서 보면 님 말씀대로 긍정적인 마인드와 끈기를 가진 분들이 미국생활이든 어디서든 성공하시더군요.

‘열심히 산 그 삶 자체로부터 보상받자는 심정으로 시작했다’는 말에서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도 처음 남자친구가 미국에 가서 공부하고 취직하지 않겠냐는 제안할 때, 정말 가슴이 설렜지만 두려움이 훨씬 더 컸습니다.
막연히 중고생때부터 디자인으로 유학을 가서 공부하고 성공하고 싶었지만 물가가 너무 비싼 미국은 생각이 없었고, 한국 대학에 진학해 성인 여자가 되고 나니 주변에서 여자는 유학가면 안 된다, 너무 공부하면 남자 못 만난단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몇 년 내에 포기했었습니다.
남자친구는 그런 닫힌 마인드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었고 그래서 이 사람과 동행을 결심했던 거였습니다. 너무 힘들 것이라 생각했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도전이었고, 리스크를 생각해 따져보면 가서 남자친구와 이혼을 하거나 남자친 구가 죽을 수도 있는 건데 나는 이 남자가 없더라도 미국에 가서 정착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 생각해보았습니다. 현실적인 상황에 가로막히는 걸 둘 째 치고 저의 의지에 대해서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어차피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안정적으로 되는 대로만 살기는 싫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도전해보는 삶이 내게는 가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먼저 능동적으로 벌린 일이든, 어쩔 수 없이 닥친 상황이든 다 받아들이려 합니다.
미국 생활을 본격적으로 생각하고 준비 시작하니 사실 어쩔 수 없이 닥쳤는데 받아들이고 극복해야만 하는 상황이 훨씬 더 많더군요.
너무 두려움이 몰려와서 어제 여기에 글을 적었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건 상황이 바뀌어야만 하는 문제가 아니라 제 의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 게시판을 통해 진실되고 긍정적인 자세로 잘 해나가시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용기를 많이 얻었습니다.
좋은 댓글이 많이 달려서, 지금 이렇게 대댓글을 길게 적다보니 원글을 지운 의미가 없어졌지만 이제 별 상관이 없네요.

다시 한 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용기내어 님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승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