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고 방황하는 엔지니어입니다. 진로상담 부탁드립니다.

  • #165177
    공학도 24.***.119.38 6293
    안녕하세요.

     

    우선 제 소개를 하자면,

     

    나이 30에 이번에 중상위권 공대에서 electrical engineering 학사, 석사졸업하고, PE 자격증 하나 있고 일한 경력은 4년반 정도 되는 미국 시민권자 공돌이 입니다.

     

    직장은 그냥 로컬 municipal government 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주로 하는일은 다운타운 시내의 전기시설 관리, 시정부에서 주관하는 전기공사의 도면(plan)을 준비하거나 공사에 들어가는 예산 계산, 컴퓨터 시뮬레이션 돌려서 시스템 상황 체크, 등등 전기쪽에 관련된 여러가지 엔지니어링 일들을 합니다.  한국에선 한전에서 하는 일들이겠지요.

     

    일이 널널해서 편하고 좋기는 한데 제 커리어를 길게 봤을때 과연 이렇게 계속 가는게 좋을까 고민이 됩니다.  지금 제 상사나 매니저의 모습이 저의 십년 혹은 이십년 뒤의 모습이 될텐데, 나중에 제가 제 상사나 매니저의 위치에 올라갔을때 뭔가 보람차고 성취감을 이루었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할것 같아요.  이쪽 분야에 한국인이 적어서 좀 고립되있는 느낌을 종종 받기도 하고요.

     

    몇몇 친한 동료직원들하고 얘기를 해보면 좀더 크고 의미있는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대기업으로 옮기라고 하는데, 사실 제 경력을 어느 회사에서 반길지 몰라서 여러 회사에다가 이력서를 넣어 봤습니다.  제가 이력서를 넣었던 미국 회사들이 미국의 건설사들,  에너지 회사들, 심지어 방산업체에다가도 이력서를 넣어 봤어요.  하지만 이리저리 이력서를 내 봐도 아무 연락이 없더군요.  과연 미국 대기업들에서 제 경력을 쓸모있다고 인정해 줄까요?

     

    미국이나 한국 사기업들에서는 미국 공무원, 그것도 로컬 공무원 경력을 딱히 크게 쳐줄것 같지가 않은데 이직하는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제가 앞으로도 미국 대기업과 한국 대기업에다가 이력서를 꾸준히 넣어볼려고 하는데 과연 제 경력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까요?  만약 제가 한국 대기업에다가도 이력서를 넣는다면 건설업계나 에너지, 플랜트 회사같은데다가 넣을 생각인데 한국 기업에서는 제 이력을 의미있게 봐줄까요?

     

    어떤 조언이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길은 192.***.210.20

      네!트!워!킹!!!

      • 공학도 24.***.119.38

        제 학교로 오시는 리크루터 분들과 종종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게 답일까요..

    • 음.. 67.***.209.202

      거기서 계속 일하면서 관련 비지니스를 준비하는 건 어떨까요? 대기업가서 하면 폼나는 큰 프로젝 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월급쟁이..

    • 157.***.91.142

      공무원이시면 잡시큐리티가 대기업 보다 훨 좋지 않나요? (제가 잘 몰라서요.) 미국대기업들, 연봉이 좀 높은반면 경기에 따른 리사이징 많이 합니다. 그리고 팀원들간에 경쟁도 많아서 업무강도가 높다고 볼 수 있읍니다. 반면 원글님의 현재 하고 계신 일의 설명을 보자면, 알맞게 충분히 주어진 시간에 맡으신 일을 끝내시면 마음 편하게 직장생활 하실 수 있으실것 같아 보입니다, 물론 실상이 아닐 수 도 있지만요. 반면의 예로, 미국대기업 반도체회사들의 연구개발직종사자들 업무량 매우 많읍니다, 경쟁도 심하고, 잡시큐리티에 따른 부담도 따르구요. 언제나 버짓(시간, 비용)안에서 해야하고, 빨리빨리 해야 됩니다. 그리고 비공식적 정년이 매우 빠르고 해가 갈수록 더 낮게 되어 가고 있읍니다. 민간회사는 이익창출이 최고 목표이므로 효율이 좋지않거나 비용이 많이 나가는 리소스는 정리를 해야하니까요.
      민간기업 (반도체 회사)에서 인원을 뽑을ㅤㄸㅒㅤ 군수산업이나 정부직에 있던 분들은 잘 안뽑으려고 합니다 (대개가), 왜냐면, 민간기업에서 서바이브에 따른 멘탈리티가 군수산업쪽이나 정부쪽하고 많이 다르기에 (항시 경쟁, 빨리할것, 많은량의 업무, 잡시큐리티, 등등) 새로 들어온후에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등으로 잘 적응못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잘 생각하시고 좋은 결정하시구요,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공학도 24.***.119.38

        예, 잡 시큐리티 면에서만 따진다면 사기업보다 낫긴 할것 같은데요, 업무량이 적다 보니 너무 무료하고 좀 걱정이 됩니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이 9시간인데 그중에서 제대로 일하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1~2시간도 안되는것 같아요. 하루종일 웹서핑만 하다고 오는날도 많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이직한번 못하고 평생을 그곳에서 보내게 될까바 걱정입니다. 혼자서 심심해서 이것저것 찾아서 일을 하면 주위 엔지니어들이 싫어합니다. 그런다고 돈을 더 받는것도 아닌데 괜히 골치아픈 일만 더 늘린다고…. 미국 대기업 건설사에서 흘러들어온 젊은동료 하나가 있는데 저한테 그러기를 ‘너는 오히려 대기업이 더 성향에 맞을것 같으니까 거기로 가라’고 이야기 해주더군요. 앞으로 십년 이십년동안 이렇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좀 막막하고 답답해서 이직을 결심했는데, 과연 어느분야로 가야지 제 예전 경력을 인정해 주면서 이직을 용이하게 할수 있을지 의문이 생겨서 조언을 부탁드렸습니다. 좀더 의미있는 커리어를 쌓을수 있는 일이라면 제 이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도 괜찮고, 석사과정 만이라도 인정받고 커리어를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 Govt 192.***.221.142

      하루에 평균 1~2시간 일하고 그 연봉 받으면, 그야말로 꿈의 직장인데요…..

      ‘시간당 임금’으로 계산해 보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직종인것 같은데….

      40대~50대 이상 나이 좀 드시고, 가족들 하고 최대한의 시간을 보내면서 여유롭게 사시고 싶어 하시는 분들한테는 공무원 엔지니어링 직업은 최고의 직장입니다.

      허나 님 아직 30대 초반에다가 총각이시면 삶이 좀 무료해질 수도 있겠네요.

      • 공학도 24.***.119.38

        예, 여유롭게 일하고 싶어하시는 나이드신 분들에게는 좋은 직장 같습니다. 실제로 여기서 일하는 대부분의 분들은 사십대 이상의 가족이 있는 나이드신 분들이구요, 젊은 애들은 인턴으로 왔던지 어시스턴트로 왔던지 오래 못 버티고 딴데로 빠져나가는 것 같더군요. 회사에서 대학원비를 보조해 줘서 대학원 다닐때는 공부와 일에 그럭저럭 몰두하면서 살았는데, 대학원 공부가 끝나니깐 너무 무료해져서 견디기 힘들군요.

    • k 111.***.137.52

      와..PE시면 기술사 시잖아요..그런데도 대기업을 못들어가는 건가요??
      미국은 그런곳인가요?

    • 동감 119.***.230.83

      저도 미국 에서 시청 공무원인데 원글님과 아주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시청일이 안정적이고 여유도 많아 좋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죽을때만을 기다리는 너무나 무료한 삶인것 같아 후회도 많습니다. 같이 유학왔다 한국 돌아간 친구들은 다들 그럴듯한 명함을 내미는데 전 아직도 평범한 시청 공무원 밖에 안되어서요. 물론 미국에서 개인 기업에서 일하는게 얼마나 스트레스 많고 불안정한 삶인지는 잘 알지만 좀 더 젊었을때 대기업에서 좀 더 열심히 살았으면 좋지 않았나 후회도 많이 되요. 이제 40이니 아이들도 크고 변화를 일으키기엔 제가 자신이 더 없어집니다. 15년 뒤면 은퇴 연금 나온다니 그냥 편하게 살다 은퇴하고 한국 가서 조용히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남들 처럼 유명한 사람은 못 되지만 그냥 안빈낙도의 삶을 살아왔다고 제 자신을 위로하며 그냥 그렇게 조용히 이땅에서 사라질 것 같네요. 계속 공무원 하실거면 취미생활 많이 가지시고 휴가 많으실테니 한국 자주 가셔서 가족들과 시간 많이 보내세요. 제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한참 젊고 애들도 어리면 한번 대기업가셔서 이름을 날려 보시던지요. 건투를 빕니다.

      • life 199.***.140.44

        공수래 공수거라…. 어차피 빈손으로 왔다가, 갈때는 다들 빈손으로 가게 됩니다.

        열심히 쇠빠지게 일해서 출세하고 돈벌고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하더라도, 다 일장춘몽에 불과합니다.

        님 공무원 생활하면 개인시간이 아주 많을텐데, 그 시간을 그냥 빈둥빈둥 허송세월하지 않고 내면의 성찰을 갖는 시간에 할애하시면, 대기업 다니면서 정신없게 사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의미있는 삶을 살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