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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일류 대학 못 갈 거면 ‘배관공’ 돼라”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이 좋은 대학에 못 갈 거면 배관공이 되라고 조언했다. 남들보다 공부를 더 잘하는 게 아니라면 기술로 제 일을 하면서 가격 결정력을 갖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전날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연례모임 연설에서 “여러분의 자녀가 대학에 가길 바라거나 배관공이 되기를 원한다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며 “자녀가 좋은 학교에 갈 게 아니고 학업 면에서 특별히 똑똑하진 않지만 대인관계나 일처리 방면에서 영리하다면 배관공이 훌륭한 직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관공이 좋은 직업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격결정력과 수많은 기술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최고 명문인 하버드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도 셈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하버드대에 가려면 한 해 5만-6만달러의 학비를 내야 하는데 배관공 견습공이 되면 그만한 돈을 연봉으로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직원의 배관공 아버지 사례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구체화했다. 이 아버지는 배관공 6명을 직원으로 두고 있는데 핸디캡이 제로(0)인 ‘스크래치 골퍼'(scratch golfer)로 자신은 꿈밖에 꿀 수 없는 골프장을 누비고 다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그는 사업을 일구고 기회를 잡았지만 대학에는 가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또 기술의 발달로 요즘 중산층 직업의 돈벌이가 예전만 못해졌지만 배관공 같은 직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펌에서도 이제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분석 자료를 얻을 수 있다”며 “과거엔 견습 변호사들이 책을 뒤져 만들던 자료였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미국 명문 존스홉킨스대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증권 중개회사인 살로몬브라더스에서 처음 경력을 쌓기 시작해 1981년 자신의 이름을 건 뉴스 및 금융정보 제공업체 블룸버그를 창업했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뉴욕시장을 지낸 그는 올해 말 블룸버그로 복귀할 예정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추산한 블룸버그의 재산은 340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에서 11번째, 세계에서는 16번째 부자다.
한편 전날 같은 행사에 참석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CEO(최고경영자)도 대학 무용론에 힘을 보탰다.
루벤스타인은 “요즘 미국인들은 더 이상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가서 학위를 받으면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사회적 계층이동성이 사라졌는데 이는 큰 문제로 경기침체의 잔여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