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1 신청 시 – 같은 경력, but 다른 결과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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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호진 100.***.157.22 1790

    PART 3. O-1 추천서, 힘들게 준비한 만큼 효과가 있으려면

    추천서에는 이야기를 담아야!

    O-1 준비는 참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경력 증빙자료도 막상 구하자치면 녹녹치 않은 경우가 많고 조금 세월이 지난 경력에 관한 자료는 어디에 두었는지 잘 찾아지지 않기도 합니다. 게다가 추천서라는 것을 받는 일때문에 애를 먹기가 일쑤입니다. 추천서를 부탁하는 것도, 부탁한 후에 완성된 추천서를 받기까지 추천인과 연락을 주고 받는 일도 결코 마음편한 일이 아닙니다. 일부 추천인들은 때맞춰 해외 일정이 있어서 여러 날동안 연락이 닿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 추천서를 준비하는 것이 힘이 드는 일인 것이야 피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힘들여 준비한 추천서라면 케이스의 승인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추천서에 ‘이야기’를 담는 것입니다. 풀어서 말씀을 드리자면, 절대 다수의 추천서는 추천인이 비자 신청인을 높이 평가하므로 O-1 비자 승인을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결론이 나게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결론이 아니라 추천인이 ‘왜 그런 결론에 이르렀는가?” 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입니다. 추천서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이야 담당 변호사의 업무처리 방식에 따라 각양각색이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추천서 속에서 추천인의 최종적인 판단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가 되는 ‘이야기’를 밝히는 것은, 추천서의 설득력을 높이는 데에 결정적인 부분입니다. 그 ‘이야기’는, 추천인이 비자 신청인과 함께 일을 한 적이 있느냐, 비자 신청인의 작품을 감상하거나 평가해 본 적이 있느냐, 아니면 추천서를 부탁받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어떤 경우라도 이 “왜?”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추천서 안에 담기도록 해야 합니다.

    추천서는 많을수록 좋은가?

    추천서의 적절한 수에 대해서는 10개다, 20개다 설(說)들이 분분합니다만, 필자의 판단에는 추천서의 수는 케이스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으나 5 ~ 8개 정도면 숫적으로 부족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추천서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그보다 많은 추천서가 손해가 될 리는 없겠으나, 단순히 추천서의 수를 늘리고자 비슷한 내용으로 더 많은 수의 추천서를 작성한다면 그것은 득보다 실이 더 많게 됩니다. 추천서는 본질적으로 추천인이 작성하는 글이기 때문에, 둘 이상의 추천서의 내용이 흡사한 것은 이상한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히, 그 추천서는 해당 추천인이 쓴 글이 아니라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고 그런 의구심은 케이스 전체에 결정적인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추천서를 모두 모아 한꺼번에 읽어 봤을 때 비자 신청인의 주요 경력들 각각에 관하여 하나 이상의 추천서에서 언급을 하고 있다면 그 정도가 적절한 추천서의 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부족한 경력을 추천서로 메울 수가 있다?

    O-1 비자에 관한 상담을 해 드릴 때, 이런 질문을 자주 받게 됩니다.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을 해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비자 신청인의 중요한 경력을 입증할 자료가 마땅치 않을 경우에, 그 경력에 관하여 진술을 해 줄 입장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추천서를 받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즉, 어떤 경력에 관한 1차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할 수 없을 때, 2차 증빙자료로서 관계자의 진술서는 일정 정도의 증명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의미라면 위의 말은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경력 자체가 부족한데 그 부족한 부분을 소위 ‘강력한’ 추천서 또는 ‘많은’ 추천서로 보완할 수 있다고 하는 뜻이라면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 O-1 비자의 승인 여부는 결국 법정요건들 중 3가지 이상의 요건을 충족시키느냐로 판가름이 나는 것인데, 전문가의 진술로 입증하거나 충족시킬 수 있는 요건은 매우 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추천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 추천서에서 해당 전문가가 어떤 경력에 관하여 어떤 내용으로 평가를 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부족한 경력을 추천서로 보충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PART 4. 부자는 몸 조심!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분은 끝까지 최선을!

    다른 변호사 분을 통하여 진행했던 O-1 case가 거절된 후에 검토를 의뢰받는 일이 자주 있는데, 검토를 하다 보면 O-1 을 승인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경력과 경력 자료를 가진 분의 case가 거절된 경우를 적지 않게 만나게 됩니다. 그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승인가능성을 숫자로 표현하는 재주도 없고 그렇게 표현할 객관적인 근거도 찾을 수가 없어서 그런 식의 표현을 하지 않습니다만, 예를 들어 100점 만점에 30점이면 합격이라고 쳤을 때, 28점, 29점에 해당되는 case가 간혹 눈에 띄입니다. Case가 강할 경우 client는 client대로 자부심과 자신감에 가득 차 있고 담당 변호사는 변호사대로 순탄한 case 진행을 예감하면서 느슨해질 수 있는데요, 서로 협력하여 case를 성공시켜야 하는 쌍방이 동시에 일정 정도 이상 방심을 하게 되면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안타까운 결과에 봉착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경력이 충분하다고 여겨지시는 분들도, 이미 여러 차례 O-1 승인을 받았기에 O-1 승인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시는 분들도, 호랑이가 사냥을 할 때의 모습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 해서 서류 및 자료 준비를 함으로써 일말이라도 아쉬움을 남길 가능성을 차단하실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저의 O-1 승인가능성 검토 결과가 희망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O-1 비자를 신청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case들 중에서도 승인을 받는 케이스가 거절되는 케이스보다는 훨씬 많습니다. 승인가능성을 검토할 때는, 세부 심사기준을 최대한 엄격하게 적용하고 예리한 안목을 가진 심사관을 상정하고 검토를 합니다만, 실제로 이민국에서 O-1 비자 케이스를 심사하는 심사관이 모두 그렇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케이스의 전망이 밝지 않을 때 client는 더 치열하게 경력관련 자료들을 구하게 되고 변호사는 변호사대로 케이스의 구성 방향과 어필 전략 등에 관하여 더욱 부심을 하게 됩니다. 물론, O-1 비자가 아니라 다른 방향을 선택하실 수 있는 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겠으나, O-1 비자를 신청해 볼 수 밖에는 없으나 승인가능성이 높은 편은 아니라는 진단을 받으신 분께서는 어렵더라도 신청서류 준비 중에 엄습해 오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면서 지속적으로 변호사와 의논하고 함께 궁리하는 시간들을 통하여 준비할 수 있는 한 최상의 서류를 만들어 제출함으로써 설령 실패하더라도 여한을 남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누구도 그 결과를 알 수는 없으니까요.

    여기까지 O-1 비자 신청 준비 시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들에 관하여 살펴 보았습니다. O-1 비자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박호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