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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창 고민이 많은 시기에 CS 관련 책을 한 열권 보고 컨셉이 마음에 들어,
미국대학 복학 뒤에 이 분야로 갈아탔습니다. 전과했죠. 그 전에는 예체능과였습니다.그때 당시 workingus 에 수많은 조언글들을 올렸습니다.
몇년 뒤에 심심해서 옛날 글들은 어떤게 있었나 서핑해보다 어느 글이 눈에 들어왔고,
‘뭔가 나랑 생각하는게 비슷하네, 이 친구’ 생각했죠. 알고봤더니 제가 쓴 글이더군요.그때 당시 달렸던 대부분의 댓글은 “너가 좋아할지, 안좋아할지 어떻게 알고 그런 선택을 하냐. 일단 코드 한줄 써보고 시작을 해라.”
근데 아시잖아요. 마음만 앞서서 코드 한줄 써보지 않고 CS 로 바로 전향했습니다.
기본과목들은 충분히 할 만 했습니다.
정말 코드 쳐다보는게 싫다가 아니라면 할만합니다.
(저는 지금도 숙제하려고 에디터 키면 스트레스가 몰려와요, 제 전문분야가 아니면)아무튼 그렇게 여기 선배님들의 조언을 따라 죽자살자 인턴십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실리콘밸리 어느 기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Offer Letter 를 받습니다.그리고 학교에 돌아옵니다. 처음엔 여유롭습니다.
근데 갈수록, 그동안 CS 에 집중하느라 소홀히 했던 제 진짜 관심사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고 눈치보지 않고 제가 재밌어 하던 것만 하던 1학년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지금 돌이켜보면, 자기가 하고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 현실과 타협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저는 CS 내에서 제가 가장 관심있는 분야를 찾았죠.
하지만 무턱대고 CS로 들어왔다가 OS, System Design 등등 평소 관심도 없던 것들을 처음 보는 Language 로 코딩하고,
또 거기서 재미를 찾지 못한다면, 정말 우울합니다. 저는 실제로 전과한 뒤 우울증 와서 1년동안 쉬었어요. 그리고 원하는 걸 찾았죠.그냥 여기 CS 로 옮기시고자 하는 동료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제 감흥 적어봅니다.
선택은 저희가 하지만 그 결과는 저희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한번 느낍니다. 하지만 화이팅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