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박 50일 좌충우돌 유럽 생환기25 – 인연 아닌 기적… 에필로그

  • #83937
    6년만기 24.***.74.254 8918

    돌아오는 내내 비행기에서 잠만 잔 만기…
    내리기 전 세수를 마치고 뽀샤시 (또는 부시시) 한 모습으로 귀국장에 등장…
    당당히 세관을 통과(?)하지 못하고 세관원분께 덜컥 붙잡혀 사정 설명을 하고 있는 만기…

    ‘학생… 조폭이야? 왜 이렇게 칼이 많아…?’
    ‘그게… 제가 여행경비를 많이 아껴서요… 친구들 주려고 산 거라니까요…’
    ‘글쎄… 왜 이렇게 많냐고?’
    ‘진짜 친한 친구들이 딱 14명이라서요…’

    한참을 다른 짐까지 훑어보던 아저씨…

    ‘진짜 딱 사람 숫자 맞춰서 사온거야?’
    ‘저 다른거 아무것도 못사고 그것만 사 가지고 왔어요…’
    ‘에이… 가져가…’

    다행이 무사히 세관을 빠져나와 입국을 기다리던 친구들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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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지하철 2호선이 내 배낭과 함께 50일의 추억을 삼켜버린지 약 2개월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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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과 모여살고 있는 전세아파트…
    ‘만기야… 전화받아라…’
    ‘누군데?’
    ‘아가씬데… 사투리 쓴다…’
    ‘누구지? 여보세요?’
    ‘아저씨… 오랜만이야…’
    ‘어~~~ 너~~~ 현주구나…’
    ‘응… 나… 여기 서울이야…’
    ‘그래? 지금 어딘데?’
    ‘여기 서울역… 아영이랑 같이 왔어… 시간 괜찮아?’
    ‘물론이지… 기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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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속도로 옷을 갈아입고 달려나간 서울역…
    반가운 얼굴들이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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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 왜 연락 한번도 안했어?’
    ‘어… 실은… 여차저차해서… 이러쿵저러쿵…’
    ‘에이 바보… 그럼 여행때 만난 사람들 연락처 하나도 없겠네?’
    ‘그래… 니들처럼 이렇게 먼저 연락 안해주면 하나도 연락못하는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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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때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나타나 잠깐동안 아주 잠깐동안 만기의 마음을 설레게했던 현주는 이제 곧 시집이라는 것을 간다는 말로 만기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으니…

    양가 모두 교육자 집안으로 현주가 어렸을때부터 가족끼리도 잘 알고 지내온 사이라는 설명과 함께 얼마전 약혼까지 했다고 한다.
    졸업과 동시에 결혼날짜를 잡아 놓았다는 말을 들으니 새삼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인다는 말처럼 현주가 더 예뻐보인것은 그 날 현주의 뒤에서 빛나던 샹들리에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부산에 내려오면 꼭 한번 연락하라며 남겨준 현주와 아영의 전화번호는 그 후 언젠가 이제 현주가 시집가서 전화번호가 바뀌었다던 어머님의 목소리만 듣게 해준 역할밖에는 더이상 다른 용도로 쓰여지질 않았다. 맹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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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흰눈이 내리고 바람이 몹시 차갑던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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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기야… 전화받아라…’
    ‘누군데?’
    ‘아가씬데… 사투리 쓴다…’
    ‘누구지? 여보세요?’
    ‘오빠… 오랜만이네요…’
    ‘누구?’
    ‘아… 섭섭하네… 저 00인데요…’
    ‘그게? 죄송한데… 제가 기억이 잘…’
    ‘기억 안나세요… 융프라우에서 끝까지 같이 맥주 마신…’
    ‘아~~~아~~~ 기억나지… 와… 오랜만이네… 졸업은 했구? 지금 한국?’
    ‘네… 오빠 어떻게 지내세요?’
    ‘나야… 뭐… 잘 지내지…’
    ‘현주는?’
    ‘어~ 그 녀석 좀 있으면 시집간다더라…’
    ‘네? 그럼… 오빠랑은?’
    ‘뭔 소리야… 나랑 그런 관계 아니였다니까…’
    ‘그럼… 잘 됐네… 여자친구는 아직 없죠?’
    ‘뭐가 잘돼… 여자친구 아직 없다…’
    ‘내가 그 때 융프라우에서 얘기했잖아요!!!’
    ‘크크크… 그때 그 농담…’
    ‘농담아니라니까… 휴… 하긴 오빠가 5센티만 더 컷어도 내가 어떻게 해 보는건데…’
    ‘야… 오랜만에 전화해서 쓸데없는 소리말고… 어디니? 서울이면 내가 밥한번 살께…’
    ‘그게아니라… 그럼 나한테 밥사지말고 내 친구한테 한번 사요…’
    ‘???’
    ‘내가 오빠 소개팅 시켜주려는 거니까…’
    ‘웬 소개팅?’
    ‘오빠 남주기 아까워서 내 친구한테 오빠 자랑 많이 해 놨으니까… 그냥 만나봐요…’
    ‘진짜?’
    ‘그럼… 내 친구 너무 예쁘고 착해요… 일단 만나보고 맘에 들면… 나한테 오빠친구들 소개시켜주기…’
    ‘그래… 그럼 뭐… 일단 만나나 볼까?’
    ‘어허… 튕길일이 아니라니까 그러시네… 약속 잡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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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없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신촌 쟈무쉬…
    1995년 1월 14일 오후 2시 15분…
    약속시간보다 15분가량 늦게 나타난 만기를 향해 일어서던 두명의 낯선 여인들…
    정작 융프라우 그녀는 바쁜일이 있다며 못 나오고는 친구를 두명씩이나 보내다니…

    그렇게 만났다.
    그 두 여인중 한명이 현재 나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 내 사랑하는 아내이다.

    ‘옷깃을 스치는 것도 인연’이라는 불가의 말이 있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살면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기도 또 헤어지게 되기도 한다.
    때로는 긴… 또 때로는 짧은 누군가와의 만남…
    그런 만남들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또 그것들이 내 생을 엮어가는 실타래임을 잊지 않는다면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이들과의 단적인 만남들 조차도 분명 가볍게 여길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만기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살면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 것은 인연이 아니라 기적이라고…
    오늘도 여러분 옆을 수시로 스쳐지나는 기적들이 늘 행복한 기적이길 빌며…


    드디어…
    길고 긴 생환기의 막을 내립니다.
    글을 쓴다는것…
    결코 가볍지 않게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그 무게가 훨씬 무겁네요…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드립니다.
    늘 행복한 기적이 이루어지는 커플스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며…
    이상 만기였습니다.


    • 꿀꿀 136.***.2.25

      결국 생환기의 끝에는 지금의 마나님께서 계시군요,, 만기님께서 지금의 마나님을 만난 95년 1월 14일은 아마도 제가 94년11월27일 입대하야,,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사단교육대와 연대를 거쳐,,연천군 최전방 철책으로 대대를 통해 장장 12시간동안 빡스카를 타고 코찔찔흘리며, 몸엔 훈련소에서 얻은 옴이라는 피부병을 안고,, 중대를거쳐 최종 철책 경계하는 소대로 배치받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때만해도,, 제가 이렇게 살고 있을지는 꿈에도 몰랐지요,,ㅋㅋ

    • 뜨로이 149.***.224.34

      그동안 참 재미있게 생환기 읽었네요. 글 쓰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가족에 평안과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done that 66.***.161.110

      그동안 재미있게 읽었읍니다.
      인연이란 게 참 신기한것같네요.
      앞으로도 좋은 얘기를 더 올려 주세요.

    • eb3 nsc 98.***.14.48

      “””내가 살면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 것은 인연이 아니라 기적이라고…””””
      정말 그런것 같아요…ㅋㅋ 만기님 옆에 사모님이..글케…인연이 되셨구나…ㅋㅋ 저는 또 생환기 속에 계신가…계속 궁금해 했었는데..
      암튼… 생환기…정말 잘 읽었습니다… 또 재미난 이야기 올려주세요..그리고…가족 모두 행복하세요..

    • lms 69.***.217.250

      저도 정말 잘 읽었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 Dreamin 96.***.192.94

      6년만기라고 해서 6년을 다 채워야 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본문에 자주 만기라는 이름이 나와서 본인 이름인가 봅니다.
      그런데 6년은 무슨 사연이 있을까고 생각해봅니다.

      저도 여러번 선/소개팅을 하다가 만기님보다 보름뒤에 만난 사람이 저를 구제해서 이제는 같은 지붕아래 삽니다. 지금생각하면 인연인지 기적인지……

      그동안 글을 보면서 싸나이가 저렇게 사는게 정상인데
      부러워하며 즐겁게 읽었읍니다.

    • 만기 99.***.203.204

      제 생각에는 ‘6년만기’님께서 H1-B Visa의 소유자 이시거나 이었었기 때문일 겁니다.

    • 6년만기 24.***.74.254

      끝까지 생환기와 같이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6년만기는 올해 2월 18일자로 6년만기인 제 H-1B 상태였구요…
      6년이 만기가 끝나고 H-1을 Extend 할 수 조건을 회사 HR의 늦장때문에 충족 하지 못해서 마음 졸이고 있다가 지난 1월 8일에 다행히 영주권이 나와 한시름 놓았답니다. 생환기 쓰면서 ‘난 늘 가장 최후의 순간에 무언가가 이루어지는 구나’ 이런 생각으로 버텼더니 영주권도 그렇게 되더라구요…
      어쨌든, 이제는 6년만기에 마음 졸일 필요가 없으니 이름을 바꿔야 할까봐요?

    • Block 67.***.30.223

      그동안의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대학때 했던 유럽여행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산을 내려온후의 호수에서의 유람선이 저는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6년만기님 말씀 말데로 인생에는 더없이 많은 인연들이 스치고 지나가고 그사이에 또 많은 기적들이 일어나는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과의 관계가 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한 시기가 비슷한것 같은데 어쩌면 6년만기님과 스치고 지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

    • 기다림 12.***.58.231

      6년 만기님 재미있는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남에게 글로써 보여진다는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느껴집니다. 만기님 말씀데로 한번의 만남을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만들것인지 인생의 중요한 인연으로 만들것인지는 정말 우리의 자세에 달려있다고 생각했어요. 한사람 한사람 소중하게 생각해야죠. 가까운데 사시면 한번 만나서 인연을 만들고 싶네요. 고맙고 건강하세요.

    • 꿀꿀 129.***.33.27

      6년만기님의 또다른 집필을 기다려 봅니다,,ㅋㅋ

    • 6년만기 24.***.74.254

      기다림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꿀꿀님… 너무 하십니다. ㅠ.ㅠ
      실은 아닌게 아니라 진짜 미완의 소설이 하나 있는데 말이죠…
      제목은 이름하야… “대고려연방”… ㅋㅋㅋ
      이걸 그냥 확 올려버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너무 게시판 취지에 맞지 않는것 같아서…
      어디 진짜 인터넷소설 쓰는데라도 찾아봐야 할까봐요… ㅋㅋㅋ

    • 만기님 팬 204.***.196.151

      그동안 재미있는 글 올려주신 만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구요, “대고려연방” 그냥 확 올려주 심 안될까요… 커플스를 찾는 사람들이 만기님 글을 찾고 있다면 취지에 딱 막는 것 같은데… 만기님 글 읽으면 또 엔돌핀이 도는 순간들을 맞을 것 같습니다. 플러스 만기님을 커플스가 배출한 작가로 등단시킬 수 있는 기회를 커플스 가족에게 주심이… 커플스 가족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인터넷 149.***.224.34

      몇년전에 다움인가 네이버 카페에서 읽은적이 있는데 다시 읽어도 재미있네요. 행복하세요.

    • 6년만기 24.***.74.254

      오늘 제가 좀 한가합니다… 간만에…
      어쨌든,
      인터넷님… 그냥 궁금해서 그런데, 생환기를 읽으신 적이 있으시단 말이세요?
      그것도 커플스 게시판이 아닌 무슨 까페에서…?
      이런 황당한 말씀이…
      전 그런 까페에 생환기를 올린적도 없을뿐더러 더군다나 몇년전이라니…
      생환기는 제 머릿속에서 글로 옮겨지자마자 따끈따끈한 상태 그대로 이 커플스 게시판에만 올린 글인데…
      혹시 다른 글이랑 착각하신것은 아니신지…
      좀 황당스럽네요…

    • 인터넷 149.***.224.34

      여행 루트, 내용 그리고 글체가 제가 읽은 여행기와 많이 비슷하여 착각하였나 봅니다. 사과드립니다.

    • 꿀꿀 129.***.33.26

      에고,,6년만기님이 제 요구에 부담을 가지시나보네요,,ㅋㅋ 대고려연방은,,제목에서 왠지,,퓨전 사극 의 냄세가 나네요,, 연방이란 말로 보아,, 사극도 아니고,,
      고려로 보아,,현대물도 아닌,,머랄까,, 고려왕실이 현재까지 유지됬다는 가정하에 20세기고려시대를 주 골자로 하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도 들고요,,
      넘 재밌을거 같긴한데,,
      게시판 성격이 문제가 아니고,,
      저작권문제가 걸려있지 않나싶네요,,나중에 인세 어디서 받겠어요,,여기 올리면,,
      암튼 재밌을거 같긴한데,,

    • 6년만기 76.***.183.202

      인터넷님… 무슨 사과씩이나… 그러실 필요까진 없습니다.
      님께서 읽으셨던 글이 생환기는 분명 아니였을 것입니다.
      단지 저와 비슷한 여행담을 갖고 있는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좀 놀랍네요…

      꿀꿀님… 제가 좀 갈등이 많이 생깁니다. 글을 올리자니 너무 길어지는 것도 문제려니와 또 아직은 미완이라 계속 꾸준히 써 나갈 수 있을지도 제자신에게 의문이 생기고…
      혹시라도 에이 그냥 저질러보자… 이런 마음이 당장 내일이라도 찾아오면 그동안 썼던것만이라도 꼭 커플스에 먼저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늦었지만 셋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동안 못보다가 오늘에서야 봤네요…

    • 팬2 24.***.217.202

      그동안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또 다른 집필 기대합니다.

    • Neo Master 222.***.190.49

      드디어 이야기가 끝났네요.

      한 4개월 넘게 연재가 되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맞나요?
      그동안 너무 재및게 잘 읽었습니다.

    • NDC 8.***.67.20

      이만기님 글 잘읽었습니다.
      씨름도 잘하시고 글도 잘쓰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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