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LinkedIn에서 4줄 경력 올리고 애플에서 연락왔던 사람입니다.
이곳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서 인터뷰 후기 간략하게나마 올려봅니다.
폰인터뷰 대신 한국에서 hiring manager랑 본것 같습니다. 누군지 말도 안하더군요.
두서도 없고 이름도 말하지 않고(메일 주고 받던 사람이랑 다름. 메일을 통해 누구랑 인터뷰 할거라는 얘기만 들음) 명함도 주고받지 않고 바로 인터뷰 봤네요. 헐…. 미국은 원래 그런건지..
제가 시간이 안된다고 해서 금요일 4시에 인터뷰 보자는걸 프로젝트때문에 휴가내기가 어려워 토요일 아침 9시로 시간을 옮겨달라고 했네요.
인터넷 써치해서 job interview 내용들을 좀 보고 갔구요. 인사하고는 ‘일할수 있는 비자 없지’라고 물어보길래 ‘없다’하니 당연하다는듯 이야기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Technical Question을 해서 당황했습니다.
처음 하는 인터뷰라 되면 그때가서 생각하고 아니면 경험이나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거 그렇게 생각하기엔 빡세네요. ㅎㅎ
1시간반정도 두명과 인터뷰를 했네요.
레주메에 관련한 제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 이외에 일반적인 제 업무의 관련 내용의 concept에 대해서 많이 물어봤습니다.
인터뷰가기전에 일반적으로 묻는 너의 장단점이 뭐냐?? 네가 일하면서 어려웠던 적이 언제냐? 뭐 이런 본인에 대한 질문이 있을줄 알고 준비해갔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Technical 질문이라니…
아는건 아는대로 얘기하고 제가 해온 업무들과 관련없는 내용들은 관련없다고 얘기했습니다. 느낌이 왠지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이 있고 거기에 맞지 않으면 계속 같은 질문을 반복하더군요.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과는 별로일 것 같다.
왜냐하면, 묻는 질문에 단답형으로 짧게 대답하길 요구하는 듯 했습니다. 미괄식이 아닌 두괄식 형식으로…
제 프로젝트에 대해 조금 길게 가니까 중간중간 끊더군요. 이건 뭐 사람을 불러놓고 자기 얘기만해서 사람들이 들을려고 하는건지 아닌건지 ‘욱’해서… 제가 오기로 끝까지 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엔지니어인줄 알았는데 갈수록 지식이 얕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자신들의 답이 나오나 안나오나 기다리는듯한.. 그런 느낌.
끝날때 그러더군요. Thank you for teaching me.
이거 떨어졌구나 생각했습니다. ㅎㅎ
결과는 나중에 미국 돌아가서 알려준다했구요.
오래간만에 영어를 오래써서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니 지치더군요.
미국에서 인터뷰 하시는분들 정말 존경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이렇게 해도 힘들텐데요.
온사이트까지 가면 이거 뭐 사람 하늘나라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혹시 애플의 경우 떨어지면 떨어졌다고 연락이 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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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제 생각을 몇자 적습니다.
인터뷰어의 느낌에서 왠지 외로워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미국에 있을때도 미국사람들이 여유와 외로움이 공존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오늘 또 한번 느끼게 하더군요.
학교에 있을때야 젊으니 재미있겠지만, 돈을 벌어야하는 직장인이라면 학교에서의 재미도 없고 외로울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것 같네요. 점점 나이가 드니 더 그런 생각이…
그리고, 미국에 직장 다니시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경험으로 오래전에 삼성/LG에서 면접을 봤습니다.
미국에서 취업하신 분들 얘기 들어보면 한국 면접 정말정말 허술합니다.
그런데, ‘왜 삼성이 지금 애플과 경쟁을 하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분명 미국에 계신분들의 능력이나 조건을 보면 월등히 높은데요.
제 생각엔 조직력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쓸데없이 단체로 밤을새는듯 해도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하면 뭔가 해결책이 나온다는… 물론 CEO의 역할도 크구요.
전에 제가 있던 팀이 해외에서 오신분들이 많고 대부분 박사였는데 그 조직은 단합이 안되기로 유명했습니다. 칼퇴근에 모이라하면 집에가고… ㅎㅎ 한국 문화와는 맞지가 않죠.
불과 1년전만해도 미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했는데 요즘 들어 한국과 미국에 대한 갈림길에 섰네요. 미국 갈 또다른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이가 점점 드니 약해지네요.
미국출장을 가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급여나 전체 생활의 질은 한국이 더 나은듯 하네요. 한국에서의 급여도 많이 올라서 미국과 별반 차이도 나지 않는것 같구요.
하지만, 역시 애들 교육과 45세 이후의 불안한 위치… 이게 문제네요.
오늘 면접 갔다오면서 2~3년마다 직장을 옮기신다는 분들 정말정말 존경합니다.
이것도 스킬이 있어서 느는건진 모르겠지만,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국에 계신 와이프분들 남편분께 잘하셔야 할듯…
정말 미국에 계신분들 존경합니다.
오늘 인터뷰 갔다와서 많은걸 생각하게 하네요.
갔다와서 주저리주저리 적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