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애플 인터뷰

  • #169560
    채치수 1.***.221.87 7949
    얼마전에 LinkedIn에서 4줄 경력 올리고 애플에서 연락왔던 사람입니다.

    이곳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서 인터뷰 후기 간략하게나마 올려봅니다.

    폰인터뷰 대신 한국에서 hiring manager랑 본것 같습니다. 누군지 말도 안하더군요.

    두서도 없고 이름도 말하지 않고(메일 주고 받던 사람이랑 다름. 메일을 통해 누구랑 인터뷰 할거라는 얘기만 들음) 명함도 주고받지 않고 바로 인터뷰 봤네요. 헐…. 미국은 원래 그런건지..

     

    제가 시간이 안된다고 해서 금요일 4시에 인터뷰 보자는걸 프로젝트때문에 휴가내기가 어려워 토요일 아침 9시로 시간을 옮겨달라고 했네요.

    인터넷 써치해서 job interview 내용들을 좀 보고 갔구요. 인사하고는 ‘일할수 있는 비자 없지’라고 물어보길래 ‘없다’하니 당연하다는듯 이야기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Technical Question을 해서 당황했습니다.

    처음 하는 인터뷰라 되면 그때가서 생각하고 아니면 경험이나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거 그렇게 생각하기엔 빡세네요. ㅎㅎ

    1시간반정도 두명과 인터뷰를 했네요.

    레주메에 관련한 제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 이외에 일반적인 제 업무의 관련 내용의 concept에 대해서 많이 물어봤습니다.

     

    인터뷰가기전에 일반적으로 묻는 너의 장단점이 뭐냐?? 네가 일하면서 어려웠던 적이 언제냐? 뭐 이런 본인에 대한 질문이 있을줄 알고 준비해갔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Technical 질문이라니…

     

    아는건 아는대로 얘기하고 제가 해온 업무들과 관련없는 내용들은 관련없다고 얘기했습니다. 느낌이 왠지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이 있고 거기에 맞지 않으면 계속 같은 질문을 반복하더군요.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과는 별로일 것 같다.

    왜냐하면, 묻는 질문에 단답형으로 짧게 대답하길 요구하는 듯 했습니다. 미괄식이 아닌 두괄식 형식으로…

    제 프로젝트에 대해 조금 길게 가니까 중간중간 끊더군요. 이건 뭐 사람을 불러놓고 자기 얘기만해서 사람들이 들을려고 하는건지 아닌건지 ‘욱’해서… 제가 오기로 끝까지 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엔지니어인줄 알았는데 갈수록 지식이 얕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자신들의 답이 나오나 안나오나 기다리는듯한.. 그런 느낌.

    끝날때 그러더군요. Thank you for teaching me.

    이거 떨어졌구나 생각했습니다. ㅎㅎ

    결과는 나중에 미국 돌아가서 알려준다했구요.

     

    오래간만에 영어를 오래써서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니 지치더군요.

    미국에서 인터뷰 하시는분들 정말 존경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이렇게 해도 힘들텐데요.

    온사이트까지 가면 이거 뭐 사람 하늘나라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혹시 애플의 경우 떨어지면 떨어졌다고 연락이 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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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담으로 제 생각을 몇자 적습니다.

     

    인터뷰어의 느낌에서 왠지 외로워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미국에 있을때도 미국사람들이 여유와 외로움이 공존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오늘 또 한번 느끼게 하더군요.

    학교에 있을때야 젊으니 재미있겠지만, 돈을 벌어야하는 직장인이라면 학교에서의 재미도 없고 외로울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것 같네요. 점점 나이가 드니 더 그런 생각이…

     

    그리고, 미국에 직장 다니시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경험으로 오래전에 삼성/LG에서 면접을 봤습니다.

    미국에서 취업하신 분들 얘기 들어보면 한국 면접 정말정말 허술합니다. 

    그런데, ‘왜 삼성이 지금 애플과 경쟁을 하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분명 미국에 계신분들의 능력이나 조건을 보면 월등히 높은데요.

    제 생각엔 조직력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쓸데없이 단체로 밤을새는듯 해도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하면 뭔가 해결책이 나온다는… 물론 CEO의 역할도 크구요.

    전에 제가 있던 팀이 해외에서 오신분들이 많고 대부분 박사였는데 그 조직은 단합이 안되기로 유명했습니다. 칼퇴근에 모이라하면 집에가고… ㅎㅎ 한국 문화와는 맞지가 않죠. ^^;

     

    불과 1년전만해도 미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했는데 요즘 들어 한국과 미국에 대한 갈림길에 섰네요. 미국 갈 또다른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이가 점점 드니 약해지네요.

    미국출장을 가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급여나 전체 생활의 질은 한국이 더 나은듯 하네요. 한국에서의 급여도 많이 올라서 미국과 별반 차이도 나지 않는것 같구요.

    하지만, 역시 애들 교육과 45세 이후의 불안한 위치… 이게 문제네요.

     

    오늘 면접 갔다오면서 2~3년마다 직장을 옮기신다는 분들 정말정말 존경합니다.

    이것도 스킬이 있어서 느는건진 모르겠지만,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국에 계신 와이프분들 남편분께 잘하셔야 할듯…

    정말 미국에 계신분들 존경합니다.

     

    오늘 인터뷰 갔다와서 많은걸 생각하게 하네요.

    갔다와서 주저리주저리 적었습니다. ^^
    • 단답 76.***.66.61

      애플은 메일도 엄청 짧게 씁니다ㅎㅎ 용건만 간단히..

    • asdf 70.***.129.130

      자부심이 대단하신 분 같네요. 말을 하실때 청중이 누군지 생각하시고 하셔야죠. 본인이야 경력에 대단한 일을 하신 것 같겠지만 개인이 할수 있는 일이 다 거기서 거기인데 오만함은 두고 가세요. 세일즈맨이 물건 못 팔고 와서 고객들이 물건을 못알아준다 하면 되겠습니까. 고객이 알아듣고 흥미 유도하게 해서 설명하고 사가야 성공입니다. 엘리베이터 톡이라고 하는데 ceo 만나서 일분안에 그럴싸하게 설명 못하는 것은 다 님 책임입니다. 갑과 을이 바뀌어서 당황하셨어요? apple사람들이 당황했을 거 같은데요. 거기다 한 시간 만나고 와서 외로움까지..ㅎㅎㅎ

    • mlb 67.***.89.170

      애플 면접 떨어진 듯 해서 삐졌다는 얘기 길게도 돌려 쓰시는군요.

      마지막은 한국 킹왕짱이라는 식의 신포도로 산뜻하게 마무리.

      하지만 글 곳곳에 미국 가고 싶어하는 내용이 베어나오는 건 어쩔겁니까.

      본문 곳곳에서 한국이 미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정신승리하시는 내용이 있는데 그렇게 좋은 한국이면 쭉 한국 계세요.

      솔직히 인터뷰 내용 봐서는 미국와도 취업 안될것 같아요.

      한국에서 떼돈 벌어서 진정 애들 교육 걱정이면 나중에 유학시키면 됩니다.

    • ㅁㅁ 70.***.1.126

      질문에대한 대답을 단답식으로 얘기하길원하는 인터뷰어는 없을겁니다. 논리적으로 애기하길 원할겁니다. 길게 얘기하는걸 중간중간 끈었다는건 님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좀 떨어져서 그랬늘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한국분들을 인터뷰 해봤지만 질문과는 상관없이 아는거 했던일 구구절절 나열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님도 그런케이스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 thanx 173.***.149.98

      자세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님이 올리신 글은 한국에서 애플 인터뷰 하는 다른분들에게 도움이 될겁니다. 이런글들이 이 싸이트에 오게 하는 이유인데 왜 윗분들은 딴지를 거는지 모르겠습니다. 애플 인터뷰를 하신걸 부러워하는것 같기도 하고…
      저는 업종은 다르지만 미국에서 잡 인터뷰를 많이 했고 이제는 채용을 위해서 제가 candidate를 면접도 합니다. 글쓴님같은 인터뷰는 이미 인터뷰 문제와 답이 정해져있고 인터뷰어는 그냥 기계적으로 채점하는것에 가까운 형식입니다. 이런경우 보통 많은 사람을 인터뷰 하고 그중에서 그 문제들 많이 맞추는 몇사람 온싸이트 보내는겁니다.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해도 이런 문제들을 잘 맞추는 사람이 여럿하다보면 꼭 나옵니다.

      그리고 리서치관련해서는 짧게 하길 원하면 짧게 맞춰주는게 좋습니다. 미국회사 인터뷰에서 상당히 딱딱하고 좀 빈정상하게 하는 일도 다반사이고 일부러 그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인터뷰이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서요. 인터뷰를 하시는 이유는 잡을 잡으려는거지 남에게 가르치려는게 아니기때문에 일단 오퍼받는데 집중하시고 그후에 마음에 안들면 오퍼 거절하면 된다고 생각하세요.

      실력이 있으시니 그래도 연락오고 한국에서 인터뷰 하신겁니다. 또 미국 취업 인터뷰는 하면할수록 늡니다. 몇번 더하실 기회가 있으시면 제말에 동감하실겁니다.

    • 채치수 1.***.221.87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음가짐의 문제인듯 합니다. 인터뷰어의 성향이 파악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뜻대로 이야기한건 자만심일수도 있겠지만, 간절함이 없었던게 문제가 더 큰듯 하네요.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다른 분들이 제 글을 보시기에 안좋게 비칠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한국에 계신 분들께도 이런 기회가 있다는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나이가 드니 적응이라는 문제를 무시할 수가 없네요.
      젊음에서의 용기보다 나이가 듦에따라 안정 아니 안주함을 찾게되는듯 합니다.
      면접을 해보니 면접볼때마다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이겨내지 라는 생각이 드네요.
      미국에서 몇번씩 옮기시는 분들 대단해 보입니다.

      이런 생각도 드네요.
      한국회사에서 인도사람/러시아사람들 보면 말 걸어주는 이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하는 일에대한 퍼포먼스 거의 없습니다.
      자신들이 일을 하긴 하지만, 정작 중요한 일은 시키지 않습니다.
      저도 미국에 살면 그렇게 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하네요.
      여기 글에서 항상 말씀하시는 미국에서의 한국사람들 바라보는 눈이, 한국에서 방글라데시아인을 바라보는 그런 느낌…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을 살면서 자신에 맞는 옷을 입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1시간반동안의 경험이 제 앞길에 또다른 이정표가 될 것 같네요.
      좋은 글들 정말 감사합니다.

    • qw 24.***.226.2

      미국이 왜 다인종 국가겠습니까. 좀 낳습니다 한국보다.
      넘어가려다 인도 러시아 사람들 언급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 똑같이 능력있다고 뽑았는데 퍼포먼스가 없고 말도 안걸고 그럴까요. 밥그릇 챙기고 단일민족이라서?

      분명한 것은 조선족이고 중국동포고 인도인이고 간에 한국에 들어와서 같이 일하는 세대가 올거고 잘못하면 한국은 자멸하죠. 국경막고 우리끼리만 잘 할수 있으면 정말 좋지만 이미 그런 때는 지나갔고 이미 정답은 나와있고 파도는 바뀌고 있는데 무섭다고 거기 있으면 자멸과 공멸만이 기다립니다.

    • 118.***.236.50

      애플 가면 한국인 중국인 인도인 많아요. 산호세 자체 분위기도 그렇구요
      한국인들이 러시아. 방글라데시 보는 분위기 아니에요
      거기 살면서 힘든 건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잘 하냐 못하냐의 문제지.. 인종의 문제는 아니란 거에요

      인터뷰. 왠지 애플 직원이 한국 출장 나온 김에 출장 볼일 다 보고
      만나서 보는 걸로 한 거 같은데
      보통은 자기 전공이랑 같은 거 한 사람 만나기 힘들기에 기본적인 걸 물어본다 들었어요
      그 전공한 사람만 아는 아주 세부적인 질문 말고요
      기본적인 거라 생각하는 거 물었는데 상대방이 답을 못 내면
      비슷한 거 다시 몇 개 묻고. 그것도 답을 못 내면 그냥 얘는 아니구나. 한다 들었어요

      이 때. 묻지도 않은 질문을 내가 얼마나 많이 아느냐 말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잘 하는게 중요한데
      님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이야기만 많이 한 거 같아 보이네요
      그 경우 님이 똑똑하고. 설령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이 모두 정답일지라고
      같이 일하는 팀원이 될 경우. 얘랑 일하면 의견 부딪칠 때 피곤하겠다 생각하고
      좋은 피드백 안 주게 돼있어요.

      애플에서 사람 뽑을 때. 걔 어때? 라는 질문에 걔 정말 좋아 꼭 뽑아야만 해
      하면서 목소리 크게 내는 사람이 없고. 모두들 뭐 그럭저럭 괜찮았어. 하는 분위기인데
      한 명이. 난 걔 별로던데. 라고 하면.. 그냥 떨어지는 거에요

    • 지나가다 184.***.53.235

      바로 윗분 말 정답..

    • wm_hireme 116.***.106.216

      죄송하지만 어떤 포지션으로 인터뷰 보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