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맞고 요단강 가는 배 탔다가 이틀만에 다시 돌아오다..

  • #155730
    건설인환생기 209.***.174.146 8753

    정말 저에게는 이런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순진한 한국인의 얼뜨기 충성에 바로 도끼로 발등 찍힌 격으로..

    금주 수요일 HR 임원이 (다행히) 점심 시간 지난 뒤에 조용히 부르더니 Lay off통보하고 금요일까지만 고용이 유지되니 알아서 잘 살아 보라더랍니다.. HR과 짤리는 면담당시 어떤 어떤 위치도 좋고 타지역 낮은 임금도 좋으니 다른 자리 없느냐고 통사정 하니 월요일 에 타지역에 가기로 한 사람이 그만 두어 해당 경력이 있으면 한번 알아봐 주겠다더군요.
    자리 지키고 있으면서 개인 사물 챙기게 하고 전화기랑 컴퓨터, 패스 다 압수하고 다른 직원들한테 안녕 인사도 못건네게 하더랍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그 느낌.. 정말 그 느낌입니다.

    저와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점심 시간 뒤 돌아와서 저를 짜른 VP한테 엄청나게 object를 했답니다. 나를 짜르면 어쩌냐고..
    그래도 그동안 일 잘하고 인간관계는 잘 쌓았나 봅니다.

    집에 돌아와 이력서 정리하려 개인 컴퓨터를 아무리 뒤져도 Resume가 안나와서 보니 최근 레주메는 회사 컴퓨터에 있는거예요.
    정말 아무 생각이 안나더군요. 그냥 멍하니 두세시간 있는데, 아까 HR VP가 전화가 와서는 다른 division manager에게 현 Resume 보냈고 연락 갈테니 면접 잘 해 보라더군요.

    두시간 뒤 전화가 와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하는데, 마지막에 내가 짤린 이유는 추호도 내 잘못이 아니며 내 영어가 본인의 한국말보다 낳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갖으라며, 자기 VP한테 이야기 해 놓을 테니 대기하고 있으라더군요.

    빈자리가 난 일은 제가 잘 하는 업무였으며 그 부분에서 탁월한 경력도 가지고 있음을 제가 짤리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가 (이력서 회사내에 공유되고 있음에도 불구) 짤린 날 오후 다른 디비젼 2인자와 1인자가 서로 전화하고 인터뷰 하고 짤릴 qualification이 아닌데 직접 face to face로 이야기 해 보고 싶다길래 목요일 새벽에 4시간 반 운전해서 타 디비젼 VP랑 면접한 결과 나는 현 디비젼에서 underutilized된 케이스며 당 디비젼에 오면 지속적인 성장과 교육을 보장한다더랍니다. 단 Owner’s Rep 전화 면접에 pass 해야 한다고 하여 아까 면접 했습니다. 만약 이 포지션이 아니라도 타 지역에도 자리들이 많으니 이제 짤린 생각은 잊어버리라더군요. 그리고 HR manager가 연락와서 사직 및 세프란스 패키지 계약서는 찢어버리던지 자기를 다시 주면 파기하겠다더군요.

    새로 갈 잡은 현 급여에서 9%가량 Raise에 현지 집, 차, 기름, per diem 지원 및 필요시 Relocation support도 가능하다고 하는데..잘 된것 갔습니다. 단 거리가 4시간 거리니 만큼 주말 부부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있던 디비젼은 건설 경기 하강으로 수주를 하고도 공사착공을 못하고 있는 특수한 상황이 반년 지속되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제가 옮길 디비젼은 우리 회사의 new cash cow로 50% 매출 및 75%의 순이익을 창출하는 곳으로 Back log만 $1Bil 있답니다.

    제가 짤린 날 저의 오피스에서 여섯명의 다른 직원도 lay off 됬다는데, 저만 총 맞고도 과거 경력과 주님의 인도로 더 낳은 조건으로 살아 오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Fire 총알을 맞고도 살아 낳은 사람이 또 있을까요?

    사실 더 기가 찬것은 알고 지내던 분이 지난주 짤려서 저에게 자리를 알아봐 달라기에 제가 회사 직원들에게 자리 있으면 좀 알아봐 달라고 했었는데.
    다음날 내가 그것을 경험하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내용이 너무 길었죠?

    아직 제 케이스는 on going이니 계속 post 해 드리겠습니만..

    혹시나 저와 같은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지푸라기 끝 자락도 절대 놓지 마시고 마음 단단히 먹고 자신감을 잃지 마십시오.

    한국사람 성실한것 정평나있습니다..

    여러분 홧팅.

    • 까탈김 76.***.253.80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일들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 Dignity 67.***.118.126

      축하드립니다. 정말 기사회생하셨습니다. 사람인생 아무도 모른다고 딱 그 경우시네요. 상황을 보니 잘 될 것 같습니다. 건승하세요.

    • ㄱㄳ 72.***.169.113

      건승 하십시오. 분명 잘될겁니다. 화이링

    • GG 74.***.35.142

      정말 제목 그대로의 이틀이네요. 그래도 정말 다행입니다.
      저도 화이링 외쳐 드릴께요!!

    • 축하… 66.***.113.229

      힘든 과정을 이겨내셨네요. 축하드립니다.

      평소에 실력이 좋으셔서 그렇게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으로 바뀌더라도 원글님은 지금 계신 곳에서 안 잘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cnrgk 71.***.248.220

      글을 읽으면서 제일처럼 기쁘네요. 잘 되시기 바랍니다.

    • josh 68.***.125.170

      님께서 겪으셨을 마음 고생 생각하니 제 마음이 다 아려오는군요
      그래두 좋은 결론이 나셨으니 새로 가시는 곳에서 더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축하드립니다.

    • .. 68.***.82.62

      축하드립니다. 근데 다른 것은 모르겠고 “주님의 인도”랑은 전혀 무관한 것 같네요. 그냥 짤려 나간 사람은 “주님의 인도”가 없었다는 얘긴가요. “주님의 인도”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은총이 있길 바랍니다. 헐..

    • se 75.***.9.159

      건승 하시길 바랍니다.

    • 지나다 222.***.26.14

      정말 축하드립니다. 님이 평소에 노력과 열정이 결실을 맺는게 아닐까요. 이런건 정말 신의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님의 인도라는게 정말 본인의 능력밖의 일을 누군가 정말 보이지 않는 손으로 도와준다라는 것이지 별게 있겠습니까..
      그게 부처님의 은덕이 될수도 있고 조상님의 은덕이랄 수도 있구요.

    • 원글 67.***.58.46

      한편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짤렸다고 했을 때 멍하게 있다가 짐 싸고 나왔으면 그냥 짤렸겠죠.
      안통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짤리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매달렸습니다.
      어떤 자리도 좋고 hourly도 좋고 타지역도 좋고 하니 혹시 다른 지역에 opening 없는지 알려달라고 진심으로 부탁했습니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면 냉정한 미국에서도 조금씩 마음이 동하나봅니다.
      참고로 구정때 와이프가 약식 만들어서 직원식당에 놓아두고 맛보라고 했습니다.
      한국사람의 정을 조금씩은 맛 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촛점이 조금 빗나갔지만, 처형장에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과 의지를 진심으로 보여준다면 혹 저와 같은 험한 경험을 하시는 분도 전화위복의 축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저 잘나서 잘됐다는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그러면 잘난사람은 모두 잘 돼게요.
      눈물 흘리면서 와이프랑 애들한테 짤린것, 다음달부터 의료보험도 없어진다는것, 좀있으면 몰기지 못내서 나앉게 될거란 것 등등 어떻게 이야기할 지 고민하던 하루 이틀을 생각하면 우리 주님께 한없는 감사 기도가 저절로 나올 따름입니다. 누구나 믿고 의지할 무엇이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주님께 의지한 만큼 은총이 반드시 돌아옵니다.
      제 인생 자체가 주님 은총의 증거입니다.
      최종 결과가 나오면 제 삶을 들어 그를 입증해 드리죠.

      어려운 시기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자신의 능력과 주님의 권능을 믿고 엮경을 뚫고 나갑시다.

      의지의 한국인인 여러분들 모두 홧팅.

    • 흠… 76.***.103.175

      주님의 은총으로 집값 폭락하는대 모기지로 집 구입하셨군요…

      제발 주님 이런 소리는 교회가서 합시다.
      교회 안다니는 사람들한테 이런 이야기는 공해 비슷하게 비추어진다는 사실을 좀 아셨으면 합니다.

      입증 제발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꾸 공해만들지 마시길…

      직장 안 짤리게 되신건 축하 드립니다.

    • 원글 209.***.174.146

      다음 주 화요일부터 새로운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확정되어 알려드립니다.
      관심 가져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국인 홧팅

    • 축하 12.***.81.98

      축하해요……

    • 정말 71.***.98.199

      주님 어쩌구는 안하셔도 됩니다. 일부러 읽는 사람 골탕 먹이고 싶으신거 아니면 쓰지 말아주세요

    • 축복 70.***.121.142

      감사한 일입니다. 세상에 몇일간 너무 힘드셨겠지만 결과가 좋으니 이젠 푹-쉬시고 새로운 일 맞이 하세요. 모든 일에 감사하는 자세로 사시니 복이 함께 하는 가 봅니다.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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