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_국가보다 위대한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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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자 137.***.255.33 1109

    부모님 두분다 돌아가신지가 벌써 수년전일이다. 그 이전부터 미국에 이민나와서 살아왔던만큼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말고는 그다지 불편함을 모르고 살아왔는데, 어제 갑자기 부모님이 살아계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져옴을 느끼게 되었다. 그 이유는 좀 유치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연방정부로 이직을 한지 2년만에 승진을 하게되서이다. 연봉도 여섯자리 숫자를 넘기게 되었다. 베이지역 월급으로 환산을 해보았더니, 20만불을 넘기는 연봉이다. 그리고, 내직위이름에 비로서 매니저를 붙이게 되었다.

    그런데, 부모님 말고 딱히 이 승진의 기쁨을 나눌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와이프는 연봉상승말고는 아무런 의미를 느낄 수가 없다고 한다. 언제 레이오프 당할지 모르는 사기업의 식스 디지트 연봉과는 차원이 다른 연봉이라고 설명해주어도, 어차피 예전 사기업 다닐적에 이미 받아봤던 연봉인데 뭐그리 기분좋아하냐고 말할 뿐이다.

    어제 직장에서 디렉터와 칩엔지니어로 부터 최종 승진 통보를 받고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난 2년간의 직장업무관련 온갖 잡다한 일들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다. 동시에, 기분이 좋아짐을 느꼈지만, 도데체 이 기쁨을 누구와 나눌 수 가 있는가에 대한 회의감으로 업되었던 기분은 갑자기 우울해져 버렸다. 이제는 그 어떤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공유하고 함꼐 기뻐할 사람이 없겠구나 하는 우울한 기분때문이었다. 삶에 있어서 동기부여를 더이상 해볼 만한 이유가 사라진 느낌이랄까?

    그러다가, 아래 링크한 칼럼을 읽으면서, 그 칼럼 속 한구절이 유독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무엇이 될 수 있는가’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좇는 태도가 만들어낸 삶의 차이였다.”

    그리고 칼럼작가는 일본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고다이라를 국가보다 위대한 개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에 이민와서 살아가는 우리는 국가나 조국이라는 집단적 개념보다는, 개인적 삶에 더욱더 충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따라서, 국가보다 위대한 개인으로서 삶을 증명해낸 일본의 고다이라 선수의 삶에 대한 태도는 기껏 승진이나 연봉상승에 일희일비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앞으로는 좀더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가야만 비로소 고다이라같은 이들이 느껴볼 수 있는 진정한 삶의 기쁨 (연봉이나 승진에서는 결코 느껴볼수 없는)을 향유하며 살아갈 수 있을것 만 같다.

    다시한번 반복하지만,
    삶의 기쁨은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서 오는게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음에 있다는 것을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33080.html?_fr=mt0

    • ㅇㅇ 75.***.250.213

      좋은글 공유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승진은 정말 축하드려요.

    • Ss 24.***.27.247

      쓰신 글도 좋고 사설도 잘 봤습니다. 둘 다 다시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글들이네요. 고맙습니다

    • vb 24.***.237.54

      저도 이번 이상화 고다이라 보면서 뭔가 가슴 찡한 것을 느꼈습니다. 링크하신 글은 읽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승진 축하드리고 공무원 식스 디짓 엄청 더 축하드립니다.

    • Haha 73.***.59.159

      부모님이 살아계셨다면 자식이 왜 좋아하는지 잘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자식이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때문에 그냥 기뻐하셨을 겁니다. 작은 일에 감사하는 행복한 사람이 되는게 가장 큰 효도입니다. 그렇게 소박하게 살다보면 어느새 고다이라가 되어 있을 수도 있고 있겠죠. 좋은 매니저가 되시고 계속 성장하길 바랍니다.

    • Hhh 50.***.17.60

      축하합니다. 덕분에 저도 고국에 계신 어머님이 생각납니다.

    • 어렵다~ 64.***.136.166

      축하드립니다…. 요즘 이곳에 영양가없는 글들이 많아서 스르륵 훓고 넘기기 일수였는데..
      간만에,….. 천천히 읽으면서, 글 쓴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려고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궁금 198.***.103.149

      승진축하드려요

    • A4 32.***.144.237

      축하합니다. 계속 정진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