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리카, 천국아니면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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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의 탄생]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
    오광수 기획위원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는 한국인들에게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만큼이나 유명한 노래다. 이글스는 잘 몰라도 이 노래는 알고 있을 정도다.

    ‘캘리포니아 호텔에 잘 오셨어요/ 너무나 아름다운 곳/ 호텔 캘리포니아엔 방이 많아요/ 일년 내내 아무 때나/ 방이 있어요(Welcome to the Hotel California/ Such a lovely place/ Plenty of room at the Hotel California/ Any time of year/ You can find it here)’

    2011년 내한공연 때 객석을 채운 1만여명 관객들은 마치 광신도들 같았다. 1976년 동명의 앨범으로 발표된 이 노래는 트윈기타가 내는 사운드와 관능적인 레게리듬이 귀를 사로잡는다. 노래를 듣다보면 온몸을 휘감는 열기에 빠져든다.

    인기만큼이나 이 노래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호텔의 ‘H’는 헤로인을, ‘C’는 코카인을 의미한다면서 중독되면 헤어나올 수 없는 약물에 대한 위험성을 얘기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노랫말에 언급되는 티파니 보석, 메르세데스 벤츠 등 자본주의의 상징물을 통해 황금과 권력의 유혹에 빠진 여인에게 보내는 경고라는 해석도 있다. 노랫말을 쓴 멤버 돈 헨리는 “아메리칸드림의 어두운 그림자에 대한 성찰이자 양적 팽창에 빠져 있는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고 얘기한 바 있다.

    노래가 유명해지자 ‘호텔 캘리포니아’ 위치를 두고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원래 앨범 재킷에는 LA 선셋대로에 위치한 핑크 팰러스 호텔의 사진이 들어가 있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자주 출입하는 유명 호텔이다. 멕시코의 해변 휴양지 토도스 산토스에 있는 동명의 호텔 주인은 이글스가 유명해지기 전 자신의 호텔에 묵으면서 쓴 노래라고 주장했지만 멤버들이 거짓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정신병원을 의미한다는 주장부터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악명 높은 캘리포니아 감옥을 상징한다는 얘기까지 말도 탈도 많다.

    여하튼 ‘여긴 천국이 아니면 지옥일 거야(This could be Heaven or this could be Hell)’라는 노랫말처럼 그곳이 천국이든 어디든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